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된 러시아의 기준 금리 인상, 그래도 1%포인트는 너무 가파르다
예상된 러시아의 기준 금리 인상, 그래도 1%포인트는 너무 가파르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12.20 0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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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물가상승에 대처하는 법은 역시 금리인상 외에 없다?
푸틴 대통령, 이례적으로 가계 경제가 직면한 인플레 문제 우려

러시아가 17일 기준금리를 7.5%에서 8.5%로 1%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3월 이후 7번째 인상 조치다. 금리 수준은 2017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COVID 19) 대책으로 풀린 돈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1%P 인상은 너무 가파르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1%P 인상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한 대로다. 소비자 물자상승(인플레율)이 최근 몇달 동안 고공행진을 해왔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이 최근 이례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4년부터 8년간 경제위기와 경기부진 등으로 고통받은 러시아 가계(경제)가 또 인플레이션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중앙은행, 기준금리를 연 8.5%로 올려/얀덱스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금리조정을 위한 이사회 개최 후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지난 10월에 예상한 것보다 더 심각해지는 등 물가상승 압박이 상당하다"며 "인플레 흐름을 제어하고, 궁극적으로 물가상승률 연 4%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금리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러시아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1월 인플레율은 지난 2016년 이후 최고인 8.4%를 기록했다. 9월 말 기준 7.4%였던 인플레율은 10월 7.8%로 오르더니, 지난달에는 8.4%까지 치솟았다. 이달 들어 약간 둔화하긴 했지만, 13일 기준으로 여전히 8.1%에 이른다. 게다가 11월의 서비스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2%나 올랐고, 식료품 가격은 10.8% 급등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속적인 금리인상을 통해 2022년 말까지 인플레율을 연 4~4.5%로 떨어뜨릴 작정이다. 새해 들어서도 금리인상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번 회의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나비울리나 총재가 17일 기자회견장에 달고 나온 '호두까기 인형' 브로치(위)와 지난 10월의 '활과 화살' 브로치/사진출처:러시아 중앙은행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호두까기 인형' 형태의 브로치를 달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이사회를 앞두고 금리의 대폭 인상을 예고했던 나비울리나 총재는 향후 '금리 운영 기조'를 알려주는 브로치 대신 '호투까기 인형' 브로치로 새해인사를 대신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해석했다.

'호두까기 인형' 발레는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도 연말 최고 인기 공연물이다. 올해에는 모스크바 시민들이 '호두까기 인형' 발레 표를 구하기 위해 볼쇼이 극장앞에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지난 10월 금리인상 기자회견장에는 '활과 화살' 모양의 브로치를 착용하고 나와 '인플레 심리를 정조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그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 인플레 심리를 고려할 때, 물가 상승 흐름이 당초 목표보다 더 심각하고 장기적으로 이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혀 인플레 심리를 꺾는데 사실상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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