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13일) 또 인터넷에 올라온 '와그너 그룹' 탈영병의 처형 영상 - 의도는?
우크라-13일) 또 인터넷에 올라온 '와그너 그룹' 탈영병의 처형 영상 - 의도는?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2.1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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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NATO)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현재 '병참(兵站) 싸움'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키예프(키이우)에 무기와 탄약을 더 빨리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주장했다. 체첸 수장 카디로프는 우크라이나 오데사와 하르코프(하리키우)를 장악하면 러시아의 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 용병 기업 '와그너 그룹'의 탈영병을 처형하는 영상이 지난해 11월에 이어 인터넷에 또 올라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평화안을 기반으로 한 유엔 평화 결의안이 주말께 유엔 총회에 제출된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나토는 2014년부터 분쟁에 대비해왔다고 밝혀/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정리하는 우크라 진단-13일자/편집자 주

◇ 또 인터넷에 올라온 '와그너 그룹'의 처형 영상

우크라이나군에게 항복한 뒤 '와그너 그룹'의 치부를 폭로했다가 커다란 망치로 처형당하는 소속원(용병)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또 인터넷에 올라왔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번째다.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는 13일 "친와그너 그룹의 텔레그램 'Gray Zone'이 "큰 망치로 한 남자를 처형하는 영상을 게시했다"며 "피해자는 와그너 그룹에 합류했다가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한 죄수"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망치로 머리를 맞는 순간은 흐릿해 사실 여부 확인이 불명확하다.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 존', 우크라이나군에 투항한 '와그너 그룹' 전투원의 처형 영상 공개/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영상에 따르면 크림반도 출신인 이 남자는 자신의 이름을 밝힌 뒤 살인과 강도 혐의로 19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 와그너 그룹에 합류했으며, 최선선에 투입된지 4일만에 자발적으로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했다고 소개했다. 또 지난해 11월 처형된 동료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의 한 도시에서 뭔가에 얻어맞고 기절했으며, 법정과 같은 이 지하실에서 깨어났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복면을 쓴 남자에 의해 큰 망치로 머리를 세번 가격당하는 듯하다.

지난해 11월에도 죄수 출신의 한 용병이 큰 망치로 처형당하는 영상이 유포됐다. 그도 영상에서 우크라이나의 한 도시에서 의식을 잃고 끌려왔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와의 포로교환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풀려난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다.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그가 러시아와의 포로 교환에 자발적으로 응했다"고 말했다.

코메르산트는 그러나 러시아 대통령 산하 인권위원회의 위원들을 인용, 그가 살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와그너 그룹의 처형 사실을 전한 텔레그램/캡처 

이번에 올라온 영상도 지난해 11월 것과 거의 동일하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텔레그램 계정 'Gray Zone'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두 개의 영상을 올렸다. 첫번째 영상에서 그는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투항하기 위해 '와그너 그룹'에서 탈영했다"고 말했다. 최전선으로 보내졌을 때 탈출을 계획했고, 주변 동료들에게도 권유했다고 말했다. 

화면이 바뀌면서 그가 (법정으로 보이는 지하실) 바닥에 묶인 채로 "나를 심판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 방에서 깨어났다"고 말했다. 복면한 남자가 큰 망치를 들고 있고, 영상이 흐려지면서 망치가 그의 머리를 가격하는 듯한 장면으로 이어진다. 스트라나.ua는 "영상만으로 판단하면 처형이 실행되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반체제 매체 미디어조나는 "큰 망치가 머리를 때리는 순간 영상이 흐릿해져 진위 여부에 강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영상 이후 올라온 포스팅 2개다. 하나는 처형 영상에 대한 '와그너 그룹' 언론 책임자의 평이고, 다른 하나는 처형된 남자가 다시 등장하는 영상이다.

처형당한 피해자가 나오는 2번째 영상. '영화의 다른 결말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라는 문구가 맨 위에 있다.

미디어조나에 따르면 와그너 그룹의 언론 책임자는 이 영상에 대해 “아이들이 재미있어 한다. 이 남자를 소재로 한 단막극(1분 49초짜리)이 '여기는 고요한 새벽' (А зори здесь тихие. 1972년 개봉한 나치 독일과의 전쟁 영화)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열일곱 순간의 봄' (Семнадцать мгновений весны. 1973년 TV 시리즈로 방영된, 나치 독일의 최고층에 잠입한 소련 스파이에 관한 드라마)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원하면 다음 시리즈도 올리겠다"고 밝혔다. 탈주하고 싸우는 전쟁 단막극이 아니라 첩보극이라는 주장이다.

