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뒤집기) 러시아 군사작전 현장 사령관의 경질은 영국 언론 손에 달렸다?
(우크라 뒤집기) 러시아 군사작전 현장 사령관의 경질은 영국 언론 손에 달렸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6.29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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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주요 군사요충지를 하나씩 장악해가고 있는 상태에서 현지 작전 지휘관의 경질설이 또 언론에서 불거졌다. 출처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영국 신문들이다.

국내 언론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의 지지부진함을 이유로 현장 총사령관(최고 지휘관?)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장군(대장)을 경질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5일 보도했다. 드보르니코프 장군은 지난 4월 초 영국 BBC 등 서방 외신들에 의해 우크라이나 작전을 총괄하는 사령관으로 임명(?)됐다. 그리고 두달여만에 또 해임됐다.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 영웅' 훈장을 받는 드보르니코프 장군/사진출처: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러시아판을 보면,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말 미군 정보 소식통을 인용, 드보르니코프가 지난 2주 동안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곧 작전 지휘 총지휘관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겐나디 지드코 중장이 그의 자리에 올랐다는 설도 제기됐다.

드보르니코프 장군은 임명(?) 당시, 서방 외신의 큰 주목을 받았다. 2015년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작전에서 민간인 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군사 작전을 밀어붙인 당사자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시리아의) 알레포의 도살자’란 악명을 얻은 인물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지난 1월 대규모 유혈 시위가 벌어진 카자흐스탄에 2,000명의 러시아 공수부대를 이끌고 들어가 사태를 무자비하게(?) 진압하기도 했다. 

드보르니코프 장군의 임명이 러시아 측에 의해 공식 확인된 것은 한번도 없다. 그의 전임자가 누구였는지도 알려진 바 없다. 누군가가 맡았던 총사령관 자리를 드보르니코프 장군이 맡았다가 또 물러났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다. 다른 한편으로는 영국 언론이 그를 총사령관으로 임명했으니, 또 해임할 수 밖에 없다.

그 근거는 좀 옹색해 보인다. 새뮤얼 라마니 영국왕립합동군사연구소 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 초기 수도 키예프(키이우) 점령에 실패한 이후, 드보르니코프 장군을 앞세워 돈바스 지역 장악을 새 목표로 내세웠는데,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경질설을 알렸다. “최근 격전을 벌인 루간스크주의 전략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를 6월 10일까지 점령하라고 (푸틴 대통령이) 지시했으나 드보르니코프가 이를 완수하지 못한 것"이라고도 했다. 러시아와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연합군은 지난 25일 세베로도네츠크를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텔레그래프지가 25일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의 경질 기사를 쓴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바로 전날(24일) 러시아 국방부가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최고지휘관 두 명의 실명을 처음으로 공개했기 때문이다. 두 명의 지휘관에는 위키피디아 러시아판에서 언급된 겐나디 지드코 중장도 포함돼 있지 않다. 또 하나의 설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국방부가 공개한 두 명의 현장 지휘관을 통괄하는 총사령관이 존재할 수도 있다. 그 위에 국방장관, 대통령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공개한 두 명의 장군 중 한 명(세르게이 수로비킨 Сергей Суровикин)의 계급은 대장(혹은 원수 генерал армии) 급이다. 경질됐다는 드보르니코프 장군과 같다. 

러시아 국방부,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중인 러시아군 사령관들의 이름 공개/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의 이고르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지난 24일 세르게이 수로비킨 장군이 돈바스 지역의 남쪽을 공략하는 '남부 군단'을 지휘하고, 알렉산드르 라핀 장군(중장)이 '중앙 군단'의 연합군(DPR과 LPR군과의 연합 부대를 뜻하는 듯)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수로비킨 장군은 2017년 10월 러시아 항공우주군 사령관으로 임명됐으며, 그해 시리아 공습작전에도 참전, '러시아 영웅 칭호'를 받았다. 그는 1991년 구소련 군부 쿠데타 당시, 쿠데타군으로 참전한 젊은 장교중 한명으로, 전역 위기에 몰렸으나, 상급 부대의 명령을 단순히 복종했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수로비킨 대장/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이후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의 내전과 제 2차 체첸 전쟁 등에 참전하는 등 승승장구하면서 2012년 동부군관부 부사령관및 사령관을 거쳐 2017년 10월 러시아 항공우주군 사령관에 발탁됐다. 지난 해 8월 육군 대장으로 진급했다. 

알렉산드르 라핀은 2014~2017년 동부군관구 제1부사령관을 거쳐 2017년 중부군관구 사령관을 맡고 있다. 기갑부대 출신이다.

라핀 중장/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두 장군은 러시아 언론에서만 나오는 '가마솥 작전'(돈바스 주둔 우크라이나군을 가마솥으로 몰아넣듯 포위해 제거한다는 군사작전)을 남북 양면에서 지휘하고 있다고 한다. 격전지 세베르도네츠크를 장악한 뒤 리시친스크로 향하는 러시아·LPR 연합군은 이들의 지휘를 받는다고 보면 된다. 

더욱 황당한 건 퇴역 장군을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불렀다는 영국의 타블로이드 '데일리 스타'의 25일 보도다. 장군의 이름도 정확하지 밝히지 못한 기사다. 그냥 ‘파벨 장군’(67)이란다. 5년 전 시리아 복무를 끝으로 퇴역했다고 한다. 이 기사가 노리는 것은 그의 뚱뚱한 몸이다.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 장군의 몸에 맞춰 군복을 특별 제작하고, 방탄복 두 개를 이어 붙여야 했다는 '해외토픽'성 기사로 쓰인 것 같다.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다시 불렀다는 퇴역장군 파벨/사진출처:트위트

타블로이든 신문이 노리는 것은 간단하다. 돈바스 지역에서 계속 승전보를 울리는 러시아군의 전과를 폄하하고, 독자의 눈을 끌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타블로이드 신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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