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 러시아(4) - "에따 러시아"
불가사의 러시아(4) - "에따 러시아"
  • 암행어사
  • clintylee2002@yahoo.co.kr
  • 승인 2004.06.30 0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선 운영자님과 이진희님께 사과드립니다.

"러시아로 향하는 즐거움"이라는 BuyRussia의 취지에 제 글이 어긋나지 않나하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로 향하는 즐거움을 누리려면 여행자이던, 사업가이던 불쾌한 일들을 안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BuyRussia가 이곳을 찾는이에게 등대 및 오아시스 역활을 하리라 기대합니다.

신기루를 오아시스로 착각한다면 실망 또한 크겠지요.

착각을 방지해주고 적게는 불쾌한 일로부터 크게는 불행을 막아주는 역활 또한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러시아를 바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는 한국에 있어서 중요한 국가중 하나 이기에 바로 알아야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알고서 대응하는 것과 모르고 덤벼드는 것과는 크나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각자 경험한 것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하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 ------- ---------------------

불가사의 러시아(4)- "에따 러시아" 2004. 6. 30

저는 러시아를 비롯하여 여러 국가에서 살았으며 세계 여행도 두루두루 해봤습니다.

러시아는 동쪽 끝 캄챠카로부터 시베리아등 여러 지방을 여행했습니다.
지금도 사업상 매월 여행을 합니다.

유럽에 살 때는 교포, 주재원, 출장자, 유학생들과 매일 어울리다 시피 했습니다.

만나면 유럽인의 국민성과 한국인의 국민성에 대하여 자주 대화를 나누었지요.

우리의 공통적인 대화는 우리도 그들처럼 새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램이었습니다.

유럽의 국민성도 단점이 있기에, 우리의 장점과 그들의 국민성을 결합한다면 우리 나라는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얘기하곤 했었습니다.

제가 러시아에 대하여 감히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유럽에 속한 러시아를 유럽인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일본인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러시아와 세계 여러 나라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에서 오랜 세월을 살다 보니 별의별 일들을 다 겪었습니다.

만약에 내가 아직도 유럽에 살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유럽은 고사하고 한국에서 살고있다면
죽을 때까지 한번도 겪지 않을 일들을 이곳에서 수없이 겪었습니다.

내가 겪은 쓰라린 실패 경험을 다른 분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늘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돌아가면 되지만, 사업차 온 사람의 경우는 되돌릴 수 없는 재난과
불행이 바로 문턱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유학생의 경우는 좋던 싫던 대부분 한국에서 이미 러시아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예외는 항상 존재함을 인정합니다)

자기가 택한 국가를 경험하고, 어학을 현지에서 배울 수 있는 행운아이기도 합니다.

어학코스를 마치고 복학하러 귀국하는 학생 신분이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귀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 졸업자의 심정은 꼭 그렇지도 않을 것입니다.

삼성과 엘지가 잘나간다 해도 전공을 살려 취업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업차 온 경우, 젊은 직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부양가족이 딸린 가장들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고, 성공의 어미니는 실패라 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곳에 와서 실패한 사람치고 재기한 사람을 아직껏 보지 못했습니다.

사업의 실패는 죽음보다 못한 고통과 치욕의 멍에가 지워줍니다.

가장의 경우는 자신의 죽음마저 마음대로 택할 수 없는 고통이 따릅니다.

저 역시 이러한 것을 경험했고 그간 숫한 사람들이 실패한 것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친히 지냈던 사람 중에는 처자식과 생이별한 사람들도 몇이 있습니다.

실패하고 돌아갈 순간에는 무언가 아련한 미련이 남았음을 보았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버티면 무언가 될 것도 같은 희망이 있는데, 몇 개월 버틸 생계비 마저 마련하지
못할 처지로 추락합니다.

마지막 순간이 오면 집사람에게 내키지 않는 용기를 내어 철수하겠다고 전화합니다.

그 순간 부인의 심정은 어떠하겠습니까 ?

희망 하나만을 믿고 그간 친정, 형제자매, 친구들에게 빌린 사업자금은 호박 넝쿨에 박 메달린 듯
주렁주렁하기만 한데 이제 더 이상 무슨 희망으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이제 더 이상 돈 부탁 할 염치도 주위의 사람도 없습니다.

이러한 딱한 처지에 몰렸던 몇몇 사람과 몇 개월씩 살았던 경험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때론 통역도 붙여주고 차를 몰고 같이 다니기도 했었습니다.

한번은 실례를 무릅쓰고 일기장 첫 페이지를 훔쳐 읽어본 적도 있었습니다.

두 딸에 대한 애절한 사랑 과 부인에 대한 죄책감을 얼룩진 눈물들이 덥고 있었습니다.

못 볼 것을 보았구나 하는 쓰린 마음에 그후부터는 남의 일기장은 바라보지도 않게 되었습
니다.

끝내 모두들 이곳에 한을 묻고 귀국했습니다.

그중 몇몇은 불행하게도 가족과 영영 생이별을 했습니다.

가족의 보다 나은 미래와 행복을 꿈꾸고 온 그들입니다.

먹고살기에 걱정이 없었던 중소 기업의 사장, 직장생활을 했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곳에 오지만 안았어도 이렇게 가족까지 잃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 어딘가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 드립니다.

다음호에는 러시아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에 대하여 얘기하겠습니
다.

러시아의 긍정적인 측면도 기회가 오면 게재하기로 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