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마리아 샤라포바다
이젠 마리아 샤라포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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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0.0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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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샤라포바의 괴성은 악명 높다. 그녀에게 화답하는 관중석의 괴성 역시 못지않다. 아버지 유리가 딸을 응원하기 위해 외치는 "마샤"란 외마디다. 샤라포바의 어릴 적 러시아 이름이다. 샤라포바는 2004년 윔블던에서 검은 표범 세레나 윌리엄스를 물리치고 우승이 확정되자 관중석으로 달려가 아버지와 포옹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휴대전화를 받아 미국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했다. 가족의 희생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며.

오늘의 샤라포바를 만든 건 전적으로 아버지 유리의 집념이다. 유리는 젊은 시절 암울한 조국(옛 소련)을 벗어나는 수단으로 운동선수가 되고자 했다. 사이클과 스키(크로스컨트리) 선수를 꿈꿨지만 늘 좌절했다. 그래서 일찌감치 2세를 통해 꿈을 이루고자 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터지고 넉달 만에 부인 엘레나가 임신하자 태아에게 해가 될까봐 고향을 떠나 시베리아 유전지대로 옮겨 건설노동자로 일했다.'시베리아의 괴성'샤라포바가 세살 되던 해엔 운동을 시키기 위해 따뜻한 흑해 휴양도시로 이사했다.

유리가 딸을 테니스 선수로 키우기로 결심한 것은 네살 때다. 테니스광 유리는 어린 딸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채를 휘둘렀다. 샤라포바가 일곱살 되던 해 미국 플로리다의 세계적인 테니스 학교(닉 볼리티에리 아카데미)로 데리고 갔다. 비자가 나오지 않은 어머니는 러시아에 남았다. 영어 한마디도 모르는 샤라포바는 넉달간 아버지 외의 다른 사람과 말을 하지 않았다. 마음이 급한 아버지는 다른 선수들의 훈련을 훔쳐보고 스스로 딸을 가르쳤다. 아버지는 "딸이 오른손에 힘이 없어 세계 50위밖에 못한다"며 코치에게 "지금부터 왼손잡이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멀쩡한 오른손잡이 딸이 한달간 왼손잡이 훈련을 받았던 소동은 막무가내 아버지의 집념을 말해준다.

테니스 아빠의 집념은 딸의 정신력이기도 하다. 샤라포바는 유학 10년 만에 윔블던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상금 100만달러는 시작에 불과했다. 앞으로 10년간 2000억원을 벌 것으로 추정된다. 미모의 샤라포바는 일찌감치 연예계로 빠진 안나 쿠르니코바와는 다를 것임을 늘 다짐해 왔다. 동시에 테니스 아빠의 극성으로 망가진 제니퍼 캐프리오티와도 달라야 할 것이다.
오병상 런던 특파원 ob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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