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군-9) 러시아, '언론 통제' 속 여론전 본격화 - 젤렌스키 대통령 폴란드 피신설도
(제우군-9) 러시아, '언론 통제' 속 여론전 본격화 - 젤렌스키 대통령 폴란드 피신설도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3.05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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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가짜뉴스에 최고 15년 징역형 형사법 개정 - 반정부 성향 언론 잇따라 폐쇄
언론, 하원의장의 젤렌스키 폴란드 피신설 주장 보도 - 페이스북 러시아 서비스 차단

러시아의 돈바스 군사작전이 거의 열흘 째에 접어든 4일 러시아 대 서방-우크라이나 간의 여론전이 불꽃을 튀기기 시작했다. 러시아측 인사는 SNS인 텔레그램을 통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데통령의 폴란드 도피설을 주장하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군사작전에 관한 가짜뉴스에 최대 15년형을 선고할 수 있는 형사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또 페이스북의 러시아 서비스가 차단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의장은 이날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폴란드로 대피했다고 주장했다. 볼로딘 의장은 우크라이나 의회 의원이 르비브에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 거주지에 들어갈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의회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키예프에 있다며 이를 부인했다. 실제로 볼로딘 의장의 주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측의 여론전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우크라이나 최고 라다(의회) 의원 키바, 젤렌스키 대통령 폴란드로 긴급 출국/얀덱스캡처

러시아 이즈베스티야지는 "일랴 키바 우크라이나 의원이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폴란드로 긴급 대피했다는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키바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오늘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을 넘었고 현재 미국 대사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제 해외에서 모든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협상팀을 이끌고 있는 미하일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행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의 신변 안전을 위해" 답변을 거부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 푸틴 대통령을 향해 "돈바스(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의 지위를 포함한 어떤 주제도 협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정상간 협상을 요구했다. 

러시아 고스두마(하원) 볼로딘 의장,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폴란드 대피 주장/얀덱스 캡처

러시아 언론을 중심으로 4일 하루동안의 움직임을 '제목으로 읽는 우크라 군사작전(제우군)-9'편을 정리한다. 

◇ 4일 밤 10시까지(모스크바 시간)

-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군사작전)에 대한 가짜 뉴스를 범죄로 규정하고 형사처벌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은 위반할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 일부 언론들은 이 법으로부터 기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군사 작전 과정에 대해 더 이상 직접적으로 기사를 쓰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BBC는 러시아 지국의 문을 닫고 해외에서 러시아 뉴스를 계속 내보내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인의 기본 권리를 침해하는 외국인 제재에 관한 법률에 서명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러시아 기본권을 침해한 외국인과 무국적자에게는 러시아 입국 금지, 러시아내 금융 및 기타 자산 압류, 자산 및 투자 거래 금지, 자산 처분 금지 등이 적용되고, 이사회 활동 중지 등 러시아내 주요 의사결정 기관에서 직무가 금지된다. 

지난 1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트위트에 올린 미 CNN 매튜 챈스 기자/트윗 캡처

- 러시아 연방 미디어 통신 감독기관인 로스콤나드조르(Roskomnadzor)는 페이스북의 러시아 서비스를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페북이 즈베즈다(Zvezda) TV 채널, 리아노보스티(RIA Novosti) 통신사, 스푸트니크와 러시아 투데이(Sputnik, Russia Today), 렌타(Lenta.ru). 가제타(Gazeta.ru)등의 접근을 제한한 보복조치다. 

이 기관은 또 VOA(Voice of America)와 영국 BBC, 도이치벨레(Deutsche Welle), 메두자(Meduza) 라디오 리버티(Radio Liberty)의 웹사이트도 차단했다. 

