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박 백신, 해외 위탁생산 가능성 논의 중" - 러 추마코프 센터 소장 첫 인정
"코비박 백신, 해외 위탁생산 가능성 논의 중" - 러 추마코프 센터 소장 첫 인정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12.17 0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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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물량 부족 코비박 백신, 생산 시설 확충으로 이웃 벨라루스에 30만 도즈 공급
이슈무하메토프 소장 "바이오리액터 추가 설치및 시설현대화, 해외생산 가능성도"

러시아의 3번째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코비박'이 이웃 국가인 벨라루스에 처음 공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벨로루시 보건부는 16일 "러시아 '코비박' 백신의 수입및 사용을 승인했다"며 "코비박 백신 30여만 도즈(1회 접종분)가 이미 전국에 배포됐다"고 발표했다. 보건부는 "코비박 백신은 지난 6일 벨라루스에 도착해 1주일 뒤부터 전 지역으로 발송됐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보건부, 코비박 백신 수입 허가증 발급/얀덱스 캡처

일각에서는 '코비박'의 벨라루스 공급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코비박'은 러시아에서 개발된 백신들 중에서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가장 높아 늘 공급 물량의 부족에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 이 소식이 전해진 날에도 모스크바에서는 '코비박' 접종 예약이 물량 부족으로 중단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코비박'을 개발한 러시아 '추마코프 센터'의 아이다르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은 이날 러시아 타스통신에 "생산 시설의 확충으로 러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 제공할 수 있는 물량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0리터 규모의 바이오리액터(세포배양기)를 새로 설치하는 등 생산 시설의 현대화를 통해 이전에 발표한 생산량을 두배로 늘릴 수 있었다"며 "코비박 생산을 몇개 국가로 확대(해외 위탁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이슈무하메토프 소장):코비박 생산 확대로 러시아외(국가)에도 백신 수요 대처/타스통신 웹페이지 캡처

그의 발언 중에서 주목을 끄는 대목은 해외 위탁생산 부분.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이 직접 해외에서 위탁생산의 (논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5월 26일 타스통신과 회견에서 "추마코프 센터가 터키 (제약)회사인 Turk Ilac & Serum Sanayi와 '코비박 백신'의 생산에 대해 양해 각서에 서명하고 논의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며 "우리는 코비박 생산을 위해 외국 기업과 어떤 파트너쉽 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위탁생산설을 부인한 바 있다. 

'추마코프 센터'측은 이에 앞서 자체 홈페이지에 올린 '허위 정보 주의 경고문'에서 "방문객 여러분, '추마코프 센터'는 '코비박' 백신의 개발 및 생산에 관해 신뢰할 수 있는 인터넷 상의 정보는 오로지 공식 홈페이지(http://www.chumakovs.ru)에만 있다고 선언한다"며 "다른 인터넷 사이트 소스로 배포된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추마코프 센터'가 홈피에 올린 '가짜 정보 주의보'/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추마코프 센터'는 자체 생산시설 외에 러시아 현지 제약사 '나놀렉'과 위탁 생산계약을 통해 '코비박' 백신의 물량 부족을 메꿀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이 센터는 지난 6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2021)에서 '백신개발및 생산'에 관한 섹션에서 "코비박 백신의 생산량은 연 1천만회 정도이나, 앞으로 4~6배 늘어날 것"이라며 "나놀렉과 위탁생산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 섹션에 참석한 '나놀렉'의 블라디미르 흐리스텐코 대표도 "'추마코프 센터' 기술진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우리는 백신 생산 준비를 매우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생산 시설에 대한 (밸리데이션. 제조 공정 검사) 승인이 끝나는 늦여름부터 '코비박' 백신을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코비박의 구체적인 생산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은 없다.

추마코프 센터가 생산한 '코비박' 백신
'추마코프 센터'의 코비박 생산 모습/현지 매체 '스푸트니크' 동영상 캡처

'코비박'은 미국의 화이자나 모더나, 유럽의 아스트라제네카, 스푸트니크V와는 면역력 형성 방식(기전)이 다른, 가장 전통적인 방식의 불활(성)화 백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인(불활성화) 뒤, 인체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그래서 다양한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면역 효과도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코비박'은 현지인들에게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및 기타 대도시에서 예방 접종 등록이 여러 번 중단됐다. 지난 7월 모스크바에서는 코비박 백신이 배송된 후 하루 만에 물량이 동나기도 했다. 당시 이 백신을 맞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러시아 시민들의 모습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현지인들에게 신뢰를 높인 '코비박'의 효능에 대해 콘스탄틴 체르노프(Константин Чернов) 개발담당 국장(부소장)은 "코비박 백신은 접종후 형성되는 항체가 비교적 적긴 하지만, 실제로 인체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와 만나면 항체가 급격히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비박'도 러시아의 첫번째 백신 '스푸트니크V'와 마찬가지로 아직 세계보건기구(WHO)의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추마코프 센터'는 지난 4월 말 WHO에 '코비박' 백신의 사전심사(적격성평가, PQ)를 신청했으나 WHO의 승인은 내년 중반에야 나올 것이라고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이 지난 14일 예상했다. '코비박'이 해외에 제대로 공급되려면 아직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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