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등 반러 유럽 국가, 파리 올림픽 보이콧? - 1980년, 1984년과는 완전 다르다
우크라 등 반러 유럽 국가, 파리 올림픽 보이콧? - 1980년, 1984년과는 완전 다르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2.0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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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허용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을 놓고 찬반 세력 다툼이 치열하다. 자칫 파리올림픽이 지난 1980년 모스크바, 1984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3번째 반쪽대회가 될 판이다. 물론, 앞선 2번의 반쪽 대회와는 다툼의 성격이 달라 '봉합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세 싸움의 성격이 진하다. 

특히 세계 스포츠 분야에서 가장 큰 발언권을 지닌 미국은 IOC의 결정을 사실상 지지하고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일 "IOC와 같은 스포츠 조직 및 이벤트 주최자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출신 선수들을 참가시키기로 허용하기로 할 경우, 그들이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기와 엠블럼, 국가(國歌)의 사용이 금지돼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IOC가 양국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하면서 내건 조건과 다를 바 없다. 사실상 IOC 지지 표명이다.

도쿄 올림픽에서 입장하는 러시아(공식 명칭은 러시아올림픽 위원회) 선수단/사진출처:텔레그램 ROC 계정 

반면, 유럽에서 러시아에 가장 적대적인 성향을 보이는 폴란드와 영국 등은 우크라이나의 올림픽 보이콧에 동참할 뜻을 표명하는 등 IOC 결정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폴란드의 카밀 보르트니추크 체육관광부 장관은 2일 "최대 40개국이 파리 올림픽에 보이콧할 수 있다"며 "대회 자체가 무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발트 연안 국가(발트 3국)인 리투아니아와 에스토이나, 라트비아도 파리 올림픽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들 국가는 "중립적 깃발 아래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을 국제 스포츠 무대에 복귀시키려는 노력은 (전쟁에 대한) 그들의 정치적 결정과 선전을 정당화하는 것"이라며 "전쟁이 끝날때까지 국제 스포츠경기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IOC의 입장은 확보해 보인다. "올림픽 보이콧을 위협하는 것은 올림픽 운동의 기본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 나아가 "올림픽 보이콧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고, 선수들만 처벌을 받았다는 것을 역사(1980, 1984년 올림픽)가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냉전 시절, 각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과 소련이 올림픽 보이콧을 각각 주도했지만, 남은 것은 '반쪽 대회'라는 오명뿐이었다. 

국제 스포츠계의 '3강' 격인 미국 중국 러시아(중립국 방식)가 파리 올림픽에 참가할 경우, 파리올림픽이 반쪽 대회로 추락할 가능성은 낮다. 2021년 여름에 열린 2020도쿄올림픽에서 미국(금 39, 은 41, 동 33, 총 113개)과 중국(금 38, 은 32, 동 18, 총 88개), 러시아(금 20, 은 28, 동 23, 총 71개), 영국 (금 22, 은 21, 동 22, 총 65개) 일본(금 27, 은 14, 동 17, 총 58개) 등 5강이 메달을 휩쓸였다. 영국을 제외하면 유럽 일부 국가들의 보이콧이 올림픽 성적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는 뜻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엠블렘/사진출처:홈페이지

한편, 대한체육회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아시안게임 참가와 관련한 질의서를 보내 "종목별 세부 운영 방안 등을 문의하고, 회원국들의 의견을 모으지 않고 일방적으로 초청을 추진한 것에 대한 유감의 뜻도 담았다"고 밝혔다. OCA는 최근 IOC가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길을 터준 직후, 회원국들에게 두 나라 선수들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초청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온 바 있다. 

양궁 종목의 국제연맹(IF)인 세계 양궁(World Archery·WA)이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의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한 올림픽 진출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WA는 성명을 통해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했으며, 현재 양국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며 "양궁 종목의 토너먼트 시스템, 올림픽 예선의 대륙별 할당량 등을 고려할 때 WA 집행위는 아시안 게임이 중립국(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한 잠재적 경로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파리 올림픽 예선에 참가하는 중립국 선수 개개인의 출전 자격을 놓고 IOC와 대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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