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1일)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젤렌스키 정권, 서방에 보여주기? 정적 쳐내기?
우크라-1일)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젤렌스키 정권, 서방에 보여주기? 정적 쳐내기?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2.03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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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국경 지역을 포격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1일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 등이 친 젤렌스키 '올리가르히'이자 억만장자인 콜로모이스키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부패와의 전쟁'이 시작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독일제 '레오파드2' 전차(탱크)를 운영할 우크라이나군 기갑부대원들에 대한 훈련이 독일 뮌스터에서 곧 시작될 예정이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아이언돔' 방공 시스템의 우크라이나 공급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무역부는 러시아 주재 무역 대표부를 폐쇄하기 위한 초안을 제출했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우크라이나군을 대상으로 한 레오파드(전차) 훈련이 뮌스터에서 곧 시작/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포착해 정리하는 우크라 이슈정리-1일자/편집자

◇ 젤렌스키 대통령, 부패와의 전쟁 선포?

젤렌스키 대통령이 모든 인사 결정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발표한 뒤 우크라이나의 고위 인사들과 기업인(올리가르히)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1일 단행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직간접 통제를 받는 국가보안국(SBU)과 경제범죄수사위원회(BEP) 등 우크라이나 법 집행기관들은 아르센 아바코프 전 내무장관과 억만 장자인 이고르 콜로모이스키, 정치권 유력 인사인 바딤 스톨라 전의원, 국방부와 국세청 고위 간부들의 집에 들이닥쳤다. 최근 추락한 헬기 사고와 횡령, 뇌물 수수, 러시아와 친러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의 협력 등에 연루된 인사들에 대한 조사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이날 "오늘 정치권에 큰 소동이 벌어졌다"며 압수수색 전후 상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제목을 달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두개의 전선'이 만들어졌다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 중에 새로운 개혁'을 선언하며 '반부패와의 전쟁'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SBU의 압수 수색 장면/사진출처:SBU

반부패 전쟁을 촉발시킨 것은 군납 식자재의 가격 부풀리기라는 정부조달 분야의 비리 스캔들이다. 지난 주말 언론의 폭로 직후, 대통령 행정실 고위 인사와 국방부및 인프라부 차관들의 자진 사퇴및 해임이 이어졌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물갈이 인사조치 발표가 나왔다.

공교롭게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정부 지원금(자금및 물품)의 적절한 사용 여부를 감사하기 위한 미 감사요원들도 키예프(키이우)에 도착했다. 3일에는 우크라이나-유럽연합(EU) 정상회의도 열린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부패와의 전쟁'을 시작한 진짜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국세청 간부들의 임면권을 쥔 의회의 다수당이자 집권 여당 '인민의 종' 원내 대표인 데이비드 아라카미아는 1일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국가가 그들이(국세청 간부진) 변화하도록 도울 것"이라며 지도부 물갈이를 예고했다. 국세·관세청의 지도부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압수수색에서 키예프 세무당국의 수장(세무서장 격) 관저에선 고급 시계와 외제 자동차, 현금 수십만 달러가 발견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SBU의 압수수색/사진출처:스트라나.ua 
압수수색을 지켜보는 올리가르히 콜로모이스키/텔레그램

현지 언론이 주목한 것은 수색 대상자들의 면면이다. 우선 억만 장자인 이고르 콜로모이스키. 젤렌스키 대통령의 당선에 크게 기여한 대표적인 '올리가르히'다. 미 경제지 포브스가 우크라이나 최고 부자중 한명으로 꼽는 콜로모이스키는 우크라이나 최대 정유회사인 '우크르타트나프다'(Укртатнафта, Ukrtatnafta)와 석유및 가스회사 '우크르나프다'(Укрнафта, Ukrnafta)의 횡령및 사기 사건에 연루돼 압수수색을 당했다고 스트라나.ua는 전했다.

