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센초프 전 주한대사가 펴낸 한국이야기 '38선 철조망 너머에는'
이바센초프 전 주한대사가 펴낸 한국이야기 '38선 철조망 너머에는'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3.01.1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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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주한러시아 대사 글레브 이바셴초프가 한국에 머물면서 본 한반도에 관해 책을 펴냈다. '러시아 대사가 바라본 또 하나의 코리아'(이바셴쪼프 지음 김선명 옮김 뿌쉬낀하우스)다.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난 이바셴초프는 1967년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므기모)을 졸업한 뒤 외무부에 들어가 주인도 총영사, 주미얀마 대사 등을 지냈다. 지금은 외교 일선에서 물러나 러시아 에이펙(아태경제협력체) 연구센터 부소장을 맡아 꾸준히 아시아쪽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

2004년부터 5년간 한국에 머문 그는 러시아에 돌아가 ‘38선 철조망 너머에는’을 러시아어로 썼는데, 이를 김선명 뿌쉬낀하우스 원장이 번역, '러시아 대사가 바라본 또 하나의 코리아'란 제목으로 펴낸 것이다.

최근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이바셴초프 전 대사는 “러시아는 한국·북한·러시아를 잇는 가스 파이프 연결, 유럽과 한반도를 오가는 철도 건설 등 사업을 실질적 단계로 발전시킴으로써 남북통일에 확실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했다.

책은 한반도와 러시아가 맞닿은 시베리아 지역에 주목한다. 한국 기술과 시베리아 자원이 결합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생기고, 중간에 낀 북한도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한국에서 출발해 북한, 시베리아를 거쳐 영국까지 이어지는 철도를 놓으면 동북아시아와 유럽이 하나가 된다.

또 러시아 시베리아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 베링해협을 연결하는 터널 건설이 건설되면 유럽인은 미국에 가기 위해 더 이상 대서양을 건널 필요가 없다. 철도로 시베리아를 횡단한 뒤 베링해협 터널을 통과하면 된다.

한국인이 유럽이나 미국에 갈 때에도 마찬가지다. 비행기에 몸을 싣는 대신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지나 서쪽으로 달리면 유럽이다. 동쪽으로 달리다 베링해협 터널을 건너면 미국이다. 말 그대로 사통팔달이니 한국이 세계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 이른바 ‘허브’가 될 수밖에 없다고 이바셴초프는 전망한다.

그는 책에서 “한국은 상당히 오랜 기간 외국 세력의 억압 속에 스프링처럼 눌려 있었다”며 “이제 세계는 눌려졌던 스프링이 튀어오르는 것처럼 급속히 발전하는 한국의 힘과 에너지를 목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성공 비결을 그는 ‘가족’과 ‘교육’을 들고 있다. “곁에서 지켜본 한국 사회는 가족공동체의 확장이다. 엄격한 위계질서 속에서도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가족 같은 애정으로 대하는 따뜻한 사회다. 또 한국은 교육열이 매우 높다. 엄마들이 아침마다 학교 앞 도로에서 교통정리를 하며 자녀 등교를 챙길 정도다. 한국인은 애국심과 애사심이 투철하고 부지런하며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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