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승인을 받지 못한 러시아 '코비박' 백신, 해외 구매 요청이 벌써 150여건?
WHO 승인을 받지 못한 러시아 '코비박' 백신, 해외 구매 요청이 벌써 150여건?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12.19 0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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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박 개발 '추마코프 센터', 현지 제약사 '나놀렉'과 위탁생산 개시 행사서 공개
니카라과 특사 "추마코프 센터와 협약 통해 내년 초 코비박 위탁생산" - 국내에선?

러시아의 세번째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코비박'을 개발한 '추마코프 센터'로 여러 국가에서 150여건의 백신 구매 요청이 들어온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타스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이다르 이슈무하메토프 추마코프 센터 소장은 이날 키로프에 있는 현지 제약사 '나놀렉' 공장에서 '코비박' 위탁생산을 시작하는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여러 나라에서 약 150건의 코비박 주문을 받았다"며 "국내 생산 규모와 수요 등 제반 여건을 감안해 해외 공급 가능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국가에서 150여건의 '코비박' 구매 주문이 '추마코프 센터'로 들어와/타스통신 웹페이지 캡처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코로나가) 계절적인 전염병으로 특성이 바뀌더라도 매년 예방접종이 필요하고, 많은 백신 생산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우리는 '나놀렉'의 위탁생산(규모)과 러시아의 백신 재접종 진행 상황 등을 두루 감안해 해외로 수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마코프 센터'는 지난 4월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비박' 백신에 대한 사전심사를 신청했다. WHO의 '코비박' 긴급 사용 승인에 대해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은 내년 중반쯤으로 내다본 바 있다. 

WHO 본부/사진출처:위키피디아
추마코프 센터:'오미크론' 변이에 코비박 백신을 맞춰야 할 필요성은 아직 확인안돼/얀덱스 캡처

그는 이날 '코비박' 백신을 '오미크론' 변이에 맞추는 것은 "새로운 변이종에 대한 자료가 러시아에는 거의 없다"며 "시기적으로 아직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서는 오늘까지도 '오미크론'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나 자료가 없고, 불활성화 백신(코비박)을 굳이 변이종에 맞춰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코비박'의 개량에 나설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코비박' 백신은 미국의 화이자나 모더나, 유럽의 아스트라제네카,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와는 면역력 형성 방식(기전)이 다른, 가장 전통적인 방식의 불활(성)화 백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자체를 죽인(불활성화) 뒤, 인체에 주입해 면역 반응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바이러스 자체를 면역 형성 도구로 사용하는 만큼, 그 바이러스의 변이에도 효과가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추마코프 센터측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이 알려지자, '오미크론'에 대한 '코비박'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의 이날 발언은 '코비박'은 코로나의 모든 변이종에 효과적이며, '오미크론' 변이 균주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코비박'은 이미 러시아에서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및 기타 대도시에서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접종 예약 등록이 여러 번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 7월 모스크바에서는 '코비박' 백신이 배송된 지 하루 만에 물량이 동나기도 했다. 

추마코프 센터의 '코비박' 생산 모습/현지 매체 스푸트니크 동영상 캡처 
코비박 위탁생산을 시작한 러시아 제약사 '나놀렉'/홈피 캡처

부족한 '코비박' 물량 확보를 위해 추마코프 센터는 1000리터 규모의 바이오리액터(세포배양기)를 새로 설치하는 등 생산 시설의 현대화를 통해 생산량을 두배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나놀렉' 제약회사의 키로프 공장에서 위탁생산을 본격 시작했다. 생산 물량이 앞으로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은 전날 해외에서 코비박을 위탁생산하기 위해 몇개 국가와 논의에 나설 가능성도 밝혔다. 

이와관련,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지난 7일 중미 니카라과 대통령의 대러시아 경제협력 특사인 라우레아노 오르테가(Laureano Ortega)의 발언을 인용, 니카라과의 '메치니코프 생명공학 연구소'가 내년 초부터 '코비박' 백신을 생산하기로 '추마코프 센터'와 합의했다고 전했다. 오르테카 특사는 "지금 실험실 시험및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며 "첫 번째 상업적 물량 출시는 내년 1사분기 중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특수 목적법인(SPC)인 엠피코퍼레이션(MPC, 원래 '모스크바 파트너스 코퍼레이션'의 약자로 엠피코퍼레이션, 엠피코 등 다양하게 불린다)이 지난 6월 이슈무하메토프 소장 등 '추마코프 센터'의 핵심 연구원들을 초청해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위탁 생산'을 추진해 왔다. 이후 한·러 합작법인인 파마바이오테크글로벌(PBTG)이 세워졌고, 이제는 PBTG가 MPC의 기존 역할을 대신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PBTG가 '추마코프 센터'측과 직접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는지 여부는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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