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21일) 우크라 전쟁의 판을 바꿀 만한 하루? 젤렌스키 미국행, 푸틴 확대군사회의 주재
우크라-21일) 우크라 전쟁의 판을 바꿀 만한 하루? 젤렌스키 미국행, 푸틴 확대군사회의 주재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2.2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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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 바이든 미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워싱턴으로 날아갔다. 그의 방미에 맞춰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의 우크라이나 이전 발표가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국방 대학에서 국방장관을 비롯해 각 군관구 및 육·해·우주항공군 사령부 고위 지휘관들이 참석한 확대 군간부 회의를 주재했다. 지난 300일간의 특수 군사작전을 점검하고 대비하는 자리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자리에서 쇼이구 국방장관은 징집 대상 연령을 18~27세에서 21~30세로 점진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났다.

미 백악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지를 푸틴 대통령과 세계에 보여주는 신호라고 밝혀/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정리하는 우크라 이슈진단-21일자/편집자

◇ 젤렌스키 대통령의 깜짝 방미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러시아어판)은 21일 하루를 정리하는 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으로,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중국으로'라는 소제목을 달았다. 양국이 각각 믿고 의지하는 미국과 중국으로 '최고위급 외교 나들이'에 나선 타이밍(시점)의 일치를 강조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첫 바깥 나들이다. 그만큼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 의회에서 연설할 계획이다. 미 국무부는 전날(20일) 방미 선물로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을 포함한 18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방미의 하이라이트(최대 관심사)는 미 의회 연설이라고 스트라나.ua는 지적했다. 2023 회계연도의 예산안이 의회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의원들에게 "수요일(21일) 저녁 특별히 민주주의에 초점을 맞춘 세션(회의)에 꼭 자리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미 백악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내세워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삭감하지 않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게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의 분석이다. 

폴리티코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은 미국의 고위 관리들과 의원들 모두에게 충격이었다"며 "두 정상이 힘을 합쳐 의회에 초당적인 우크라이나 지원을 호소할 전망이지만, 지원 무기에 대해서는 의견 충돌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와 정찰및 공격용 드론 '그레이 이글'(Gray Eagle), '래퍼'(Reaper) 지원 여부를 놓고 양측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결론은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쪽. 폴리티코는 "미 백악관은 에이태큼스 등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는 것은 푸틴 대통령으로 하여금 훨씬 더 치명적인 무기를 사용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키예프가 이들 무기를 손에 넣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번 방문의 또 다른 중요한 주제는 분쟁 종식의 조건에 관한 논의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 커뮤니케이션 조정관인 존 커비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분쟁을 종식시킬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의로운 세계'(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밝혔다. "'정의로운 세계'의 비전(세계관)에 관해, 그것이 어떤 모습인지, 구성 요소는 무엇인지, 우크라이나가 이를 달성하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리번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지난 11월 키예프에서 회담을 갖는 모습/사진출처: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스트라나.ua는 "미국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분쟁 종식과 평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며 "존 설리번 미 국가안보 보좌관이 키예프를 방문한 지난 11월 초, 이미 제기된 바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최고 지도부는 러시아와의 협상 조건으로 그동안 1991년 국경으로의 러시아군 철수를 주장했다. 이 기조는 설리번 보좌관의 키예프 방문 이후에도 거의 바뀌지 않았다. 그 당시만 해도 키예프의 강경 자세는 일견 논리적이었다는 게 스트라나.ua의 주장이다. 우크라이나의 대대적인 반격 작전이 성공을 거두면서 전황을 바꿀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전열을 재정비한 뒤 후퇴한 곳을 재탈환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공략을 거의 눈앞에 두고 있으며, 동원된 러시아 예비역들이 훈련을 마치고 속속 전장으로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설리번의 키예프 방문이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 시설 공격은 한층 심해졌고, 우크라이나는 최근 역사상 가장 어려운 겨울을 맞을 게 분명하다. 이는 곧 서방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우크라이나군의 승리 전망은 서서히 사라지고, 러시아군의 공세 압력이 증가하기 시작했을 때, 공교롭게도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평화 문제를 논의하기로 결정했다고 스트라나.ua는 짚었다. 그러면서 논의를 한다는 자체가 평화 정착 방안에 대한 양국의 시각이 다르다는 것이라며 "비전이 같다면, 구태여 논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워싱턴 방문을 초대한 시점(지난 11일)도 흥미롭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워싱턴 방문 마지막 날이었고, 푸틴 대통령도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한 날이었다. 젤렌스키-바이든-마크롱-에르도안-푸틴 간의 접촉이 요란하게 이뤄진 날이었다. 게다가 같은 날 미 워싱턴 포스트(WP)는 크림반도 문제가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고 스트라나.ua는 지목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사진출처:스트라나.ru

