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폭로 집중보도한 모스크바주재 영국 특파원 추방령
위키리크스 폭로 집중보도한 모스크바주재 영국 특파원 추방령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02.09 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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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가디언의 루크 하딩 모스크바 특파원이 본사 파견근무를 마치고 지난 주말 임지인 모스크바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를 탔지만, 모스크바 공항에서 입국을 거절당했다. 이유를 묻는 하딩특파원에게 현지 정보기관인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소속 공항담당 보안요원으로부터 '러시아는 당신에게 문을 닫았다"는 말을 들었다. 당연히 기간이 남아 있던 그의 비자는 취소됐다. 여권은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뒤에야 그에게 전달됐다.

하딩 특파원은 지난 두 달간 런던 본사에서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제공한 미 외교전문, 그중에서도 러시아와 관련된 부분을 집중보도했다. 결국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전문 사태 불똥이 그에게 튄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그가 소속한 가디언이 7일 관련 기사를 실으면서 전해졌다. 가디언은 자사 기자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추방 조치는 냉전 이래 처음이라고 했다.

그의 기사중에는 러시아 지도부를 자극할 만한 것들이 들어 있었다. 지난해 12월엔 푸틴 전 총리 시절의 러시아를 ‘사실상 마피아 국가’라고 묘사한 스페인 검찰 간부의 발언을 인용해 소개했다. 2006년 반크렘린 활동을 벌이던 전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런던 독살사건과 관련해 푸틴 당시 총리가 사전에 암살 계획을 인지했을 거라는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의 언급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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