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뒤집기) 우크라 군사작전 목표는 돈바스+흑해 연안 장악 - 진짜? vs 블러핑?
(우크라 뒤집기) 우크라 군사작전 목표는 돈바스+흑해 연안 장악 - 진짜? vs 블러핑?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4.24 0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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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작전에 참여하지 않는 중부군관구 부사령관 "2단계 작전 목표는 남부지역 장악"
젤렌스키 "위협 실제 존재, 반드시 지켜낼 것"- 정치권 일각 크림 연방지구 복원 제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수 군사작전 목표는 궁극적으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 지원외에 기존의 크림반도와 구소련 몰도바의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프리드녜스트로비예(트란스니스트리아)로 연결되는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을 장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작전 목표는 푸틴 대통령이 당초 선언한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지역 안보 확보와는 일정 부분 차이가 난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2014년 구성됐다가 2년만에 없어진 '크림 연방지구' 복원 의욕을 드러내는 등 군사작전 목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러시아 중부군관구 부사령관, 우크라이나 특수 군사작전 2단계 목표 밝혀/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군 중부군관구 루스탐 민네카예프 부사령관(준장)은 22일 우랄산맥 인근 스베르들롭스크주 군수업체연합 연례 회의에서 "특수 군사작전의 2단계에서 러시아군의 과제 중 하나는 돈바스 지역과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돈바스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한) 크림반도와 연결되는 육로를, 남부 지역은 러시아가 프리드녜스트로비예로 나아갈 수 있는 출구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1990년 몰도바에서 분리·독립을 선언한 친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 공화국이다. 50여만 명의 주민 가운데 약 30%가 러시아인이다. 러시아는 1992년 몰도바와 맺은 협정에 따라 이 곳에 평화유지군 수천 명을 주둔시키고 있다.

현지 매체가 전한 러시아군 작전 지도. 점선 박스안이 전투가 치열한 곳이다. 아래쪽 색깔이 다른 지역이 헤르손주(거의 장악했다는 표시)이고, 오른쪽이 자포리제주, 왼쪽이 니콜라예프, 오데사주다.

러시아는 지난달 말 군사작전 1단계 이행을 끝내고 돈바스 지역에 군사력을 집중하는 2단계 작전 돌입을 발표했다. 돈바스 지역 주둔 우크라이나군을 가마솥처럼 생긴 지형속으로 몰아넣기 위해 흑해 연안의 자포리제주(州)와 헤르손주, 니콜라예프주에서 북진하는 소위 '가마솥 작전'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미 헤르손주는 거의 대부분, 자포리제주와 니콜라예프주는 절반 정도 장악한 상태다. 헤르손주를 중심으로 동쪽의 자포리제주를 거치면 바로 돈바스에 닿고, 서쪽으로는 니콜라예프주와 오데사주를 통해 몰도바로 이어진다.

민네카예프 부사령관의 '깜짝 발언'에 대한 후폭풍도 거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 키예프(키이우) 기자회견에서 “그런(남부 지역 장악) 위협이 실제로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확실하게 우리 영토를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와의 합병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경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협상장에서 즉각 철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의 올렉시 다닐로프 국가안보및 국방장관은 아예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세계가 큰 전쟁에 직면할 것"이라며 지금보다 더 큰 러시아와 우크라·서방간의 충돌을 예고하기도 했다.

잘루즈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과 협의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사진 출처: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

몰도바 외무부도 이날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불러 러시아군의 2단계 군사작전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으며 몰도바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 고위 인사의 발언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우크라이나 언론이 전했다. 

크림 출신 국가두마(하원) 의원 드리트리 벨리크는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군사작전이 끝난 뒤 '크림 연방 지구'가 복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카테리나 2세 시절에 크림반도 등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이 제정러시아로 편입됐다"며 "이제는 크림 연방지구를 다시 생각할 때"라고 말했다. 크림 연방지구는 지난 2014년 크림반도 병합과 함께 만들어졌으나 2년 뒤 크림반도가 남부 연방지구로 편입되면서 사라졌다.

크림 타타르족의 지역 문화 책임자인 에이바즈 우메로프도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세력으로부터 해방된 남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경제권으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크림 연방지구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방지구'란 대통령령으로 구성되는 공동체적인 행정 개념이다. 연방지구 대표는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대통령 전권대사'다. 러시아 극동지역을 총괄하는 '극동 연방지구'의 대통령 전권대사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유리 트루트네프 부총리다.

오데사 흑해 해변(위)와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화재가 난 건물/사진출처:위키피디아, 인스타그램 오데사 계정

군사 작전 2단계의 승패를 가르는 관건은 인구가 100만명에 이르는 오데사다. 러시아 공군은 이미 오데사의 주요 군사기반 시설에 대해 폭격을 시작했으나 이 곳을 직접 통제하기 위해서는 '마리우폴' 전투 못지 않는 격전이 예상된다. 나토(NATO)가 오데사 방어에 나선 우크라이나군을 집중 지원할 경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만약 러시아군이 오데사 점령에 성공한다면, 우크라이나는 수출 물량을 90% 가까이 내보내는 흑해로의 접근이 차단된다. 바닷길이 닫힌 '내륙국가'로 전락할 판이다. 반면, 러시아는 그동안 친서방 우크라이나 정권에 의해 막혔던 흑해로의 바닷길을 확보해 숙원이었던 '남진 정책'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오데사에서 운명을 건 한판 승부가 불가피한 이유다.

러시아가 진짜 우크라이나 남부지역까지 장악하려고 나설까? 아니면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도박판의 블러핑(협박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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