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어떻게 슬로베니아까지 가게 됐을까? 슬로베니아는 중부 유럽 발칸쪽에 있는 유고 연방의 일환이었다가 독립한 국가다. 과거에는 구 소련권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 물론 구 유고연방내에서 가장 친서방니었지만.
그녀는 러시아 유학파 출신이다. 중학교때 러시아에 유학을 와 3년 공부한 뒤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카데미 시어터에서 데뷔했다. 1년 뒤 발트해 연안국가인 에스토니아로 옮겨 타르투시에 있는 국립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1년을 지냈다. 그러다 2005년에 슬로베니아로 옮겼단다.
중학교때 러시아로 유학을 했으니 처음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부산의 브니엘 예술중학교에서 발레를 시작해 무작정 발레강국 러시아로 간 탓에 어려움이 많았다. 러시아어도 선생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한다고 수업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유색 인종에 배타적인 분위기여서 어린 마음에 상처도 컸다.
그러나 역시 언어란 그곳에서 살다보면, 또 노력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느는 법이다. 전문용어나 전문분야는 더욱 그렇다. 몇 달 지나자 러시아어가 귀에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발레에 매달렸다고 한다. 한국에선 접하지 못했던 ‘러시아식’ ‘프랑스식’ 발레를 매일 바꿔가면서 배웠지만 그 가운데 남몰래 흘린 눈물과 땀이 얼마였을까? 조기유학을 떠난다면 강한 의지와 뱃심, 그리고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김혜민씨는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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