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횡단열차 겨울 여행 준비 1 - 뭘 챙겨가야 하나?

2020-01-10     이진희 기자

시베리아횡단열차의 '겨울 여행' 어떨까? 눈덮힌 시베리아는 어떤 얼굴로 우리를 맞이할까? 몇차례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탔지만, 워낙 오래 전의 일이라,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오는 29일 서울서 블라디보스토크로 가 이튿날 시베리아횡단열차에 몸을 실을 예정인데, '겨울 열차'에 대한 약간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행이란, 그 자체도 즐겁지만, 여행 준비 사람을 약간 들뜨게 한다. 이번에도 그런 마음으로 러시아 포탈사이트 얀덱스(yandex.ru)에 들어가 시베리아횡단열차 '겨울 여행'의 관련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겨울여행에 대한 평가를 어떨까 찾아봤다. 

"언제 떠나는 게 좋은가?"라는 물음에 대부분 5월~8월이라고 했다. 누가 뭐래도, 이 때가 시베리아횡단열차 여행의 '가장 인기있는' 시즌이다. 차장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 여행자의 심리, 날씨, 준비물 등 어떤 면으로 봐도 가장 좋은 때다. 다행히 눈이 쌓인 11월~2월에 시베리아를 달리는 여행이 나쁘지 않다고 한다. 굳이 이 계절을 찾는 이도 있다고 했다. 

이상난동 현상으로 올 겨울 날씨가 많이 따뜻하다고 하지만, 겨울은 겨울이다. 5~8월에 떠날 때보다 더 준비할 게 많지 않을까?

우선 옷차림.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나 모스크바, 어디를 가든지 서울보다는 날씨가 추울 터. 따뜻하게 입는 게 중요하다. 여행중 특정 도시에 중간 기착을 한다고 하면 그곳은 더 추울 수도 있다. 그래서 러시아로 가고 올 때, 열차 안에서, 또 중간 기착지 투어 등 3가지 경우의 수에 필요한 옷을 준비할 계획이다.

 

열차 내에선 추리닝과 같은 편안한 옷에 운동화나 슬리퍼가 편하지 않을까? 잠깐 정차하는 역에서 바깥 바람을 쐬러 나갈 때는 추리닝 위에 두꺼운 패팅을 걸치고 나가면 될 것 같다. 추운 시베리아 중간 기착지에서 움직이려면 속에 껴입을 따뜻한 옷가지 몇 가지가 필요해 보인다.

'시베리아 겨울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어떤 분은 "열차안이 춥지 않을까?" 걱정하는 댓글을 남겼다. 지금까지 알아본 바로는 그 정도는 아닌 듯하다. 더욱이 블라디보스토크서 울란우데까지는 프리미엄급 열차인 001편을 예약했다. 추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만 바깥으로 나갈 때 혹시 필요할 수도 있을 듯해 핫팩도 챙기기로 했다.  

열차내에서 꼭 필요한 물품으로는 세면도구 외에 물휴지와 화장지, 컵 홀더, 병과 캔 오프너 등이 있다. 화장실에 있는 세면대 물마개용으로 '골프공이 유익하다'는 이야기를 언젠가 들은 적이 있다. 아직도 유용한지 여부는 모르지만, 골프 공도 하나 챙겨갈 계획이다. 좋아하는 커피와 차, 초콜릿 등 간식도 준비 중이다. 감기약과 진통제, 소화제, 각종 연고 등 비상약도 챙겨야겠지.

 

며칠 씩 열차내 좁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려면, 또 여행기를 포스팅하려면 노트북은 필수다. 아이패드도 유용할 것 같다. 스마트폰에 미리 음악을 다운받아 블루투스 스피커로 듣는 것도 좋겠다. USB에 음악을 다운받아 노트북을 통해 들을 수도 있다. 책도 필요하겠지. 열차내 콘센트가 부족할 수 있으니, 예비 밧데리도 챙겨갈 계획이다. 

얀덱스 서핑을 통해 또 필요한 게 생길 수도 있다. 준비가 많을 수록 여행에 불편함이 줄어들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