이같은 상황에서 메드베데프 부의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 주석을 만났다. 그는 시 주석에게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도됐다. 시 주석은 '대화를 통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과 기존의 '글로벌 지배 시스템'(системы глобального управления) 개혁을 위한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동시 방문은, 그 시점상 평화 협상의 조건에 대한 타협 가능성을 타진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스트라나.ua는 전망했다.

◇ 푸틴 대통령의 확대 군지휘관 회의 주재 

푸틴 대통령은 21일 국방 대학에서 확대 군지휘관 회의를 주재했다. 언론들은 푸틴 대통령의 주요 발언을 정리, 분석해 내보냈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 매체는 어떤 내용에 관심을 가졌을까?

스트라나.ua는 이날 회의 발언으로 볼때 러시아의 최고위층 수준에서 특수 군사작전에 대한 계획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공격이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 주재로 국방대학에서 열린 확대 군지휘관 회의. 왼쪽은 쇼이구 국방장관, 오른쪽은 게라시모프 군총참모장/사진출처:크렘린.ru 

이 매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먼저 나서 러시아군에서 수정 보완해야 할 사항들을 지적했다. "드론은 소대에서 대대까지 각급 부대에서 운용해야 한다" "통신 및 자동 제어 시스템의 (현대화) 작업이 필요하다" "나토(NATO)의 전술을 분석해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군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제공한다" "동원된 병력 15만명은 우크라이나 전선으로로 보내졌고 15만명이 전략적 예비 전력으로 훈련을 받고 있다".

쇼이구 국방장관은 “전장의 안정과 새로운 영토 보호, 추가적인 공격 작전을 위해 부분동원이 이뤄졌다”며 향후 러시아군의 운영 계획을 설명했다.

"러시아인들은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않고, 헤르손과 자포로제 지역 등에 3개 보병 사단을 구성할 것이다" "2023년 러시아의 최우선 과제는 목표를 완전히 달성할 때까지 특별 군사작전을 계속하는 것이다" "나토군의 증강으로 러시아 북서쪽에 군대를 배치해야 한다"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 군관구에 통합된 전략적 군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각 지역에 새로운 사단을 구성하고, 포병 전력을 구축하며, 장비 유지및 수리 시설도 갖춰야 한다" "징집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점진적으로 늘리고 근무 최대 연령을 30세로 높여야 한다" "계약제 군인 67만 명을 포함해 러시아군 규모를 150만 명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 등이다.

확대 군지휘관 회의에 참석한 러시아 군 고위간부들
쇼이구 국방장관의 발표/사진출처:크렘린.ru

스트라나.ua는 쇼이구 장관의 계획을 "군 규모를 늘리되 조직을 여단보다는 소련의 사단에 더 가까운 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시 마이크를 잡은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서방과의 충돌은 불가피했다"며 "군사 작전에는 항상 비극과 인명 손실이 뒤따르지만, 우리는 이를 잘 알고 있고, 또 불가피하기 때문에 내일 하는 것보다 오늘이 낫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다른 나라에 없는 극초음속 무기 등 전략적 힘의 여유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트라나.ua는 '(이미 발생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이를 해결하면서 계속 싸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이번 회의의 목표를 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이 회의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직전에 열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며 크렘린은 특별 군사작전에서 손을 들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한 행사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런 식으로 바이든-젤렌스키 정상회담의 '정의로운 세계' 논의에 (러시아측)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상원의 인준을 받은 트레이시 주러 미국대사

-미국 상원은 린 트레이시 새 주러시아 미국 대사의 임명을 인준했다. 찬성 93표, 반대 2표. 트레이시는 주 아르메니아 대사 출신으로,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서도 근무한 바 있다. 

- 모스크바 거래소에서 루블화가 장중 달러당 70루블을 넘어섰다(가치 하락) 지난 5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루블화는 최근 일주일간 급격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약세 흐름은 서방의 대러 제재와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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