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이슈진단-13일)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키예프 방문이후 미 언론에 신경쓰는 우크라이나
우크라 이슈진단-13일)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키예프 방문이후 미 언론에 신경쓰는 우크라이나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1.1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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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그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우크라이나에게 중요한 외교 행사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G20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했고, 숄츠 독일 총리는 유감을 표시했다.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키예프에서 젤렌스키 정권 핵심인사들에게 현실을 직시하고 달성가능한 (군사적) 목표를 설정하도록 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설리번, 키예프측에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현실적인 자세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권했다/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라-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진단하는 '우크라 이슈 진단-13일'자다.

◇ 미국 주요 언론 보도에 신경쓰는 러-우크라

러시아의 헤르손시(市) 철군(엄밀히 말하면 헤르손시를 포함한 드네프로강 서쪽지역) 이후 러-우크라 언론들은 미국의 주요 언론 보도에 신경을 곤두세운 듯한 느낌이다. '협상'과 '동절기 휴전'을 다룬 기사는 거의 빠짐없이 양측 매체에 소개된다. '겨울철 6개월간 러-우크라 간에 치열한 교전이 없을 것'이라는 뉴욕 타임스(NYT)의 보도와,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정권에게 종전 목표를 현실적으로 조정할 것을 권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기사가 대표적이다. 

주말에 나온 이 기사들은 러시아군의 헤르손 철수 이후 '휴전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서방 진영 일각의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측에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에 맞게 목표를 조정하라'고 권했다는 WSJ의 보도는 '협상 개시(혹은 재개)을 위한 정지작업'의 냄새마저 난다. 2014년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반도의 반환을 우크라이나가 군사작전의 목표로 내세우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무리수라는 것이다. 지난 3월 말 튀르키예(터키)의 이스탄불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러-우크라 평화 협상에서는 '크림반도는 추후 논의'하기로 대충 절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3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우크라 협상/사진출처:주터키 러시아 대사관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설리번 미 백악관 안보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측에 달성 목표를 조정해야 하는 이유로 두가지를 제시했다고 한다. △ 에너지 및 식품 가격이 급등한 상태에서 겨울이 다가오고 있으며, △ 서방에도 지원해줄 무기가 무한정으로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서로가 처한 현실'을 정확히 알려준 것으로 해석된다. 

NYT는 헤르손을 탈환한 우크라이나군이 이제는 자포로제(자포리자)에서 (친러 자포로제주 임시 주도인) 멜리토폴 방향으로 반격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겨울철에는 군사 작전이 정체되고 그 기간이 최대 6개월이 될 것이라는 군사 전문가들의 의견도 소개했다. 콜린 칼 미 국방부 차관은 "우크라이나의 궂은 날씨(11월 비)가 공격을 늦추고 있다"며 "날씨가 나빠지고 있어 (겨울철에는) 공세를 펼치기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대신에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 등을 겨냥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이 강화되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후방 지역에서 '사보타주'(비밀 폭파공작) 활동을 늘려나갈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또 내년 2월 대공세를 겨냥해 양측이 전열 재정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스트라나.ua는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겨울 진격 중단'에 대한 증거를 찾아볼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최고위층에서는 러시아군에 심대한 타격을 가해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군사작전을 거론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하일 포돌랴크 대통령실 보좌관은 "정치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러시아는 아직 진정한 협상 의지가 없다"며 "도네츠크나 루간스크 해방 후에는 진지하게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사진출처:SNS

그의 발언은 또 현실성은 있을까? 스트라나.ua는 "서방측은 러시아도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또 서방언론이 '워싱턴이 종전을 위한 협상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기사를 고집스럽게 쓰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가 (헤르손 탈환 등) 추진력을 얻고 있지만, 모스크바가 포기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평화협정의 맥락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조정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국내 다수 언론이 '미국이 협정 이후에도 대러 제재의 일부를 유지할 수 있다"는 옐런 재무장관의 발언에 비중을 둔 것과는 다른 접근이다.

그녀의 실제 발언은 이렇다. "평화 협정의 맥락에서 제재 조정이 적절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고려할 때 일부 제재는 유지되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캡처1-우크라 다비드 아라하미야 협상 대표
우크라이나 집권 여당 '인민의 종' 원내대표 다비드 아라하미야

- 러시아와 평화협상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집권 여당 '인민의 종' 원내 대표 다비드 아라하미야는 "모스크바와 키예프 간의 협상은 2023년 하반기에 시작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미국에서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군은 부대의 관련 지휘관 및 홍보 서비스와 협력하지 않고 헤르손에서 도를 넘어서는 취재 활동을 한 여러 언론 매체의 취재 허가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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