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러시아 스푸트니크V 실사단, 내년 1월 '가말레야 센터' 방문

센터 부소장 "백신의 사용 승인 절차의 일환으로 WHO 대표단 1월 방문" 한국코러스,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 생산중, 출하 목적지 통보만 기다려

2021-12-14     이진희 기자

스푸트니크V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가말레야 센터'는 4일 내년 1월 세계보건기구(WHO) 대표단이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즈베스티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센터의 데니스 로구노프 부소장은 이날 "스푸트니크V 백신의 국제적 사용 승인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WHO 대표단의 (러시아)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며 "WHO 대표단은 1월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로구노프 부소장의 이같은 발언은 WHO 공보국의 지난 4일 발표와 맥을 같이 한다. 당시 WHO 공보국은 "WHO 측이 11월 말 (스푸트니크V 생산및 유통을 맡고 있는)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측과 만나 백신의 (최종) 평가에 필요한 보충 자료를 연말까지 받기로 했다"며 "자료를 받고 검토하기 전까지는 러시아 현장 실사를 기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현지 언론들도 WHO의 이 발표를 근거로 WHO가 스푸트니크V 평가 작업을 일시 중단한 가장 큰 요인인 백신 생산시설 현장 재검사는 일러야 내년 1월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드미트리 비리체프스키 Дмитрий Биричевский 러시아 외무부 경제협력국장은 7일 현지 국영 타스통신에게 "우리(외무부)는 국제 백신 시장에서 RDIF의 '스푸트니크V' 마케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스푸트니크V가 WHO의 사용 승인을 받기 원하는데, 내년 상반기쯤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스푸트니크V 백신은 이미 71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며 "WHO의 승인을 가로막는 안타까운 장벽이 허물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WHO의 스푸트니크V 평가 작업은 지난 9월 한차례 중단됐다가 10월 재개됐다. 스푸트니크V 임상시험에 관한 자료가 누락됐고, 생산시설이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우수의약품품질관리기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게 주요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WHO는 유럽의약품청(EMA)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러시아내 스푸트니크V 생산 시설 4곳을 둘러본 뒤 1군데가 GMP 기준에 미흡하다는 보고서를 지난 6월 작성한 바 있다. 문제의 생산 시설에서는 WHO·EMA의 전문가들로부터 백신의 원액 생산및 완제품의 병입 과정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을 위탁생산 중인 GL라파(한국코러스의 모회사) 홍보담당 김기영 씨는 지난 8일 타스통신에게 "우리(한국코러스 춘천공장)는 이미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을 생산하고 있으며 '가말레야 센터'의 품질 관리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며 "현재 RDIF로부터 최종 사용자(수출 목적지)에 대한 세부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해외 공급 물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코러스는 1회 접종용 백신 '스푸트니크 라이트'의 원액 생산및 포장까지 전 생산 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미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을 최소 1,000만회분 이상 생산 비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코로나 백신및 백신 접종 확인서에 대한 국가간 상호 인정이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는 코로나 팬데믹 싸움에서 가장 필요한 조치"라며 미국과 유럽연합(EU)를 향해 스푸트니크V 백신의 승인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