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엔씨가 러시아에서 따낸 발트해 '화학 플랜트 프로젝트'를 보니,
DL이엔씨가 러시아에서 따낸 발트해 '화학 플랜트 프로젝트'를 보니,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12.31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DL이앤씨(전 대림산업)가 러시아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더니, 잇따라 프랜트 프로젝트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다.

DL이앤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남서쪽으로 110km 떨어진 '우스트-루가' 지역에 조성중인 초대형 가스·화학 플랜트 단지(발틱 케미칼 콤플렉스 Балтийский Химический Комплекс) 내 일부 프로젝트 사업을 따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 회사가 수주한 러시아 프로젝트는 단일 라인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폴리머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폴리머 공장 건설의 설계와 기자재 조달 계약으로, 수주금액은 11억7천만유로(약 1조6천억원)에 달한다. 이 공장은 앞으로 연 300만t의 폴리에틸렌과 부텐(연산 12만t), 헥센(연산 5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DL이앤씨는 지난 3월 '발틱 콤플렉스 프로젝트' 인근의 메탄올 플랜트의 기본 설계 사업을 스위스 글로벌 화학회사인 유로켐(EuroChem)으로부터 따낸 바 있다. 이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인 하루 8천t급의 메탄올을 생산할 계획이다. DL이엔씨는 10여개월 후 이 공장의 설계가 끝나면, EPC(설계·조달·시공) 사업까지 수주한다는 전략이어서 추후에 관련 수주 소식을 기대할 수도 있다.

이번 폴리머 공장 건설 계약의 발주처는 러시아 가스전 개발및 가스처리 기업 ㈜루스가스도브차(РуcГазДобыча, 러시아 가스 채굴회사라는 뜻)의 자회사인 발틱케미칼콤플렉스(BCC, Балтийский Химический Комплекс)이다. 가스·화학 플랜트 단지의 이름 그대로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BCC와 건설 계약을 체결한 중국 국영 화학 건설및 엔지니어링 회사 CC7로부터 DL이앤씨가 '설계·조달' 부문을 따낸 것이다. 

발트케미칼(화학)콤플렉스 단지 소개/홈페이지 캡처

현지 언론과 발틱케미칼콤플렉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루스가스도브차는 발트해 우스트- 루가 항구 근처에 가스·화학 플랜트 단지를 조성중이다. 채굴한 천연가스를 이 단지에서 처리해 부가가치가 높은 2차 상품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2024년 중반부터 연간 450억㎥의 천연가스를 처리해 에틸렌과 폴리에틸렌(PE)을 생산한 뒤 유럽과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하고 일부를 인근 지역에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직접 담당하는 업체가 바로 ㈜발트케미컬프로젝트인데, 프랜트 건설을 중국의 CC7에게 맡겼고, CC7은 또 미국 맥도르모트사와 대림(DL이앤씨) 측에게 설계 등 일부 사업을 넘긴 것이다.

발트케미칼(화학)콤플렉스 홈페이지 캡처
발트케미컬콤플렉스 홈페이지에 실린 마호프 CEO인터뷰/캡처

㈜루스가스도브차의 콘스탄틴 마호프 CEO는 지난 10월 "2023년 말까지 1단계 준비를 끝내고 2024년 중반까지 시운전을 끝낼 계획"이라며 "2단계는 2025년 가동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 측은 "2019년 12월부터 이 사업의 기본설계를 담당해 왔다"며 "그 과정에서 러시아 사업주의 역량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기본설계는 소위 플랜트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다. 유럽의 글로벌 건설사들이 사실상 독점해 온 분야라고 한다.

기본설계 참여가 중요한 것은 본 공사에서 예상되는 난관이나 리스크들을 미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후 현지 여건에 최적화된 구체적인 설계로, 비즈니스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에 첫 진출한 DL이앤씨는 그동안 가스 및 석유화학 공장의 기본설계(FEED)는 물론, 상세 설계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특화된 기술 표준과 현지화 요건, 기후 및 지리적 특수성을 고려한 현지 맞춤형 노하우를 축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올해 초 모스크바 정유공장 프로젝트에 이어 이번 프로젝트 수주까지 결실을 맺고 있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그동안 한국 건설 회사에게는 넘기 힘든 장벽으로 여겨졌던 러시아 시장에서 따낸 대형 수주로 큰 의미가 있다"며 "디지털 혁신과 BIM 기반의 설계 역량을 더욱 강화해 러시아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