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러시아서 성공하기 위해 넘어야 할 벽은
한국영화가 러시아서 성공하기 위해 넘어야 할 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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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0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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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코너에 있는 글을 퍼왔습니다.

러시아 비즈니스라고 하면 상품을 파는 것만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 문화 예술 자본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파는 것도 비즈니스다. 러시아에 온라인 게임이 수출되고, 영화관에 한국영화, 애니메이션이 걸리는 것도, K-POP 등 한류 서비스 상품도 지금부터 진짜 신경을 써야 하는 비즈니스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가족들끼리 영화관을 찾아 영화를 보는 트렌드가 형성됐다. 구소련시절과는 다른 현대식 영화관이 많이 지어졌고, 다목적 복합영화관(상영관이 다양하고, 쇼핑몰 등과 함께 있는 시스템)이 인기를 끌면서 가족나들이 장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러시아가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것일까? 아무래도 유럽식 시각으로 호평을 받은 영화들이다. 이는 러시아 영화 배급 시스템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배급사들은 대개 베를린 영화제나 칸 영화제 같은 대형 국제영화제의 수상작이나 관심작에 먼저 손을 내민다. 러시아에서 열리는 영화제들에서조차 배급사들은 유럽의 평가를 기준으로 삼을 뿐, 독자적인 시각으로 영화를 평가하는 수준에 오르지 못했다고 한다.

러시아에 소개된 한국영화 '쉬리’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주유소 습격사건’ ‘거짓말’등은 2000년 유럽 영화제들에서 소개된 작품들이었고, ‘공동경비구역’ ‘섬’등은 베니스 영화제에서 러시아 배급사의 눈에 띄였다.

중앙일보가 발간하는 러시아 포커스에 따르면 2012년 러시아 극장가에서 개봉된 한국 영화는 5편이고 그나마 2편은 애니메이션이다. 같은 기간 개봉된 이탈리아 영화가 6편, 중국 영화가 1편임을 감안하면 적지는 않다. 그러나 한국의 영화가 이제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은 편이다.

최근 한국에서 1300만 관객몰이를 한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 아직 러시아에서 개봉되지 않았다고 한다. 판권을 사들인 배급사는 뜸을 들이며 개봉 날짜를 늦추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러시아 영화평론가 블라디미르 자하로프는 이렇게 설명했다.
"러시아에 소개된 한국 영화는 잔인한 드라마이거나 섬뜩한 고문 장면이 담긴 호러물인데, 영화‘도둑들’이 그런 류가 아니기 때문이다."

러시아에 한국 현대 영화로 처음 소개된 것은 2000년 강제규 감독의 ‘쉬리’였다. 반응은 실망 그 자체였다. 오랫동안 봐온 홍콩, 할리우드 액션 영화의 아류였기 때문. 이어 나온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도 같은 흐름이어서 한국영화는 '이런류 영화'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과 ‘박쥐’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홍콩영화가 갖는 이미지와 비슷한데, 그것은 전적으로 배급사가 그런 영화를 좋아하는 일부 고정관객층을 겨냥해 비슷한 류의 영화만 들여와 상영한 탓이다.

러시아가 한국영화를 재평가한 계기가 된 것은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다. 남북관계를 중심으로 한 섬세한 추리물인 이 영화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히치콕스러운 모티브로 좋은 평가를 줬고, 한국에도 세계적 수준의 작가ㆍ감독이 있다는 사실을 러시아 팬들에게 알렸다.

또 김기덕 감독의 ‘섬’은 시와 사랑, 죽음에 대한 보편적 진리를 전달하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러시아 포커스에 따르면 한국 영화가 DVD로도 많이 출시되지만 영화 비평의 관심권 밖에 있다고 한다. 외국 영화를 많이 상영하는 방송사들도 한국 영화에 관심이 없다. 이런 제약을 벗어나려면, 한국영화가 더 많이 러시아로 수출될 수 있도록 러시아와의 영화 비즈니스 협력을 활성화해야 하고, 기존의 한국영화 이미지를 깨뜨릴 수 있는 계기를 적극적으로 잡아야 할 것 같다. 그 계기를 좋은 한국형 애니메이션으로 잡아야 한다는 게 러시아 인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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