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은 잔인?-아브라모비치, 20년 만에 영국 프로축구 구단 첼시에서 손 떼
우크라 전쟁은 잔인?-아브라모비치, 20년 만에 영국 프로축구 구단 첼시에서 손 떼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5.09 0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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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스포츠 전문투자가 '토드 보엘리' 컨소시엄에 매각- 무려 40억 파운드(6조3천억원)

러시아 올리가르히(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영국 프로축구 구단 '첼시'를 미국측에 넘기고 손을 뗐다. 지난 2003년 7월 첼시를 인수했으니, 거의 20년만이다. 아브라모비치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무명의 첼시를 오늘날의 명문 구단으로 만들었다. '첼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유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가 애지중지 키워온 첼시 구단이 지난 7일 미국의 '토드 보엘리'의 컨소시엄으로 넘어갔다. 가격은 40억 파운드(6조 2866억원)~42억4500만 파운드(6조 6717억)로 알려졌다. 토드 보엘리(46)는 핀테크 회사 페이액티브(PayActiv), 스태쉬(Stash), 트루빌(Truebill) 등 IT와 스포츠,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전문 투자자로, 미 프로야구 구단 LA다저스의 지분도 소유(공동 구단주)하고 있다.

첼시, 미 프로야구 '다저스' 소유주에게 매각 발표/얀덱스 캡처

첼시의 매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 올리가르히에 대한 영국의 제재 압박에 지난 3월 초 구단 매각을 발표해야 했다. 영국이 그의 구단주 자격을 박탈하는 등 강력한 제재에 나섰기 때문이다.

아브라모비치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 모스크바와 키예프(키이우)를 오가며 러-우크라 협상을 중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첼시 구단을 더 이상 지키지 못하고 넘긴 것으로 보인다. 

첼시의 매각 발표에 전세계 억만장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NBA(미국프로농구) 보스턴 셀틱스 공동 구단주 스티븐 파글리우카와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구단주 톰 리케츠 가문, 잉글랜드 갑부 짐 락클리프, F1(포뮬러원) 루이스 해밀턴과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 등이 첼시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최종 승자가 된 보엘리는 첼시 인수를 위해 다저스 공동 구단주인 마크 월터, 스위스 재벌 한스요르그 위스, 투자회사 클리어레이크 캐피털, 영국 투자가 조너던 골드스타인 등과 손을 잡았다. 그는 앞으로 17억 5,000만 파운드(약 2조 7,500억 원)를 투자해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릿지를 재건하는 등 '첼시의 재 도약'을 약속했다. 

첼시 홈구장 스탠포드 브릿지/사진출처:위키피디아

보엘리 컨소시엄은 구단의 운영 허가 만료시점인 이달 말까지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소유주가 바뀐 7일 저녁, 첼시는 홈구장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에서 울버햄튼과 2-2로 비겼다. 3경기 연속 무승(2무 1패). 첼시는 승점 67점으로 3위에 머물렀다. 첼시 팬클럽 전문 매체 첼시뉴스에 따르면 경기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보엘리 새 소유자는 첼시가 추가시간에 동점을 허용하며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자, 얼굴을 감싸 쥐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새로운 구단주 토드 보엘리/사진출처:첼시뉴스.ru

첼시 구단은 “매각 순수익금은 아브라모비치(전 구단주)가 밝힌대로 100% 자선사업에 쓰일 것"이라며 "이를 위해 동결된 그의 영국 은행 계좌에 입금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익금 이체를 위해서는 영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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