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또 시베리아와 남북한 '통일대장정'에 나선 고려인들

러시아 중앙아시아 몽골 중국 거쳐 북한 입국, 판문점 통과 한국으로 2014년과 달리 이번엔 동해~극동 러시아로 빠져나가 모스크바로 귀환

2019-07-10     이진희 기자

고려인들이 5년만에 또 모스크바~시베리아~북한을 거쳐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으로 들어가는 '통일대장정'을 시작했다. 남북한 화해와 한반도 해빙 과정에 힘을 보탠다는 취지다. 시대 상황이 바뀐 만큼 대장정 행사의 이름은 달라졌다. 2014년엔 '통일대장정', 이번에는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 오토랠리 2019-조상의 부름'(동북아평화연대 주최, 전국금융노조 등 후원)이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권 거주 고려인과 러시아인, 한국인 등 40여명으로 구성된 오토랠리팀은 9일 10여대에 차량에 나눠타고 모스크바를 떠났다.

이들은 약 2개월 동안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중국, 북한 등을 거쳐 8월 15일 판문점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온 뒤 다시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대륙으로 빠져나가 모스크바로 돌아간다. 2만5천km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발대식은 이날 크렘린 인근의 자랴디예 공원에서 열렸다. 고려인 4세로 랠리 행사 추진위원장을 맡은 김 에르네스트는 "한반도 상황이 아직은 유동적이지만, 민간 외교 차원에서 남북한 화합과 통일에 한걸음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오토랠리팀은 떠났으나, 행사 추진위 측에겐 아직 할 일이 남았다. 주러 북한대사관 측을 통해 요청한 북한 입국과 판문점 통과에 대한 확답을 아직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5년전 경험을 보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추진위 측은 낙관한다. 2014년 행사(7월 6일 출발) 당시에도 북한측의 확답을 받지 못했으나 '통일대장정' 팀은 러시아 극동 하산을 거쳐 북한 나진으로 입국한 바 있다. 그리고 경기도 파주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