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착-우크라 진단-15일) G20 정상회의를 발칵 뒤집어 놓은 폴란드 미사일 공격 - 누가 쐈나?
연착-우크라 진단-15일) G20 정상회의를 발칵 뒤집어 놓은 폴란드 미사일 공격 - 누가 쐈나?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1.20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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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의 중, 나토 회원국 폴란드에 미사일 떨어져, 민간인 2명 사망 - 비상사태?
젤렌스키 대통령, 화상연설서 러시아가 폴란드 공격 주장 - '평화 공식 10원칙'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G20 정상회의가 개막한 가운데, 러시아는 수도 키예프(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재개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화상 연설을 통해 "여러분들 가운데 테러리스트가 있다" "G19 정상들"이라는 말로 러시아 축출을 겨냥했다. 나아가 '평화 협상을 위한 10가지 조건'(평화 공식 10원칙)을 발표했다. 그러나 크렘린은 이를 평화 협상을 나설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미 백악관:미국, 폴란드 미사일 추락 사건에 대한 책임을 러시아측에 씌웠다/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뒤늦었지만,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진단하는 '우크라 이슈진단-15일'자다/편집자 주

◇ G20 회의장을 뒤흔든 폴란드 미사일 공격설?

러시아군은 15일 키예프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의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최대 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전국적으로 정전 사태를 피해갈 수가 없었다.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은 "키이우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했고, 국영 전력기업 우크르에네르고는 "특히 피해가 심한 북부와 중부 지역의 모든 전기 공급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더욱 큰 문제는 우크라이나 접경의 폴란드 동부 프셰보두프 마을에 미사일이 떨어져 민간인 2명이 사망한 것.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약 100발(우크라이나 공군 주장)에 이른 만큼, 그중의 하나가 폴란드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폴란드 미사일 추락 현장/사진출처:SNS @폴란드 군사전문가 야로슬라프 볼스키

발리 G20 정상회의장은 발칵 뒤집혔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NATO) 회원국인 폴란드 영토에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진 사건은 "매우 심각한 사태"라며 즉각 대응을 촉구했다. 외신들은 '나토 조약 5조'(회원국 영토 공격시 자동 개입)가 발동될 것인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폴란드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없으며, 러시아의 고정밀 공격은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 35㎞ 밖에서 수행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미사일 공격 주장은 '도발'이라고 발끈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서방 정상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문제의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날아왔을 개연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미국 측의 정보 분석 결과를 제시하면서 과격한 분위기를 달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는 러시아군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발사된 우크라이나 대공 미사일의 오작동으로 초래된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미국 측의 초기 분석 결과가 정확했던 셈이다. 

◇ G20 정상회의장의 러-우크라 대결은?

푸틴 대통령이 불참한 G20 정상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 연설을 통해 존재 가치를 더욱 부각시켰다. 회의에 참석한 대표들의 연설 시간은 대체로 3분 이내로 제한됐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으로 무려 20분간 연설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평화 공식 10가지 원칙'을 발표했다. 식량 안보와 에너지 안보, 모든 수감자(포로) 석방, 유엔 헌장의 이행 및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 세계 질서 회복, 러시아 군대의 철수 및 적대 행위 중단, 정의 회복, 생태 복원, 긴장 고조 방지, 전쟁의 완전 종식이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평화의 사도'로 소개하면서 러시아도 평화 정착에 대한 열의를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러시아에서는 '협상 거부'로 해석됐다.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입장은 협상을 할 의지도 없고, 원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특수 군사작전의 목표 달성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 공항에 걸린 러시아 대표단 환영 문구 설치판. '환영합니다' 문구 옆 지도에는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 등이 표시(괄호안)돼 있다/현지 매체 TV 영상 캡처

러시아 당국에 의해 외국 에이전트(대리인)으로 지정된 매체 로스발트.ru는 G20에 참석한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외교력을 일정 부분 평가했다. 그는 G20 정상회의가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분쟁을 다루고 싶다면, 회원국간에 이견이 있다는 쪽으로 정리할 것으로 요구했고, 이를 관철했다고 로스발트.ru는 분석했다. 이튿날(16일)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대다수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 공격을 비난하지만, 일부 다른 견해와 평가도 있다'로 정리됐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을 갖고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연장 문제를 논의하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숄츠 독일 총리과 잇따라 만났다. 그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유엔 측에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 수출을 막지 않겠다는 서면 약속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화상 연설과 러시아 외무장관의 주요 정상 대면 협상 중 외교적 실익은 어떤 게 나을까? 

바이든 대통령이 감탄한 러시아 TV 카메라맨의 팔뚝/현지 매체 NTV 캡처

- 바이든 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TV채널 '채널-1'의 카메라맨 유리 숄리모프의 굵은 팔뚝을 보고 감탄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저 친구(카메라맨)의 팔뚝이 대단하다. 내 머리보다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나중에 러시아 TV 카메라맨이라는 사실을 전해듣고도 "상관없다. 팔뚝이 상남자답다"고 했다.

- G20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발리에 도착한 러시아 대표단은 공항에 걸린 러시아 지도에 돈바스 지역 등 최근 합병된 4개 지역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러시아 매체는 "발리 공항에서 러시아 대표단이 돈바스 지역과 자포로제, 헤르손이 포함된 최신(?) 러시아 지도를 받았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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