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콕 생활'의 둘째날, 모스크바가 '자가 격리' 조치를 발령한 까닭?

65세 대상 '자가 격리' 조치를 '유급 휴무' 기간엔 전 시민으로 확대 적용 평소 주말에 비해 자동차와 시민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안일' 판단한듯

2020-03-30     이진희 기자

모스크바 시는 '유급 휴무일'의 첫날인 30일부터 닷새간 모든 시민의 '자가 격리'에 들어가달라고 했다. '격리'를 강제하는 행정명령을 통해서다. 모스크바의 신종 코로나(COVID 19)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선 데다 러시아 정부가 지정한 '9일간의 방콕 생활' 첫날인 28일에 나타난 모스크비치(모스크바 시민)들의 여유있는 주말 모습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29일 "모든 모스크바 거주자들은 30일부터 연령과 관계없이 자발적인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이 행정명령을 위반할 경우 행정 처벌 등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집에서 가까운 상점과 약국으로 물품을 구매하고, 애완동물 산책과 쓰레기를 버리러 집밖으로 나가는 것은 예외로 허용했다. 임시 공휴일에도 출근하기로 된 사람은 당연히 예외다. 

모스크바 시는 이미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한 65세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자가 격리' 조치를 시행중이다. 

소뱌닌 시장은 29일 오전 10시 20분(현지 시간) 개인 블로그에 "28일 첫날만으로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전체적으로 '사회적 격리의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9시간여가 지난 29일 저녁 7시 45분 전격적으로 모든 시민의 '자가 격리'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그는 "평소의 봄철 토요일에 비해서는 무시할 만한 숫자"라고 전제하면서도 "공원을 찾은 산책객이 5만2천명에 이르렀다"며 시민들의 안일한 신종 코로나 대응에 우려를 표명했다. 

러시아 방역당국은 29일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 등 26개 지역에서 270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확진자가 총 1천534명(65개 지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에서는 197명이 새로 확진자로 판정돼 모두 1천14명으로 늘어났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25일 처음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세자릿수(163명)를 넘은 뒤 갈수록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아직도 의심 증상으로 의학적 관찰을 받고 있는 사람이 18만여명에 이르러 확진자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