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스포츠의 꽃'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시즌 개막 - 첫 금메달은 러시아 트루소바
'동계 스포츠의 꽃'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시즌 개막 - 첫 금메달은 러시아 트루소바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10.28 1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기량 비교 가능 - 러시아 독주체제는 견고
평창올림픽 금 은메달 자기토바, 메드베데바는 대표서 탈락 - '러시아 3인방' 시대

동계스포츠 시즌이다. 김연아 선수 덕분에 국내에서도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피겨스케이팅은 2021-2022 ISU(국제빙상연맹) 피겨 그랑프리 대회가 지난 2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렸다. 올 시즌 피겨 그랑프리 대회는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러시아에서 6차례 열리고, 결선과 같은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은 12월 9~12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다. 

이번 그랑프리 대회가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가 끝난 지 두달 뒤 베이징에서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2월 4~20일)이 예정돼 있다. 러시아 등 동계스포츠 강국들은 이미 베이징올림픽 출전 대표선수들을 확정했거나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다. 

그랑프리 1차 대회 여자 싱글 순위표
알렉산드라 트루소바, 미국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서 우승/얀덱스 캡처

ISU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종목은 김연아 선수가 떠난 뒤 러시아가 독주하는 모양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도 러시아의 알렉산드라 트루소바가 총점 232.37점으로 우승했다. '러시아 여성 피겨 3인방'으로 불리는 트루소바의 '트레이드 마크'는 '쿼드러블(4회전) 점프'. 이번 대회에서 그녀는 발목 부상으로 프리스케이팅에서 딱 한번 4회전 점프를 뛰었지만, 트리플 토루프, 트리플 러츠, 트리플 살코 등에서 깔끔한 점프를 선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리하게 점프를 시도하다 실수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은메달도 217.31점을 얻은 러시아의 다리아 우사체바가 챙겼다. 3번째 주자인 크세니아 시니치바는 5위로 처졌다.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는 유영(17·수리고)이 총점 216.97점으로 감격의 동메달을 따내 국내 언론들의 주목도 크게 받았다. 이번 동메달은 유영의 두 번째 시니어 그랑프리 메달이다. 그녀는 2019~2020시즌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현지 언론은 트루소바가 단 한번의 '쿼드러플' 점프 시도만으로도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한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발목 부상이 있는 상태에서 자칫 무리하다가 부상이 깊어질 경우,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트루소바/사진출처:vK

트루소바는 '러시아 피겨 3인방'에 속하는 안나 셰르바코바와 알료나 코스토르나야와 함께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 대표로 선발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우사체바와 시니치바도 북경올림픽에서 아름다운 연기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 은메달을 차지한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는 최근 발표된 대표팀 명단에서 탈락했다.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 2022년 동계올림픽 러시아 대표선수 탈락/얀덱스 캡처
평창올림픽 여자 싱글 메달리스트들. 맨왼쪽이 메드베데바, 가운데가 자기코바/사진출처:위키피디아

현지 전문가들은 올해 처음으로 시니어 대회에 출전한 우사체바가 그랑프리 대회에서 실수로 점수가 깎였지만, 우승에 버금가는 실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또 시니치바는 비록 5위에 머물렀지만, 실수없이 깨끗하게 자기 연기를 끝냈다는 점에서 동계올림픽 전망을 밝게 했다고 밝혔다. 

우승한 트루소바는 디즈니 영화 '크루엘라'(Cruella)의 ost에 맞춰 프리 스케이팅 연기를 시작했다. 쿼드러플 점프 1회 외에 트리플 토루프-더블 악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플립-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등 시도한 점프들을 깔끔하게 해냈다. 

캐나다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2차 대회에는 역시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는 코스토르나야와 카밀라 발리예바, 엘리자베타 툭타미쉐바가 나선다. 특히 발리예바는 러시아에서 '피겨 3인방'의 뒤를 이을 만한 '샛별'이다. 지난해 12월 초 러시아 컵 피겨스케이팅 5차 대회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운 '깜짝 스타'다.

당초 세 선수의 캐나다 비자 발급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비자를 발급받아 캐나다로 떠났다. 신종 코로나(COVID 19) 방역 규정상 캐나다 그랑프리 대회에 참여하는 선수는 모두 3일간의 격리를 거쳐야 한다. 

'여성 3인방' 중 나머지 한명인 셰르바코바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3차 대회에 나선다. 그랑프리 1~3차 대회에서 '3인방'의 기량이 하나씩 확인될 전망이다.

'3인방' 중 가장 안정적인 한 해를 보낸 셰르바코바는 2021년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나, ISU 그랑프리 대회를 앞두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트로피 챌린저 대회'에서 베이징 올림픽 대표선수도 아닌 마야 흐로미흐에게 금메달을 넘겨줬다. 셰르바코바는 2020년 1월 유럽선수권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후, 처음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을 놓쳤다.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러시아 선수들은 도쿄올림픽에서와 마찬가지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징계 결정에 따라 국기와 국가 없이 대회를 치른다. 금메달을 딸 경우, 시상식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 울려퍼진다. 34분짜리 피아노협주곡 1번을 1분 30초로 줄여 편곡한 곡이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도 이 피아노협주곡을 여러차례 들을 수 있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