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 산 마리노의 '백신여권'을 EU가 인정한 까닭?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 산 마리노의 '백신여권'을 EU가 인정한 까닭?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8.04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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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비회원국 산마리노, 지난 2월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 집단면역 달성
효용과 안전성 확인 보고서도 - EU의 '백신여권' 인증 시스템 승인에 불과

유럽 이탈리아 반도의 작은 산악국가 '산 마리노'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가 자국의 '스푸트니크V'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자랑할 때 자주 등장한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아닌 산 마리노는 지난 2월 화이자 등 EU 승인 백신을 확보하지 못해 '스푸트니크V'로 접종에 들어갔는데, 의외로 확진자 '제로'라는 성과를 일궜기 때문이다. 러시아 언론들은 지난 5월 RDIF의 발표를 인용, '스푸트니크V가 산마리노를 구했다'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산 마리노의 '백신 여권'(접종 증명서)를 EU가 인정하기로 했다. 러시아와 RDIF가 흥분할 만하다. 스푸트니크V는 아직 유럽의약품청(EMA)과 세계보건기구(WHO)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얻지 못한 상태가 아닌가?

EU,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 산마리노 접종 증명서 인정/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RDIF는 3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EU(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산 마리노의 디지털 백신 접종 증명서를 인정했다"며 "산 마리노 '백신여권'은 앞으로 EU 회원국 전체와 솅겐 조약 가입국들에서도 통용된다"고 전했다.

EU 집행위원회의 디디에 렝데르 법무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2일 발표한 성명에서 "회원국이 아닌 산마리노와 바티칸이 발급한 백신 접종 증명서를 EU의 접종 증명서와 동등하게 인정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EU에 속하지 않는 국가들이 발행한 증명서를 인정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그동안 백신 접종 확인은 EMA 승인 백신에 대해서만 인정할 것이라는 태도를 고수해 왔다. EMA 인증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존슨, 화이자, 모더나 등 4가지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효능과 안전성, 품질 등에 대해 검증중이다. 

산마리노의 레스토랑 풍경/러시아 '스푸트니크V' 동영상 캡처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유튜브 캡처

EU 집행위원회가 산 마리노의 '백신 여권'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EU가 러시아 백신을 사실상 승인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곧바로 제기됐다. 그러나 산 마리노 측은 EU의 이번 승인이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접종 증명서'의 EU 디지털 인증 시스템 연결에 관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렝데르 집행위원이 “점점 더 많은 국가가 EU의 디지털 백신 접종 인증 시스템에 연결되고 있어 기쁘다”고 한 이유다. 

산악 휴양지인 산마리노는 올해 초 전체 인구 3만4천여명 중 누적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서는 등 팬데믹(대유행) 공포에 빠졌으나, 2월부터 서둘러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에 들어갔다고 한다. 

산마리노가 스푸트니크V 백신으로 코로나를 극복했다는 RDIF 발표에 관한 지난 5월 기사 묶음 /얀덱스 캡처

RDIF는 지난 5월 "16세 이상 산 마리노 주민의 74%가 백신 접종을 끝냈다"며 "그 중 90%가 '스푸트니크 V' 백신을 맞았다"고 발표했다. 나아가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 후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없으며 사람들은 점차 코로나 이전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며 "산 마리노는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인 백신 캠페인을 진행한 국가"라고 치켜올렸다.

산마리노 측도 3월 4일~4월 8일 '스푸트니크V' 백신을 맞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연구에서 높은 수준의 예방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보고서를 지난달 EClinicalMedicine 저널(의학저널 '랜싯' 자매지)에 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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