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각종 정책변화에 동요하는 러 사람들

2005-01-16     이진희
해해들어 서민들의 위한 정책이 일부 바뀌면서 러시아가 동요하는 듯하다. 정책은 이전의 소비예트 특유의 사회보장에서 시장경제식으로 바뀌면서 그 혜택이 줄어든 국민계층에서 불만이 감지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푸틴 정권에 대한 반대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해부터 현금 지원으로 바뀐 새 연금법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새해들어 노인, 상이군인, 연금생활자들은 대중교통 이용 등에서 받아온 각종 무료 혜택 대신에 소액의 현금을 받게 되자 정부의 복지정책을 규탄하는 거리시위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신분증만 보여주면 무조건 공짜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이젠 일부 받은 현금내에서만 가능하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같은 조치는 역시 재정적자에 따른 것으로, 사회보장의 일부를 제한하는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65세이상 노년층에게 무료 이용을 허용하다 교통비 지원으로 바뀌면서 지하철 매표구 앞에서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었다.

또 푸틴 대통령의 독재와 보수화에 반대하는 반대하는 젊은이들의 모임도 조직되고 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는 '푸틴없이 걸어가는'이라고 명명된 반정부 성향의 청년단체까지 만들어졌다. 일간 코메르산트는 14일 인터넷상에 조직된 이 단체는 지난 13일부터 회원을 모집해 현재 50명의 회원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오는 29일 야당인 야블로코가 준비중인 반(反)크렘린 집회에 참가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원래 푸틴을 지지하는 '함께 걸어가는'이라는 단체 출신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최근 푸틴이 시민 권리를 축소하려 하자 저항을 시작했다는 것. 하지만 이들의 저항이 더 큰 저항을 예방하려는 '푸틴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뜻에서 나온 것인지, 진짜 푸틴의 정책을 반대하는 심정에서 나온 것인지 아직 불명확하다.

코메르산트는 이들은 친(親)푸틴 모임에서 탈퇴한 뒤 우크라이나 시위 사태를 주도했던 젊은 학생 모임인 '포라'처럼 민주화를 요구하는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이 내건 대의 명분은 아직 민주화가 아니라. 노인들의 복지 제한과 입영 연기 폐지 등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반대하는 것이어서 '행동하는 양심'쪽으로 해석할 소지도 많다.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정부가 최근 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지만 이로 인해 심각한 사회위기와 정권붕괴도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일부 언론은 이번 사태를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인데, 진짜 그런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