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모스크바의 눈, 그리고 제설작업
서울과 모스크바의 눈, 그리고 제설작업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0.01.05 0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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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도 사상 최대 폭설이 내렸다고 한다. 눈 내린 길을 걸어가려니, 도로에 쌓인 눈을 보려니, 아, 모스크바 날씬데...하는 혼잣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다른 것은 러시아는 바로바로 치우는데, 서울은 그렇지 못하다는 걸..그렇다고 그걸 탓할 수는 없다. 모스크바는 워낙 눈이 많은 곳이니 늘 제설작업 태세가 되어 있는 곳 아닌가.

모스크바서 보내온 e멜을 보니, 제목이 '형, 너무 추워요'다. 눈이 내리는 날은 기온이 올라가는데, 모스크바는 영하 21도, 시베리아의 바이칼 호수 인근 이르쿠츠크는 영하 30도라고 한다..그 주변에 있는 시베리아 도시는 영하 40도..우!!

모스크바 등 러시아는 겨울에 워낙 눈이 많은 곳이라 늘 제설작업이 이뤄진다. 아무리 많은 눈이 내려도 주요 도로는 말끔히 눈이 치워져 있다. 하긴 경험에 따르면 치워도 치워도 쌓이는 게 모스크바 눈이다. 그래도 그네들은 겨울 눈을 치우고 또 치운다.

현재 모스크바시에서 운영하는 제설 작업차는 약 3천여대에 이른다고 한다. 제설제를 뿌리고, 도로 양옆으로 눈을 밀어내는 제설차는 물론 컨베이어 벨트를 장착한 차량에 눈을 올린 뒤 이를 다시 트럭에 옮겨 싣는 장비도 갖추고 있다.




또 서울의 오늘 처럼 눈이 많이 오면 1~2대의 제설차가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5-6대가 편대를 이뤄 도로 한쪽편의 눈을 한번에 바깥으로 밀어낸다. 도로 1차선에 있는 제설차가 가장 앞서 가면서 눈을 2차선으로 밀어내면 2차선 차량이 바로 뒤따라오면서 눈을 3차선으로..3차선 차량이 그 다음..이런 식으로 전체 눈을 도로 가장자리로 밀어내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 안은 물론 주택가 이면도로와 보행자 도로 등의 눈도 말끔히 치워지는데 이는 각 구청이 고용하는 인력들, 특히 중앙아시아 이민 노동자들이 제설작업에 총동원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눈이 오는 날이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루종일 눈을 치운다.

물론 대도시 모스크바의 이야기다. 시베리아 도시들이나, 제설장비가 부족한 일부 소도시는 눈이 쌓이면 몇 달이고 녹을 때까지 방치돼 있다. 그건 어쩔 수 없다. 사는 사람도 얼마 안되고, 그만한 인력 경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쌓인 눈때문에 경제적 피해도 그리 크지 않다. 그래선지 그 지역 주민들은 의레 그러러니 하고..주민들이 이를 크게 게의치 않는다. 러시아는 대국이다. 모스크바 같은 곳도 있고, 눈속에 파묻혀 겨울을 나는 지역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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