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두줄) "유럽의 단합이 무너지고 있다" - EU 정상회의, 러시아 석유 금수 놓고 분열?
(우크라 두줄) "유럽의 단합이 무너지고 있다" - EU 정상회의, 러시아 석유 금수 놓고 분열?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5.3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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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 러시아 대사 "전술핵무기 사용은 엄격히 제한돼, 우크라에서 사용될 수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 수복한 하르키우 방문 - 국방장관 "장갑차, 대공방어 무기 필요"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오는 30∼3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를 확정하기 위해서다.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미 5차례나 대러 제재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왔고, 이번에는 러시아의 숨통을 바로 죄는 6차 제재 패키지(종합 제재안) 확정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정상회의를 앞둔 EU 내부 분위기는 밝지 않다. 6차 대러 제재안의 핵심은 러시아 석유및 석유제품의 수입금지(금수) 조치인데, 회원국별로 이해가 달라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EU 본부에 파견된 각 회원국 대표부 대표들도, EU 외무장관들도 합의에 실패한 뒤 최종 결정을 정상회의로 넘겼다.

우크라이나와 연대를 표시한 EU/사진출처:EU홈피
EU집행위원회/사진출처:위키피디아

27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만큼, 6차 제재안의 채택을 연기하기보다는,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더라도, 완화된 수정 제재안이라도 통과시키자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프랑스, 이탈리아와 함께 EU를 주도하는 독일에서 정상회의를 앞두고 유럽의 단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걸 보면, 대러 6차 제재안을 놓고 여전히 내홍중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독일의 에너지 문제를 담당하는 로베르트 하벡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29일 한 기자회견에서 "EU의 단결력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벡 부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리는 유럽이 단합했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봤다"며 "이번 EU 정상회의에서도 그것이 계속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이미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독일 경제장관 하벡, 대 러시아 제재 놓고 유럽연합(EU)의 단합 붕괴/얀덱스 캡처

EU의 단합을 저해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러시아 원유및 석유제품에 대한 금수조치다. 6차 대러 제재안의 핵심 내용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내년 1월에는 석유제품 수입도 차단하는 6차 대러 제재안을 마련해 합의를 시도해왔다.

그러나 원유 수입의 65%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헝가리는 "금수조치가 경제 부문 핵폭탄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대하면서 합의는 겉돌기 시작했다. 헝가리 정부는 아예 금수조치가 시행될 경우, 불가피하게 입을 수 밖에 없는 경제적 피해액 180억 유로(약 24조 원)를 EU에 요구하기도 했다. 

헝가리의 완강한 반대에 6차 대러 제재안은 우크라이나 경유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들여오는 원유는 금수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으로 수정됐다는 게 블룸버그 통신 등의 보도다. '드루즈바 송유관'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체코가 러시아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주요 통로다. EU는 해상으로 수입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서는 원안대로 금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 경우 대러 제재의 효과가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게 고민이다. 

그렇다고 해서, 제재안을 자체를 또 미룰 수는 없는 일. 6차 제재안에는 러시아 원유 금수 외에도 러시아 은행 규제 강화, 러시아 국영 방송사의 EU 내 방송 금지, 우크라이나인 학살을 지휘한 러시아군 지휘관과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제재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25일 내놓은 '제재 위반자에 대한 처벌 강화' 방안도 채택될 지 관심이다. 집행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연루된 기업이나 개인의 자산을 신속하게 추적해 동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EU의 제재를 위반하는 경우에 대한 대응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 우크라 두줄 뉴스-29일

- 미 워싱턴 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에 참전한 외국 용병들이 무기와 장비 부족에 실망하고 이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용병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직면한 현실이 예상했던 것과는 너무 차이가 나 더이상 못견디고 전선을 떠났다는 것. 

방탄복을 입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하르키우에서 피해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텔레그램 캡처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개전 후 처음으로 동북부 전선의 하리코프(하르키우)를 방문했다. 하리코프 지역은 러시아군이 돈바스 공격에 집중하기 위해 철수한 곳이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을 격퇴했다고 주장하는 곳이다. 방탄조끼를 입고 현장에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너진 건물과 기반시설을 둘러본 뒤 지역 보안책임자 (главa управления Службы безопасности Украины (СБУ) по Харьковской области)를 해임하고, "우리는 싸울 것이고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 유로본드(국채) 투자자들이 지난 27일까지 약 1억 달러 상당의 이자및 원금을 외화(달러화, 유로화)로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유로본드에 대한 이자 지급 등 상환 의무를 이행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디폴트(채무 불이행) 유예기간은 한달이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서방 측에 장갑차와 방공 시스템 등의 공급에 대한 의사 결정을 빨리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나토 관련 회의에서 "우크라이나는 장갑차량과 대전차및 대공미사일, 방공시스템 무기들이 필요하다"며 "바로 지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미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시리아의 인도주의적 통로 유지를 위해 자국에 대한 서방의 제재 양보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의 인도주의적 통로가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안보리에서 연장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시리아 난민들이 유럽으로 밀어닥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나토 가입 협상을 위해 이스탄불에 온 핀란드와 스웨덴 대표단이 "부정직하다"며 "테러(반터키 쿠르드족 지칭) 지원을 멈춰라"고 요구했다. 그는 "터키는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들의 나토 가입에 찬성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켈린 주영 러시아 대사/사진출처:주영 러시아대사관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드레이 켈린 주영 러시아 대사가 BBC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전술핵무기를 국가의 존망이 위태로울 때 사용한다는 매우 엄격한 조항을 가지고 있다며 "전술핵무기는 이번과 같은 전쟁에서 사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 지도자들, 대통령이나 그 누구도 우리가 키예프를 점령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나는 키예프를 점령하거나 점령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지 않는다. 그것은 큰 도시"라고 말했다.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로제주(州) 멜리토폴의 군사 비행장과 아조프해 연안의 베르댠스크에 해군 군사 기지가 필요한 경우, 자포로제주는 이를 제공할 것이라고 군민(군사및민간)합동 정부 고위인사인 블라디미르 로고프가 말했다. 그는 또 자포로제를 통해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육로가 곧 개통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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