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변호사가 되는 길, 채희석 변호사는?
러시아 변호사가 되는 길, 채희석 변호사는?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05.11 0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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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이런 글을 한번 쓴 적이 있다. 러시아 변호사 라는 명칭을 놓고 또 많은 분들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 러시아 법체계에 따르면(한국의 법체계가 아니다), 러시아 교육부가 인정하는 대학의 석사학위를 받으면 법률전문가(유리스트)라는 자격을 주고, 어느 분야에서든 법률 자문을 할 수 있다. 또 판사 검사도 그 자격증을 지닌 사람들 중에서 선발한다. 석사학위를 받으려면 그 과정을 거치고 논문과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실제로 한국에서 러시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도 다 석사학위를 받은 분들이다. 어떤 분은 러시아 교육학제가 변하기 전 5년제 칸지다트(과거의 석사학위)를 가진 분이고, 어떤 분은 국내 4년제 대학후  현지에서 석사학위, 어떤 분은 러시아 대학 4년후 석사학위 등 다양하다. 먼저 자리를 잡은 분이 한국에서 러시아 변호사 타이틀을 갖고 활동중이다. 그나마 그만한 경력과 실력을 가진 분도 없는 편이다. 특이한 분은 채 변소사 같은 사람이다.

과거에 쓴 글을 보자.

러시아국립국제관계대학교(므기모)의 `붉은 졸업장`을 손에 쥔, 러시아 변호사가 또 한명 언론에 이름을 올렸다. 연수원 32기로 국내변호사이면서 므기모에 유학해 법학석사학위를 받은 법무법인 지평지성의 채희석 변호사(37)다. 그는 국내 변호사 가운데 최초로 러시아 변호사 자격증을 딴 법조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그는 므기모에서 붉은 졸업장을 땄다고 한다. 표지가 청색인 일반 졸업장과 달리 붉은색의 우등 졸업장을 받기 위해선 전 학점의 75% 이상과, 졸업을 앞두고 치르는 국가시험, 논문 방어에서 모두 A학점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궁금한 게 하나 있다. 한국에는 왜 외교관 전문양성기관인 므기모 출신 변호사가 많을까? 므기모는 구소련시절부터 외교관을 양성하는 아케데미다. 러시아 외교관들의 대부분은 므기모 출신이다. 우리 외무고시에 합격한 외교부 직원도 러시아를 전공으로 삼을 경우, 반드시 유학을 므기모로 간다. 우리나라가 외무고시를 폐지하면서 '로스쿨'처럼 만드는 외교관전문대학원인 국립외교원이 러시아에선 므기모와 비슷하다.

우리나라에 '로스쿨' 같은 곳은 모스크바법률아카데미다. 이름에서 연상이 가능하듯이 그곳은 구소련시절부터 법률전문가를 양성해왔고, 법을 다루는 변호사 나타리우스(법무관과 유사) 등이 대부분 법률아카데미 출신이다.

물론 구소련 붕괴후 법률과 규칙등이 바뀌면서 이제는 러시아 대통령령(혹은 관련 법률)으로 법학 학사과정 4년, 석사과정 2년을 마친 뒤 논문방어와 국가시험을 통과하면 졸업장과 함께 변호사 자격증이 주어진다. 당연히 변호사 자격을 가진 이런 졸업생 가운데 판사로도 채용되고, 검사도 나온다.

그러나 러시아가 인맥으로 움직이는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명문 출신과 비 명문 출신은 인맥 구성면에서 질이 다르다.

채 변호사는 자신의 러시아 유학 과정을 설명하면서 '러시아에서 6개월간 예비학부 과정을 거쳐 국립국제관계대학교 금융법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국립국제관계대학교는 모스크바 국립대, 모스크바 법률아카데미와 함께 손꼽히는 명문대'라고 했다. 므기모는 명문대인 것은 맞으나 앞서 말했듯이 원래는 외교 전문 양성기관이다. 하기야 각 분야 명문대학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이제는 종합 대학 브랜드로 통한다. 서울대 연대 고대..이렇게..모스크바도 엠게우 므기모..이렇게..분명한 것은 모스크바 법률아카데미가 원래 법률가 양성이관이었고, 요즘 용어로 '로스쿨'이라는 점이다.

