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자율주행 차량 개발 안덱스, 올 가을에 모스크바서 무인택시 운행 테스트
현대차와 자율주행 차량 개발 안덱스, 올 가을에 모스크바서 무인택시 운행 테스트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9.14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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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시외곽의 지하철역 중심으로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 실시
얀덱스 자율주행차 부문 독립, 현대모비스와 협력관계 더 깊어질듯

러시아의 구글로 불리는 얀덱스(yandex.ru)의 자율주행 자회사(얀덱스SDG, Yandex Self-Driving Group)이 이르면 내달 모스크바에서 무인택시(로보택시) 시범 운행을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모스크바시 교통관제센터(ЦОДД)등과 함께 '무인택시 운행을 위한 실무 그룹'을 이미 조직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스크바 도로교통 담당 막심 릭수토프 부시장은 "올 가을에 모스크바 외곽 야세네보 지역에 있는 3개의 지하철 역 '야세네보'와 '노보야세네프스카야', '빗체프스키 파르크'를 잇는 '노보야세노프스키 대로' (Новоясеневский проспект)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택시의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는 확산될 것":모스크바 무인택시 운영 전망에 대한 전문가 평가/얀덱스 캡처

릭수토프 부시장은 "이미 전 세계에 약 3,000여 대의 무인 차량이 있으며, 모스크바는 유럽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는 첫 도시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실무 그룹을 만들어 디지털 혁신 분야의 법률적 제도를 개선하는 등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무인택시 서비스는 그러나 승객의 안전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운전기사를 두고, 제한된 승객에게만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시는 앞으로 서비스 지역을 계속 넓혀나갈 계획이다. 

현지의 자율주행 전문가들은 "이번 시범 운행에서 기술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모스크바 도시 교통 시스템이 향후 5년 이내에 무인 운영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모스크바 혁신 도시 스콜코보에서 주행시험 중인 얀덱스 자율주행차량과 로봇/사진출처:얀덱스SDG 사이트

모스크바 혁신도시 '스콜코보'의 키릴 쟈나이다로프 교통및 운송 담당 부서장은 "무인택시는 실제 생활환경에서 운전 경험이 필요하다"며 "무인택시가 교통 체증을 탐지하고, 갑작스런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학습 능력을 이번 시험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검색 시장의 60%을 차지하는 얀덱스가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본격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 2년의 자율주행 SW개발 과정을 거쳐 2019년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부품업체 '현대모비스'와 손잡고 본격 주행 실험에 들어갔다. 작년 6월까지 현대 쏘나타 등을 기반으로 제작된 자율주행 차량이 100여대에 이르렀고, 지금까지 누적 주행거리는 1,280만km를 넘어섰다. 얀덱스는 지난해 9월 자율주행 부문을 아예 독립시켜 '얀덱스SDG'를 출범시켰다.

도로 주행에 나선 얀덱스 자율주행 차량/사진출처:얀덱스SDG
현대차를 기반으로 개발된 얀덱스 자율주행차량/사진출처:현대 모비스 

미국의 투자회사 모건스탠리는 최근 자율주행차량에 관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자율주행 전문 개발사 웨이모와 GM의 크루즈, 포드와 폭스바겐이 출자한 아르고 AI, 중국 바이두 등 4개 회사를 자율주행차 시장의 리더로 꼽았다. 얀데스SDG는 4개사를 위협하는 '다크 호스'로 평가했다.

이 보고스는 얀덱스의 경쟁력을 △저예산으로 일궈낸 눈부신 성과 △ 디지털 맵과 감지 센서 등 비즈니스 시너지 △ 혹독한 지형에서 이뤄진 시범 주행 △ 감지 센서의 독자 기술 확보 △ 현대차 그룹과의 제휴 △ 자체 개발한 자율배달 로봇 등을 꼽았다. 

모건스탠리는 얀덱스가 자율주행 분야에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R&D 투자를 늘리고, 자율 주행 차량 대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모비스와의 협력 관계가 더욱 깊고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그러나 무인택시의 상용화는 쉬운 것은 절대 아니다. 완성차 업체가 신차를 내놓는 데에도 3~4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무인택시의 개발은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무인택시의 '뇌'에 해당하는 '심층신경망(DNNㆍDeep Neural Network)’ 기반의 통합 소프트웨어 확보가 예상보다 어려울 수 있다. 

이런 통합 소프트웨어는 또 ‘개방형 구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주행 중인 무인택시가 수집한 새로운 데이터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실시간 업데이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폐쇄형 구조’의 소프트웨어는 출시 이후에 나오는 신규 기술을 탑재할 수가 없다. 

설사 시간이 걸리더라도, 얀덱스와 자율주행차 협력 체제를 구축한 현대차는 회사의 미래 성장 전략과 자율주행차 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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