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는 피겨 신기록 행진 - 발리예바, 러시아 선수권 대회서 또 최고 점수 경신
믿기지 않는 피겨 신기록 행진 - 발리예바, 러시아 선수권 대회서 또 최고 점수 경신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12.26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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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쇼트프로그램 90점대 돌파, 프리스케이팅서 193점으로 합계 283.48점 기록

"이제는 유럽선수권 대회 금메달이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부문의 '신기록 제조기' 카밀라 발리예바(15)가 25일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설정한 다음 목표다. 그녀는 이번 대회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90점대에 처음으로 올라서더니,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93점을 얻어 합계 283.48로 우승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점수 모두 자신의 최고 기록, 즉 공인이든 비공인이든 세계 최고 점수라는 뜻이다. 세계 공인 기록은 272.71점(87.42+185.29) 

발리예바, 러시아 피겨 선수권 대회서 금메달/얀덱스 캡처

이날 대회에서 2, 3위는 발리예바의 앞선 세대이자 최근 몇년간 '여자 피겨 3인방'으로 꼽혀온 알렉산드라 트루소바, 안나 셰르바코바에게 각각 돌아갔다. 3인방 중 나머지 한명인 알료나 코스토르나야는 손목부상으로 이번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세계 여자 피겨스케이팅계의 관심은 온통 발리예바에게 쏠려 있다.
우선 그녀가 내년 1월 10~16일 발트3국의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열리는 유럽선수권대회에서 공인 세계 최고 점수를 더 높일 수 있을지 여부다. 나아가 내년 2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여왕' 자리에 오를 지가 관심이다.

프리스케이팅 연기 순서를 정하는 추첨에서 1번을 뽑은 뒤 활짝 웃는 카밀라 발리예바. 1번은 1등?/인스타그램 캡처
발리예바/사진출처:ISU홈페이지 캡처

이번 대회에서 나온 1~3위의 점수는 공교롭게도 이날 같이 끝난 일본선수권대회의 우승자(사카모토 가오리)의 점수(234.06점)를 모두(발리예바 283.48점, 트루소바 248.65점, 셰르바코바 239.56점) 넘어섰다. 내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피겨 여자 선수들이 1~3위 시상대를 모두 장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사카모토 가오리는 일본에서 '김연아'급으로 인정받는 여자 싱글 부문의 간판이다. 그녀는 이달 초 신종 코로나(COVID 19)로 취소된 세계빙상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권(총 6명)을 따내기도 했다. 러시아 선수 5명과 함께 출전 자격을 획득한 그녀는 내년 베이징에서도 러시아 선수를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꼽힌다. 

러시아 싱글 부문 여자 피겨는 지난 3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202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시상대를 완전히 점령한 바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에서부터 실수가 나온 '엑셀의 황후'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는 최종 7위를 차지해 유럽선수권대회와 베이징올림픽의 출전 3인에 포함되기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 러시아선수권대회서 4번째 제자를 우승으로 이끌었다/얀덱스 캡처

발리예바는 우승한 뒤 "프로그램 두 개를 모두 깔끔하게 마무리해 매우 기쁘다"며 "도와주신 코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의 사단 소속이다. 투트베리제 코치는 4년 연속 선수권 대회 우승자를 배출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있다. 

'여성 3인방' 중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가장 먼저 시도해 여성 쿼드러플 점프의 대명사로 불렸던 트루소바는 만년 3위의 불명예를 떨치고 이번 대회 2위를 차지했다. 그녀는 '3인방' 중에서 늘 꼴찌였다.

그녀는 “이번 대회 결과에 만족한다"며 "아직 몸이 최상의 상태가 아니다. (약점인) 트리플 악셀을 더 가다듬어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더 나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셰르바코바/사진출처:@셰르바코바 인스타그램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이면서 러시아 선수권 대회를 3년 연속(2018~2019년 시즌, 2020, 2021년) 재패한 셰르바코바는 아쉽게 3위에 머물렀다. 프리스케이팅 시작부터 쿼드러플 플립을 시도하다가 넘어졌다. 그녀가 금메달을 차지한 ISU 그랑프리 5차 대회(지난 11월, 프랑스)에서도 쿼드러플 점프를 시도하다 넘어진 바 있다. 그녀에게는 쿼드러플이 자칫 징크스가 될 가능성도 있다.

셰르바코바는 "쿼드러플 점프를 처음 뛰었을 때, 믿기지 않았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들기 시작했다"며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쿼드러플 점프 훈련에 집중해 앞으로 쿼드러플 점프 세트를 멋지게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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