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성사된 IAEA의 자포로제 원전 사찰 - 누가 진짜 훼방꾼이었나?
가까스로 성사된 IAEA의 자포로제 원전 사찰 - 누가 진짜 훼방꾼이었나?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9.03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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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재앙을 막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자포로제 원전(자포리자 원전) 방문이 1일 가까스로 성사됐다. 사찰단은 원전으로 향하는 길목에 떨어지는 포탄을 피해 3시간을 기다리기도 했다.

이날 포격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IAEA의 사찰 임무를 방해하기 위해 상대방이 저지른 도발이라고 주장하면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행된 느낌이다. 하지만, IAEA의 '원전으로 가는 길'을 되집어보면, 보이지 않는 손이 누구의 것인지 짐작 가능하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군의 박격포 포격으로 원전의 비상 보호장치가 가동됐고, 현재 작동 중인 2개 원자로 중 1개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친러 자포로제주 군민합동정부 측은 "우크라이나의 포격으로 인해 비상 보호장치가 가동되면서 원자로 1기가 꺼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반박했다.

(원전운영 업체)에네르고아톰:IAEA 사찰단, 요원 5명을 남기고 대부분 원전을 떠나/얀덱스 캡처

이에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 60명이 오전 6시쯤 2개 그룹으로 나눠 7대의 보트를 타고 드네프로(드니프로) 강을 건너 자포로제 원전 점령을 시도했다고 발표했다. 

14명으로 구성된 IAEA 사찰단을 이끄는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군사 활동(포격) 증가 보고에도 "여기까지 온 이상, 사찰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러시아 언론을 중심으로 IAEA 사찰단의 원전 방문을 시간대(모스크바 시간)별로 정리한다/편집자주 

자포로제 원전이 있는 에네르고다르가 포격으로 불타는 모습/텔레그램 캡처 

- 07:37 : 자포로제 원전이 위치한 에네르고다르시는 06:00시부터 대규모 포격을 받았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 8:36 : 우크라이나의 자포로제 주지사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IAEA 사찰단이 에네르고다르에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이동 경로를 포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08:47 : 러시아 국방부는 (드네프로 강변의) 별장 지역 '보다안'에 상륙을 시도하는 우크라이나군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두척의 바지선(보트)을 타고 니코폴을 떠나 자포로제 원전에서 몇 ㎞ 떨어진 보다안 상륙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타스통신은 우크라이나군의 임무가 IAEA 사찰단의 원전 방문을 저지하는 것이었다고 했고, 로이터 통신은 IAEA 사찰단이 에너고다르로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 09:22 :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자포로제 원전의 첫 번째 원자로에서 400m 떨어진 곳에 포탄 4발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바실리예프카 마을 근처에서 원전을 향해 포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09:41 : 타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자포로제 원전의 백업 전력선이 손상되고, 5번째 전원 장치가 꺼지면서 긴급 보호 장치가 작동했다.
- 09:59 : 우크라이나군이 미국 M777 곡사포로 에네르고단 공격을 가해 어린이를 포함해 5명이 부상했다고 친러 자포로제 군민합동정부 측이 발표했다.

IAEA 사찰단이 러시아 통제 검문소를 지나는 모습/현지 매체 리아노보스티 영상 캡처

- 10:42 : 러시아군은 항공 전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군의 드네프로 강변 상륙작전을 저지했으며, 보트 2척을 침몰시켰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발표했다. 친러 에네르고다르 시장인 올렉산드르 볼가는 "러시아가 통제하는 지역에 상륙한 우크라이나 파괴 공작원들을 차단하고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 10:48 : IAEA 사찰단이 자포로제시(市)의 러시아 통제 지역에 도착했다. 그러나 친러 군민합동정부 측은 IAEA 사찰단과 호송대의 이동이 중단됐다며 "IAEA 사찰단은 노보알렉산드로프카 검문소에 있으며, 그곳에서 최전선까지는 20km 정도 떨어져 있다"고 밝혔다. 
- 10:52 : 현지 지방당국은 IAEA 사찰단이 1시간 이내에 자포로제 원전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 11:10 : IAEA 사찰단은 에네르고다르를 떠나 자포로제 원전으로 가는 중이며, 당초 계획에 따라 검문소를 저지없이 무사 통과했다고 지역 치안당국이 보고했다. 
- 11:28 : 러시아는 IAEA 사찰단의 자포로제 원전 방문을 방해하려는 키예프(키이우)측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모든 것을 수용하고 처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또 "원전 주변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전히 완전한 통제 하에 있다"고 덧붙였다.
- 11:45 : 새벽에 자포로제 원전 점령을 위해 상륙한 우크라이나군 60명 중 대부분이 사망했다고 친러 군민합동정부 측이 발표했다. 

