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뒤집기-6) 부차 학살 사건의 진실 - 러시아군 만행? 우크라 코스프레?
(우크라 전쟁 뒤집기-6) 부차 학살 사건의 진실 - 러시아군 만행? 우크라 코스프레?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4.05 05:07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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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영상엔 시신을 줄에 묶어 끌고 다니고, 시신의 팔이 움직이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키이우)를 포위하고 있던 러시아군이 지난 달 말 스스로 물러났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키예프 외곽에서 밀어냈다고 주장하지만, 러시아군의 자진 철수설이 더 믿을 만하다.

러시아군 지휘부는 지난 3월 25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의 돈바스(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집중 전략을 발표했고, 29일에는 우크라이나와의 (터키) 이스탄불 협상에서 신뢰 구축 차원에서 키예프 군사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후 항공사진 등으로 러시아군 철수가 확인됐다.

러시아군이 떠난 자리로 다시 들어온 우크라이나군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러시아군의 만행 폭로다.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일 “러시아군이 물러간 키이우 북서쪽 부차를 비롯해 호스토멜, 이르핀 등에서 민간인 복장의 시신 수백 구가 발견됐다”며 “두 손이 등 뒤로 결박되고, 눈이 천으로 가려진 시신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제공한 영상에는 부차의 도로 곳곳에 시신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부차 사건 현장을 찾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루튜브 캡처. RUTUBE.ru는 러시아판 '유튜브'다.
러시아와의 협상에 나서는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이 올린 민간인 시신 사진/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고,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를 말살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4일에는 러시아군 만행의 상징 지역으로 떠오른 부차를 직접 찾아가 "이것은 집단학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부 장관,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부 장관 등 유럽 대륙은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저지른 잔혹한 행위에 충격을 받았다"는 글을 올리고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며 강력한 추가 제재를 약속했다. 

러시아는 당연히(?) 부차 학살 사건을 "조작"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유엔 러시아 대표부는 3일 진상 규명을 위한 유엔 안보리 회의 개최를 요구했으나 안보리 의장국인 영국의 거부에 막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표단과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영국을 중심으로 서방 국가들이 선동적인 논쟁으로 가짜 사건을 키우고 있다"며 "내일 공식적으로 반박 자료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투 현장과는 또다른 전선인 '프로파간다(선전 선동)전'에서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누구든 못할 게 뭐 있겠느냐마는, 언론으로서는 '팩트 체크'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부차를 장악한 러시아군이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질렀을까? 아니면 우크라이나가 '피해자 코스프레'(흉내 놀이)를 너무 심하게 한 것일까?

가장 큰 전제는 러시아군이 쫓기듯이 부차를 떠났느냐, 스스로 질서있게 물러났느냐 여부다. 만약 질서 있게 떠났다면, 상식적으로 도로 곳곳에 말도 안되는 그같은 시신을 두고 가지는 않았으리라는 게 상식이다.

폐허가 되다시피한 도시를 배경으로 영상 메시지를 올린 페도루크 부차 시장/러시아 언론 SM뉴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나톨리 페도루크 부차 시장은 지난달 31일 폐허가 되다시피한 도시를 배경으로 영상 메시지를 SNS에 올렸다. 그는 이 영상에서 러시아군의 철군 소식은 주민들에게 알렸고, 우크라이군 장교로 추정되는 인물이 "그들(러시아군)이 왜 철수했느냐? 포탄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느냐?"고 물었다. 러시아군이 그 전날(30일) 부차를 떠났다는 국방부 발표가 '진실'로 입증되는 대목이다. 우크라이나군에 밀려 쫓기듯이 퇴각하지는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흘이나 지난 뒤 부차의 도로 곳곳에 시신들이 나타났다. 러시아측은 페도루크 부차 시장이 무너진 건물앞에서 찍은 영상을 SNS에 올리면서 "길거리에 손이 묶인 채 총에 맞은 주민들에 대해서는 왜 언급조차 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우크라이나 언론이 전한 도로 영상을 보면 시신이 놓인 거리의 건물들은 아예 폭격도 받지 않는 듯 말짱하다. 왜 그럴까?