다만, 므기모는 잘 알다시피, 한-소 수교에 큰 역할을 했고, 그때문에 일찍부터 한국 유학생이 많았다. 그렇게 므기모를 나온 유학생들이 한국에 들어와 러시아 변호사 운운하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반면 모스크바 국립대학은 법학과 학위 따기가 쉽지 않다. 러시아 문학이라든지 교수를 원하는 학생들이 모스크바 국립대학을 갔다. 법률을 전공하는 친구들은 모스크바 법률아카데미의 까다로운 입학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고, 대학 역시 기존의 5년제 수업체제를 고수했다. 대학 1학년 과정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는, 4년제 대학을 나와서 석사 과정 2년을 거쳐 변호사를 원하는 한국 유학생들이 법률아카데미를 가기가 엄청 힘들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러시아변호사란 분들이 대부분 므기모 출신이고, 그들만의 기득권을 고수하려고 모스크바 법률아카데미 출신을 배제하려는 듯한 움직임도 있다.

채 변호사가 최근 모스크바 법률아카데미 기업법학부 교수진이 지은 `러시아 기업법(총론편)`을 우리말로 번역해 내놓았다고 한다. 러시아 기업법 교과서가 국내에 소개된 것은 처음인데, 그 책을 법률아카데미 교수진이 썼다는 사실 자체가 무얼 의미하는가? 또 국내 변호사이기도 한 채 변호사가 굳이 그 책을 한국말로 번역한 것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가?

분명한 것은 모스크바 법률아카데미 출신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법률아카데미 석사과정 2년을 마치고, 논문 통과에 국가 시험 합격까지..제대로 법학을 전공한 졸업생들이 한국에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이들이 므기모 출신을 제치고, 한-러시아 법률 분야 협력의 주춧돌이 될 것이다. 러시아에 가면 법률분야에서는 법률아카데미 출신 인맥이 훨씬 다양하고 탄탄하기 때문이다.

채희석 변호사는 향후 한-러시아 법률 시장에 관해 "러시아는 정치ㆍ경제적으로 껄끄러운 중국과 일본 대신 기술력과 자본을 갖춘 한국은 러시아에 최적의 파트너로 선택할 것"이라며 "러시아 비즈니스에서도 중국과 같은 '꽌시(관계)' 문화가 통용될 거라 생각하는데, 그보다는 특수한 법 체계를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채 변호사는 "과거 러시아의 모습을 떠올리며 막연히 `법보다 권력으로 움직이는 나라`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접해보니 우리나라보다 법 조항이 훨씬 상세했다. 또 영미계 대형로펌들이 현지에 진출해 있어 놀라웠다"고 말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러시아 투자시 우리의 이익을 법률적으로 보전하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러시아 기업법은 상행위와 회사의 설립ㆍ운영ㆍ소멸은 물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 증권시장, 조세제도, 기업회계 등 매우 포괄적인 분야를 다룬다"는 채 변호사의 설명은 새겨들을 만하다.

댓글 들..

운영자 (2013.07.31 07:30)

한국은 자격증 스펙 명칭에 너무 의존합니다 하긴 개인적으로 어느 병원을 가느냐를 선택할 때 이름있는, 그렇지 않을 경우 의사가 어느 학교를 나왔느냐..솔직히 이걸 봅니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어느 학교가 아니지요. 의사는 자격증만 따면 다 의사인데, 인턴과 레지던트를 어디서 어느 전공으로 이수해 내가 찾는 분야 전문의사인가가 중요합니다. 의사 자격증만 따면 누구나 병원을 개업할 수 있지만, 그래도 소아과 전공인지 피부과 전공인지를 가릴려면 의사 자격증 취득후 인턴-레지던트 과정을 거쳐야 하잖아요. 소위 레지던트를 거친 전문의사가 아니라면, 그것도 내가 찾는 전공 분야가 아니라면, 서울대 나온 의사보다 이름이 약각 떨어지는 지방대나와 전공분야를 제대로 이수한 전문의가 낫습니다.
러시아 법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아드보카드든 유리스트든 고객이 찾는 분야가 러시아 투자쪽이냐, M&A쪽이냐 공장및 기업설립쪽이냐..그쪽에 정통한 사람을 찾는게 맞지요. 아드보카트든 유리스트든 고려인 변호사든 명칭은 도움이 안됩니다. 다만 러시아이다보니, 그쪽 변호사 인맥이나 도움을 얻어야 할 경우가 많으니 법률아카데미같은 법률전공 대학 출신이면 아물래도 인맥 대기가 더 낫겠지요 그래서 유리님이 하신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이진희 (2013.07.30 20:12)