- 푸틴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이번 주말에 우크라이나와 3차 협상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원하는 모든 이들과 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크렘린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중립화, 비핵화, 크림 반도의 인정, 돈바스 지역(DPR과 LPR) 국가의 승인 등 러시아의 요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측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3차 회담 소식을 슐츠 총리에게 전하고, 두 정상은 가까운 장래에 더 많은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 러시아는 서방의 대러 제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지원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 가운데는 '제재 동참 국가'의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형사·행정적 책임을 폐지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나와 IBM, 오라클(Oracle) 등 주요 소프트웨어 업체의 러시아 철수를 대비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러시아에서 새로운 판매 및 서비스를 중단했다. 인텔은 러시아와 벨로루시로 (반도체) 제품의 배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파나소닉은 러시아와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 우크라이나 의회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우호 국가들을 향해 러시아, 벨로루시와 무역 거래와 석유 및 가스 수입, 군사 기술 수출 및 수입을 금지하고, 양국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양국 국민에 대한 은행 계좌 개설을 금지하고 구글(구글 플레이)과 애플(애플 스토어), 아마존 인터넷 쇼핑 접근을 차단할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또 우크라이나내 러시아 정부및 거주자의 자산을 몰수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이 법안은 "(...) 러시아 연방과 그 주민들의 재산과 자금에 대해 어떤 보상 조치도 없이 강제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5.73달러로 5.27달러 (4.77%) 올랐다. 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4월물 WTI 가격은 배럴당 6.03달러 (5.6%) 오른 113.7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유럽의 천연 가스 가격은 1,000㎥(입방미터)당 2,300달러로, 또다시 최고가를 기록했다. 

- 루블화는 달러당 105루블(0.95% 하락)로 떨어졌고(가치 상승), 유로당 118.9루블 (1.18% 상승)로 올랐다(가치 하락). 

- 우크라이나의 협상 팀을 이끌고 있는 미하일 포돌야크 대통령 고문은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를 어떻게든 움직이게 위해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협상 참가자인 알렉세이 아레스토비치는 "러시아가 협상에서 요구 조건을 완화했다"며 "2차 협상에서 논의된 것은 우크라이나의 비나치화(비무장화)가 아니라, 특정 공격 무기의 배치 금지였다"고 했다.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협상은 조용히 진행되어야 한다며 "아직 문서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지만, 러시아는 비나치화 요구를 철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은 양국 대표단 간에 이뤄지는 협상 단계"라고 대답했다. 

- 흑해 연안의 노보로시스크시는 러시아 제41 연합군 부사령관 안드레이 수호베츠카 소장이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중 전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장실은 "수호베츠카 소장이 지난 2월 28일 전투임무를 수행하던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영국 언론 등은 그가 우크라이나군 저격수에 의해 피격된 것으로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군사 작전/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인스타그램 

- 러시아 국방부는 LPR, DPR군(민병대)가 진격을 계속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군 통제하에 있던 마을을 차례차례로 점령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우크라이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치명적인 인도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러시아는 217톤의 다양한 인도적 물품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했으며, 35건의 인도적 지원활동이 키예프(우크라이나어로는 키이우), 수미, 하르키우, 헤르손 지역과 DPR 및 LPR에서 계획되어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키예프는 각 지역 행정을 통괄하는 능력을 거의 상실했다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하르코프에서 민간인 대피 지원 활동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인스타그램 캡처

- 러시아 최대 민간항공사 S7항공이 5일부터 모든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은 국가 위기 방지를 위한 긴급 대책 (패키지) 법안을 채택했다. 이 패키지에는 중소기업·IT업체에 대한 감사 유예(연말까지), 기업 신용도 적용 유예(9월말까지), 의약품 구매 절차 간소화, 몇몇 의약품의 수출 규제 등이 담겼다. 

-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국민투표를 통과한 개헌안에 서명했다. 헌법개정안은 3월 15일부터 발효된다. 새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임기는 3 연임이 금지된다. 또 국가 원수의 권한 행사와 관련된 모든 조치는 면책된다. 

-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차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작전을 중단하고 이웃 국가의 주권을 인정하면 제한이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원의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러시아 에너지 자원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 우크라이나 자포로자 원전 인근 건물에 발생한 화재는 방사능 유출사고나 인명피해 없이 진화됐다. 전문가들은 원전 주요 장비가 손상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방사능 유출 조짐은 없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에 자포로자 원전 인근에서 적대 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원전 화재가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반러 게릴라 세력을 뜻하는 듯) 그룹에 의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 국제신용평가기관 S&P 는 러시아 장기외화 신용등급을 BB+에서 CCC-로, 국가 신용 등급을 BBB-에서 CCC-로 강등했다. 

- 체첸의 정부 수반인 람잔 카디로프는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있는 체첸 전사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릴테니, 이를 눈감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럴 경우, 군사작전은 하루 이틀내에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가 나토(NATO) 가입을 거부한 것은 옳았고, 의제에 포함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나토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그루지야와 몰도바의 EU 가입 신청에 대해서는 "지금 논의될 문제가 아니라"며 "갈등을 해소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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