자포로제 원전을 방문한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언론과 만나는 모습/현지 매체 영상 캡처 

- 12:40 :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자포로제 원전으로 가기 위해 우크라이나군과 협상 중이며, 이것이 오늘 완료되기를 희망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IAEA 대변인은 사찰단이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지역에서 3시간 발이 묶였다고 발표했다. 원전 운영자인 에네르고아톰 측도 IAEA 사찰단이 최전선에서 약 20km 떨어진 우크라이나 검문소에 있다고 확인했다. 
- 13:32 : IAEA 사찰단이 자포로제 원전으로 가는 바실리예프카 검문소 2곳을 통과했으며, 원전까지는 약 30분이 걸릴 것이라고 지역 치안당국 책임자가 밝혔다.
- 14:20 : IAEA 사찰단이 자포로제 원전에 도착했다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사찰단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세르비아, 중국, 프랑스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사찰단의 방문은 하루로 끝날 것으로 전해졌다. 

IAEA 사찰단이 자포로제 원전에서 이동하면서(위), 우크라이나군 로켓을 직접 확인했다/현지 매체 영상 캡처

- 16:31 : 러시아 원전업체 로사톰(Rosatom) 대표는 IAEA 사찰단에게 원전 상황을 설명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치안 책임자는 IAEA 사찰단이 러시아 통제 지역으로 진입한 직후인 13시쯤 에네르고다르와 원전에 대한 포격이 멈췄다고 말했다. 

- 16:52 : IAEA 사찰단이 자포로제 원전에서 우크라이나 발사체(로켓) 중 하나를 직접 확인했다. 
- 16:56 : IAEA 사찰단은 자포로제 원전 직원과 핵 폐기물이 저장되는 용기의 무결성에 대해 논의했다. 
- 17:08 : 그로시 사무총장은 사찰단이 원전에서 몇 시간의 작업으로 중요한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확인하고 싶었던 '핵심적인 사항'에 집중했다고 했다. 
- 17:59 : IAEA 사찰단은 자포로제 원전을 떠났고, 일부 단원들은 남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 18:07 : 원전 운영 업체인 우크라이나의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가 자포로제 원전에 러시아 전력망을 연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 18:47 : 에네르고아톰에 따르면 IAEA 사찰단원 5명은 9월 3일까지 원전에 남을 것이며, 가져온 장비를 차량에서 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러 에네르고다르 시당국은 8~12명의 사찰단원이 원전에 남아 있다고 보고했다. 
- 19:14 : 러시아는 오는 6일 유엔 안보리 회의를 요청했다. 
- 19:39 : 우크라이나군은 에네르고다르를 계속 공격하고 있으며, 자포로제 원전과 가까운 화력 발전소가 타격을 입었다고 친러 볼가 에네르고다르 시장이 RBC-TV 채널에서 말했다.
- 19:56 :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원전 방문 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으며, IAEA는 그곳에서 임무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 22:21 :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IAEA 사찰단의 자포로제 원전 방문에 대해 "국제 기관과 중재 임무는 극도로 비효율적이고 극도로 비겁해 보인다"며 "그들은 극한의 조건에서 일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IAEA 대표단이 (러시아의) 로사톰 대표의 설명을 많이 듣고 포탄 폭발을 확인한 뒤 너무 빨리 원전을 떠났다"며 당혹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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