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부자구단 첼시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한가
러시아 부자구단 첼시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한가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5.03.11 0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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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박주영(20·FC서울)이 축구팬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챔피언스리그의 열기가 뜨겁다. 세계 정상의 명문클럽들이 ‘빅뱅’을 일으킨 9일과 10일 새벽, 국내에서도 스포츠 전문채널을 통해 명승부를 감상할 수 있었다.

첼시(잉글랜드)와 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경기는 백미였다. 전·후반 90분 단 1초도 텔레비전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호나우디뉴가 전반 38분 잠시 정지된 동작에서 오른발로 차넣은 골엔 잠시 넋을 잃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양대 산맥인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몰락은 대이변이었다. 8강 이전에 스페인세가 전멸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신흥강호 첼시와 리버풀로 대표되는 잉글랜드 클럽은 부활의 모습을 보였다. AC밀란·유벤투스 등 이탈리아 클럽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다.

아직 16강 2차전 가운데 지난 시즌 챔피언 FC포르투(포르투갈)와 인터밀란(이탈리아)의 경기(16일)가 남아 있지만, 4월6~7일과 13~14일에 걸쳐 벌어지는 8강전부터는 더욱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러시아의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2003년 여름 인수해 ‘부자구단’으로 거듭난 첼시의 사상 첫 우승 여부다.

첼시는 일단 ‘난적’ FC바르셀로나의 벽을 넘었다. 아브라모비치가 수천억원을 아끼지 않고 디디에르 드로그바(코트드브와르), 에이두르 구드욘센(아이슬랜드), 마테야 케즈만(유고), 아르옌 로벤(네덜란드), 클로드 마켈렐르(프랑스), 히카르두 카르발요(포르투갈) 등 각국의 스타선수를 끌어 모아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한 발 다가서 있다. 챔피언스리그 정복까지 노린다.

지난 시즌 FC포르투를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주제 무리뉴 감독의 용병술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러나 첼시 우승의 걸림돌은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선두를 질주 중인 AC밀란이 아닌가 싶다. 밀란은 16강전에서 초호화 공격진을 지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두번씩이나 1-0으로 이겼다. 1점도 내주지 않은 철벽수비가 강점이다. 카푸와 카카, 에르난 크레스포, 후이 코스타, 클라렌스 세도르프, 얍 탐, 파울로 말디니 등 스타들도 즐비하다.

8강과 4강전을 거쳐 5월26일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어느 팀이 오를지 벌써부터 궁금하기만 하다. 혹시, 박지성·이영표가 소속된 페에스베(PSV) 에인트호벤이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왕좌에 오를지도 모를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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