아르센 아바코프 전내무장관은 얼마전 내무장관과 차관의 생명을 앗아간 헬기 추락 사건에 대한 수사의 일환으로 압수수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가 6년전 사고 헬기의 도입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 행정실과 갈등을 겪은 뒤 장관직을 그만뒀지만, 여전히 요소요소에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친러 성향의 우크라이나 야당인 '생명을 위한 플랫폼'의 소속으로 의회에 진출한 정치권 유력인사 바딤 스톨라반은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 개시후 '생명을 위한 플랫폼'을 탈당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 정권과 일정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키예프시를 바꾼 부동산 재벌 출신인 그는 전쟁 기간 내내 해외에 머물다 지난 1월 국내로 들어왔다가 출국 금지 조치를 당했고, 이번에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이들이 최근 '비리 스캔들'로 물러난 국방차관과 그의 인맥, 인프라부 차관, 대통령행정실 차장 등과의 관계를 알려지지 않았으나, '부패와의 전쟁'에서 첫번째 타깃이 된 이유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겉으로 나타나는 '충격 효과'다. 미국 등 서방진영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부패 척결 의지를 보여주는 '이벤트'로는 이만한 게 없다. 또 전시 중에 각 분야에서 가장 껄끄러운 인사들, 어쩌면 정적들을 '여론 재판'에 회부하는 부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스트라나.ua는 수색작업에 동원된 법집행기관이 서방 진영의 일정한 영향을 받는 반부패국(NABU)이 아니라 SBU와 BEP, 수사위원회(SBI) 등 대통령이 직간접으로 통제하는 조직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에 제공되는 미국의 에이브럼스 전차와 독일 레오파드2/사진출처:유튜브

-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보내는 것은 위험하고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탱크를 보내는 것은 위험한 사업이며 무기상에게만 유익한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미하일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트위트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가 우크라이나 공식 계정의 인기를 인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머스크를 향해 "러시아 선전을 도울 필요가 없다"며 "그것은 트위터의 명성은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러시아 우랄산 원유의 올 1월 평균 수출 가격은 49.48달러였다고 러시아 재무부가 밝혔다. 전년 1월의 85.64달러에 비하면 거의 절반 가까이로 떨어졌다.

- 러시아 첨단기술 개발 국영회사인 로스텍(Ростех, Rostec) 대표는 러시아의 코르넷 대전차 미사일 시스템과 비흐르, 아타카 공대지 미사일이 독일의 레오파드 2 탱크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사 대표는 타스 통신에게 "레오파드 2가 방어 기능이 뛰어난 현대식 전차이지만, 파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독일 뮌헨 안보회의(MSC)는 러시아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정부 대표 대신에 반푸틴 반체제 인사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전 유코스 회장 등을 회의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뮌헨안보회의 의장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사람들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 정부 대표는 초청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 야당인사 초청은 지난해 11월 말에 결정됐다고 했다. 뮌헨안보회의는 오는 17∼19일 열린다.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키예프에 '아이언 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러시아와의 대결을 원하지 않으며, 이스라엘의 어느 누구도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측에 '아이언 돔' 방어 시스템을 보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매번 거절당한 바 있다. 

- 'OPEC 플러스'(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는 1일 기존 대규모 감산 방침을 유지할 것을 산유국들에 권고했다. OPEC+는 지난해 10월 하루 원유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하루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OPEC+ 감시위원회는 이날 온라인 회의 후 기존 감산 합의를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감시위원회는 산유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의사 결정 권한은 없지만, 산유국 장관급 회의에 영향을 미친다. 

- EU는 우크라이나군 대상 훈련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최소 두 배 확대할 방침이라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당초 1만 5천 명을 목표로 한 훈련 대상 인원을 총 3만 명으로 늘릴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는 3일 우크라이나에서 열리는 EU-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공식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 러시아 송유관 운영사인 트랜스네프트가 이달 안에 카자흐스탄산 원유 2만t을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독일로 보낼 준비를 끝냈다고 밝혔다. 이고르 됴민 트랜스네프트 대변인은 "우리는 드루즈바 송유관 북부 지선을 따라 러시아, 벨라루스, 폴란드 등을 거쳐 독일로 카자흐스탄산 원유 2만t을 보낼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계약은 체결됐고 필요한 수송비도 지급됐다"고 밝혔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제재 조치로 송유관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으며, 대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작년부터 카자흐스탄과 협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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