러시아 국방부는 부차 영상 자료들이 과거 마리우폴 산부인과 병원의 폭격 현장에서 나온 임신부의 가짜 사진을 떠올리게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측은 지난 3월 9일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산부인과 병원마저 폭격했다며 무너진 건물 앞에서 들것에 실려가는 임신부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러시아측은 그 임신부 여성이 SNS에서 뷰티 모델로 자주 등장한 '인플루언스'라며 조작된 사진이라고 반박했다.
** 본보 3월 10일자 '(우크라 전쟁 뒤집기) 러시아군이 산부인과 병원을 폭격했다고? 그 진실 찾기 게임' 참조  

텔레그램 '가짜와의 전쟁'이 분석한 '부차 관련 영상'을 보면 실소를 터트리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군으로 추정되는 무장 세력들이 길거리 시신을 끈으로 묶어 이러저리 위치를 옮기는 영상이 있는가 하면, 누워있던 시신이 영상 카메라가 지나간 뒤 팔을 움직이고, 일어나 앉기도 한다.
 

시신을 줄로 묶고 끌어당기는 모습/텔레그램 캡처
자동차 백미러에 잡힌 시신의 달라진 포즈. 누워있는 듯한 시신(아래)가 앉아있는 듯한 모습으로 변했다/텔레그램 캡처  

SM뉴스 등 현지 언론은 부차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났기 때문에 러시아군에 의한 민간인들의 안타까운 희생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크라이나측이 영상에서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길을 따라 의도적으로 시신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시신중에는 팔에 흰색 완장을 찬 사람들도 있었다. 흰색 완장은 러시아군 지지자라고 한다. '완장 전쟁'이 가장 치열했던 곳이 바로 1950년 한국전쟁 중의 남한 아니었던가?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부차 사건을 20여년전의 '스레브레니차 학살 사건'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스레브레니차 사건'은 지난 1995년 유고연방의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내전 당시 세르비아 민족주의 세력이 회교도들을 학살한 '인종 청소'를 말한다.

미 국방부, 부차 민간인 희생자들에 대한 독자적인 확인 자료를 받지 못했다/얀덱스 캡처 

유엔과 미국은 '부차 사건'을 규탄하면서도 아직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독립적인 조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한 뒤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의 '가짜 영상' 논란은 이전에도 여러 번 나왔다. 우크라이나 서부 최대도시인 르비우(Lviv)의 연료 저장고가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발생한 화재 사고 현장 사진을 두고 SNS 상에 조작설이 제기됐다. 한 소방관의 방화복에 '에드먼튼' (EDMONTON)이라는 캐나다 도시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방화복은 캐나다 에드먼튼 소방관들이 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가짜 의혹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 

또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의 방공 시스템이 헤르손에서 러시아군 항공기를 격추시키는 영상을 올렸다. 네티즌들은 즉각 그 영상이 체코의 컴퓨터 게임 'Arma3'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폭로했다. 

체코 보헤미아 인터렉티브사가 만든 컴퓨터 게임 '아르마'/사진출처: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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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04-11 22:24:35
러시아발 가짜뉴스 찌라시 모음.

최선도 2022-04-08 00:09:51

이준 2022-04-07 02:53:08
현재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양측의 폭로전과 여론전이 계속되면서 가짜뉴스도 계속 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라, 이런 기사가 중요합니다. 서방 언론을 그대로 가져오는 국내 주요 언론에서는 볼 수 없는 내용들이네요.

ㅁㅁ 2022-04-07 02:26:30
https://www.youtube.com/watch?v=MmEKs7umz00

아조프 바탈리온(나치 무장친위대"다스 라이히"를 표방,2차세계대전 당시 부대마크도 그대로 사용)

MSNBC 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24시간 뉴스를 제공하는 케이블 뉴스 채널. 마이크로소프트와 NBC가 결합된 이름.마이크로소프트사와 제네럴 일렉트릭사의 방송부문이 합작하여 서비스 제공.

“선동은 문장 한 줄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는 사람들은 이미 선동당해 있다”
-괴벨스-

길동 2022-04-06 13:25:21
모든 게 거짓말뿐인 나라. 국가도 거짓말하고, 뉴스들도 빤히 보이는 거짓말만 하는 나라. 이런 나라에 도대체 왜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