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4) 착지 실패 발리예바, 트라우마 극복할까? 러, 스키점프 여자단체전 행운의 은메달
(베이징올림픽-4) 착지 실패 발리예바, 트라우마 극복할까? 러, 스키점프 여자단체전 행운의 은메달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2.08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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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예바는 '러시아판 김연아'인 리프니츠카야의 '키즈' - 많은 관심에 부담도 토로
페어 부문의 남녀도 은반위로 나뒹굴어, 금메달 확보 뒤 "다이빙하는 줄 알았다"고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던 러시아(정식으로는 러시아 올림픽 위원회 ROC) '피겨 신성' 카밀라 발리예바가 7일 열린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4회전) 점프후 착지 과정에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곧바로 일어나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비록 1위는 차지했지만, '착지 실패'에 대한 트레우마를 안고 개인전 금메달에 도전해야 할 형편이다. 

그같은 우려에 그녀가 쇼트프로그램에서 무려 90점대를 기록한 뒤 프리스케이팅 종목은 언니들(알렉산드라 트루소바와 안나 셰르바코바) 중 한 명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현장 지휘부는 단체전 우승을 굳히기 위해 발리예바를 프리스케이팅에도 내보냈다.

(사진 위로부터) 착지하는 순간 넘어지고, 엉덩방아를 찧은 뒤 일어서는 발리예바/사진 출처:SBS 영상 캡처

발리예바는 이날 한 차례 착지 실수가 있었지만, 여전히 압도적 1위(178.92점)를 지켰다. 2위 사카모토 가오리(148.66점)와는 무려 30.26점의 차이가 났다. 발리예바 대신 언니들 중 한 명이 나섰더라도, 프리스케이팅 1위, 단체전 우승은 변함이 없었을 터. 프리스케이팅에 끝난 뒤 발리예바가 보여준 눈물, 우울한 표정이 개인전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발리예바는 경기가 끝난 뒤 "오늘 2개의 쿼드러플 점프와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켜 매우 기뻤다"며 "올림픽 첫 출전인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서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경기 후 슬픈(?) 표정으로 손을 흔드는 발리예바/사진출처:ROC 텔레그램 계정
발리예바의 멋진 포즈

그녀는 또 2014년 소치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아니라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율리야 리프니츠카야'의 '키즈'임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소트니코바는 당시 석연찮은 판정으로 김연아의 금메달을 빼앗아간 것으로 비판을 받더니, 곧 은반을 떠났다.

러시아 피겨 꿈나무들에게는 리프니츠카야가 '러시아판 김연아'였던 셈이다. 발리예바는 "소치 올림픽을 처음 보면서 리프니츠카야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정말 좋아했다"며 "한국(평창) 올림픽에서는 알렉산드라 메드베데바(은메달)와 알리나 자기토바(금메달)를 응원했다"고 밝혔다. 또 "이제는 나의 차례이며, 어릴 때부터 올림픽 챔피언이 되고 싶었는데, 오늘에야 꿈을 이뤘다"고 기뻐했다.  

은반 위에서 넘어진 러시아 선수는 또 있다. 페어 부문에 출전한 아나스티시아 미쉬나와 알렉산드르 갈랴모프 팀이다. 갈랴모프가 미쉬나를 안은 채 함께 은반 위로 나뒹굴었다. 경기 후 미쉬나는 당시 상황에 대해 "다이빙했다? 이제사 농담처럼 이야기하지만, 그 순간에는 웃을 일이 아니었다"며 "경기 중에 늘 넘어질 수 있으니, 이제는 그걸 잊고 개인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반 위로 넘어지는 페어부문 러시아 남녀/사진출처:ROC 텔레그램 계정 

심판의 판정은 러시아팀을 울고, 또 웃게 만들었다. 5일 치러진 쇼트트랙 혼성계주에서 중국의 승리를 위한 심판들의 석연찮은 판정에 대해 러시아 언론도 비판에 가세했다.

한 스포츠 매체는 "베이징 올림픽 첫번째 스캔들:심판들이 중국의 승리를 위해 러시아와 미국(의 메달)을 뻔뻔하게 강탈했다"는 제목으로 심판들이 미-러 선수들에게 내린 실격 판정을 비판했다. 중국은 당시 3위로 예선 탈락할 위기에 놓였지만 석연찮은 판정으로 심판진이 1위 미국과 4위 러시아를 실격시키면서 결선에 진출했다.

베이징 올림픽 첫번째 스캔들:심판진이 중국의 승리를 위해 러시아와 미국(의 메달)을 뻔뻔하게 강탈했다고 쓴 러시아 스포츠매체 '스포츠박스'의 웹페이지/캡처
중국계 헝가리인 쇼트트랙 금메달 박탈이라고 쓴 rbc 웹페이지 캡처

이 매체는 "베이징올림픽 이전에는 쇼트트랙 혼성계주 종목이 없었다"며 "중국이 이 종목 올림픽 첫 금메달을 차지하기 위해 거듭 무리수를 두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팀 선수들간의 배튼 터치 등 팀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온라인 매체 rbc도 7일 '중국계 헝가리인 쇼트트랙 금메달 박탈' 이라는 제목으로 쇼트트랙 1000m 경기에서 1위로 골인한 산도르 샤오린 류를 실격처리하고 중국의 렌 지웨이가 우승, 리 웬롱이 2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산도르 샤오린 류가 코칭스태프와 승리의 기쁨을 나누던 중에 '실격 판정'이라는 옐로우 카드가 주어졌다고 전했다. 또 산도르 샤올린 류와 3위를 차지한 산도르 샤오랑 류는 형제지간으로, 중국인 아버지와 헝가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밝혔다. 

러시아 선수의 스키 점프 장면/사진출처:ROC 텔레그램 계정
올림픽에서 이런 일은 없었다. 상대 선수들의 자격 박탈로 러시아에게 뜻밖의 메달이../얀덱스 캡처

심판의 공정한(?) 판정으로 러시아는 여자 스키점프 단체전에서는 뜻밖의 은메달을 따냈다. 러시아는 1968년 이후 이 종목에서 한번도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으나, 뛰어난 선수 5명이 ‘복장 규정 위반’으로 실격을 당하는 바람에 2위에 올랐다. 러시아 매체들도 "이 종목에서 메달을 따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오스트리아와 독일, 일본, 노르웨이 선수들이 차례로 0점을 받는 바람에 행운의 은메달을 받았다"고 전했다.

국제스키연맹(FIS)에 따르면 스키 점프의 '유니폼'에는 매우 엄격한 규칙이 적용된다. 유니폼이 너무 헐렁하면 바람을 이용하는 ‘날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니폼과 신체의 허용 오차는 남자 1∼3㎝, 여자 2∼4㎝다.

그래서 스키점프에서 유니폼 문제로 실격당하는 건 꽤 흔한 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올림픽과 같은 큰 대회에서 이렇게 무더기로 실격 판정이 나오는 건 이례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올림픽 대회인 만큼 특수 장비로 선수들의 유니폼 치수를 재고, 점프 당시 높이에 따라 풍량의 흐름도 체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는 순수하게 자신의 실력만으로 메달을 노려야 하는 게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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