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와의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사진전 '카레이치, 고려사람'이 7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막했다. 전시회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고려인 사진작가 빅토르 안(Виктор Ан)이 기증한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일상 사진 60점을 선보인다.
빅토르 안은 소련시절이던 지난 1978년 현지 한글 신문 '레닌기치'(Ленин киӌи)에서 사진기자로 시작해 '고려일보'(Корё ильбо)를 거치면서 구소련 지역 고려인의 역사와 생활상을 주제로 한 사진 작업을 해오고 있다. 고려인의 눈으로 고려인 동포들의 삶과 역사를 포착한 그의 작품들은 한민족 디아스포라 연구에 유용한 자료로 평가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재외한인동포 생활문화조사: 중앙아시아'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빅토르 안으로부터 사진 352점을 기증받은 이유다.
이번 전시는 '일생의례', '세시', '음식', '주거' 등 9개의 섹션으로 나눠져 고려인의 삶과 독특한 문화를 증언한다.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낯선 '이중적인 느낌'을 안겨주는데, 우리의 전통 문화를 바탕으로 현지의 다양한 문화및 생활 여건에 맞춰 스스로를 바꿔나간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시회 제목은 현지 고려인 동포를 부르는 두가지 명칭을 모두 반영한 것이다. 러시아(소련)은 공식적으로 한민족을 '까레이치'(Корейцы)로 표기한다. 그러나 고려인들은 스스로를 '고려사람'(Корё сарам)이라고 부른다. 국내에서 고려인을 칭하는 용어인 '까레이스키(Коре́йский)'는 엄밀히 말하면 국적불명의 용어다. 그들은 '카레이치' 혹은 '고려사람'으로 불러주기를 원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측은 "전시는 지난 세기, 거대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중앙아시아의 낯선 땅에 흩뿌려진 한민족 동포들이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일상의 흔적을 보여준다"며 "전시된 작품 60여점의 담긴 고려인의 일상에는 이국적인 현지 문화와 고려인 동포사회가 유지해온 전통 사이에서 나름의 정체성을 형성해온 고려인의 자화상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1월 7일까지.
사진제공:국립민속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