몇 시간 후에 올라온 영상(두번째 포스팅)의 제목은 '영화의 또다른 결말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다. 이 영상에는 처형된 것으로 여겨지는 남자가 등장해 "와그너 그룹에서는 모든 사람이 실수를 바로잡을 권리가 있다"며, "포로 상태에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귀중한 정보를 많이 가져와 용서를 받았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가 비록 우크라이나군에 투항했지만, 비밀 정보를 얻는 스파이 행위를 했음을 짐작케 한다. TV 시리즈 '열일곱 순간의 봄'을 떠올리게 만든다.

첫번째 영상에 나오는 문제의 남자/현지 매체 캡처 

미디어조나도, 스트라나.ua도 "이 영상이 언제 찍혔는지, 처형의 실행 이후에 녹화되었는지 이전에 녹화되었는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그가 살아 있는지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주목할 것은 처형 실행 여부를 떠나 이 영상이 와그너 그룹 용병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탈영 혹은 항복하면 죽음이 기다린다', '혹 실수하더라도 중요한 정보를 갖고 오면 용서를 받을 수 있다' 

스트라나.ua는 "이 영상이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한 또다른 와그너 그룹 용병들의 인터뷰가 미 CNN 방송에 제공된 뒤 올라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혀 있던 그(처형된 남자)가 어떻게 와그너 그룹의 손으로 넘어갔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스트라나.ua는 "한 텔레그램 채널이 '우크라이나가 최근 포로교환을 통해 그를 러시아 측에 넘겼다'고 썼다"며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군의 포로가 된 뒤 와그너 그룹의 치부를 폭로한 병사를 러시아측에 인도한 2번째 사례"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의 처형 영상으로 미뤄볼 때, 포로상태에서 반러시아적 발언을 한 와그너 그룹 용병은 처형당한다는 걸 알면서도 넘겨줬다는 것이다. 나아가 "최근 CNN에 인터뷰 내용이 넘어간 용병들도 와그너 그룹 측에 넘겨줄 것인지 알려진 게 없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옴부즈맨 모스칼코바는 "(러시아에서) 주요 범죄를 수사하는 연방수사위원회에 이 영상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며 “초법적이고 사사로운 처형은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회담을 갖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 중국 외교라인의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4~22일 러시아와 유럽 국가들을 잇달아 방문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왕 위원이 프랑스, 이탈리아, 헝가리, 러시아 정부의 초청을 받아 이들 4개국을 14일부터 22일까지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왕 위원은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17∼19일)의 중국 관련 세션에 참석해 연설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과의 '정찰 풍선'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또 러시아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있는 자국민들에게 즉시 러시아를 떠날 것을 당부했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홈페이지에 올린 해외여행 경보에서 "러시아에서는 부당한 구금 위험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즉시 출국을 촉구했다. 대사관은 "러시아 정보당국이 미국민을 대상으로 괴롭히거나 구금·자의적 법집행을 할 가능성이 있으며, 테러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홈페이지에 올린 여행 안보 관련 권고문에서 러시아 우방인 벨라루스에 있는 자국민들에게 즉시 떠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권고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무력 공격과 벨라루스 영공 폐쇄의 맥락에서 벨라루스의 모든 여행은 공식적으로 권장되지 않는다"며 "벨라루스에 체류하는 프랑스 국민은 리투아니아, 폴란드 또는 라트아바 국경 도로를 통해 지체 없이 떠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러시아 체류 자국민에 대한 출국령은 별도로 게시되지 않았다.

- 미국이 러시아 외교관 등을 상대로 테러 공격을 벌일 지하디스트(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원)를 모집하고 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미군은 러시아와 옛 소련 국가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에서 활동할 무장세력을 모집 중이라며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이슬람국가(IS)와 국제 테러단체인 알카에다 등 지하디스트와 연계된 단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인도는 지난 5년 동안 130억 달러(약 16조6천억 원)어치의 러시아제 무기를 사들였다고 로이터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러시아의 무기 수출액은 연 약 140억∼150억 달러에 이르고, 이미 주문받은 수주 잔액은 500억 달러로 추산됐다. 드미트리 슈가예프 러시아 연방 군사 기술협력국장은 인도를 비롯해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러시아 무기 구매에 관심을 보인다며 아시아 고객들은 S-400 트라이엄프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스트렐라와 같은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수호이(Su)-30 전투기, 미그-29 헬리콥터, 무인기 등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 러시아가 남부 로스토프주(州)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수로를 건설하고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3일 언론 브리핑에서 "국방부 산하 공병대 전문가 2천600여 명과 1천여 대의 장비가 로스토프주와 돈바스를 연결하는 새로운 대형 수로 건설에 24시간 투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새 수로는 도네츠크주 중심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시베르스키 도네츠-돈바스' 운하로 연결될 예정이다. 1950년대 말에 건설된 이 운하는 돈바스 지역에 상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으나, 지난해 가동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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