러시아 변호사라는 정의에 대해 몇년전 이 사이트에서 길고 열띤 토론을 한번 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관계님이 말씀하신 것은 물론이고, 러시아연방 관련 법조문까지 등장했지요. 그때와 지금이 달라진 것은, 위의 글에서 채 변호사도 지적했지만, 대통령령에 의해 법대 4년 석사 2년을 거치고(과거에는 5년제 대학이었죠) 논문에 국가시험까지 합격하면 유리스트로서, 법률관계 일을 모두 할 수 있는 자격(변호사이든..판사이든..검사이든..)을 갖는 겁니다. 각각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또 일정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요. 한국에서 로스쿨을 나오면 변호사도 하고, 검사도 하고, 판사도 합니다. 그 자리에 서기까지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 자리에 갈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는 거지요. 한국에서 러시아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일? 한국 법무법인에 있는 미국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일? 특히 미국 변호사는 국가 변호사가 아니라 특정 주 변호사잖아요. 그럼 그 미국 변호사가 한국 법무법인에서 뭘 할 수 있을까요? 그야말로 법률 자문이지요. 러시아 법률 자문하는데, 유리스트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 명칭이 변호사든 판사든 검사든..유리스트 든..

유리 (2013.07.30 23:15)

러시아쪽에서 보는 한국 법대생들의 특이점은 왜 아드보카트에 집착을 하느냐 입니다 . 저희 교수님들은 이 부분을 상당히 어이없어 하셨는데 , 러시아 내에서 아드보카트가 실질적으로 하는 주된 업무는 형사관련이고 그 외의 분야에서 법률 커리어나 전문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관련법 유리스트 자격을 따서 자기가 잘 할수있고 좋아하는 법에 속칭 올인을 합니다.
예전에 저희 기업법 교수님이 저한테 너네(한국인)가 칭하는 아드보카트 자격이 있는 사람보다 내가 내 분야에 대해선 훨씬 전문성이 있고 잘알지 않겠냐 ? 이렇게 물어보신적이 있는데 .. 한국인들의 한국식 끼워맞추기는 정말 위험한 사고방식인거 같습니다. 러시아 현지에서도 유리스트, 아드보카트 ..이런거 보단 .너 전공법이 뭐냐로 보통 대화가 시작되니까요

사실 관계 (2013.07.30 17:07)

러시아 법대 졸업 후 변호사 자격은 자동적으로 취득하는 것이 아닙니다. 법대 졸업 후 2년 이상 실무 경험을 확보한 후 3차에 걸친 국가 자격 시험(아드보카트)에 합격하고 지역 변협에 등록한 자를 변호사라 칭할 수 있습니다. 법대 졸업 후 변호사가 된다는 소문은 전혀 근거 없는 내용입니다.

사실 관계 (2013.07.30 17:12)

우리나라 또는 대부분 국가의 변호사 개념과 동일한 러시아 변호사는 "아드보카트"이며 법대 졸업 후 법률 업무를 담당하는 일반적으로 통칭하는 "유리스트"는 법률가 란 뜻입니다.

이재헌 (2013.08.08 20:15)

한국에서 러시아 변호사로 활동을 할때 굳이 아드보카트를 받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아래에 있습니다

Россия[править | править исходный текст]В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юристом может быть лицо, получившее среднее или высшее профессиональное юридическое образование. По общему правилу, для производства защиты лиц, привлекаемых к уголовной ответственности, юрист должен сдать квалификационный экзамен и стать адвокатом, по ходатайству обвиняемого, а также в делах частного обвинения возможен допуск и иного лица для осуществления защиты.[3]. Для оказания правовой помощи по гражданским, административным и иным делам юристу не обязательно иметь статус адвоката.

이재헌 (2013.08.08 20:11)

위의 방식으로 법률가(통칭 유리스트) 자격을 얻은 분은 아래와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 합니다.

Где работает и сколько получает

Карьера юриста может складываться следующим образом: начальные позиции – помощник нотариуса, помощник юриста, секретарь юридического отдела (оклад от 20 000 рублей), средние позиции – юрист, специалист по правовому сопровождению сделок, юрист по налоговому праву, юрисконсульт, юрист по недвижимости (оклад 30-35 000 рублей, высшие позиции – заместитель начальника юридического отдела, адвокат, начальник юридического управления (оклад 50-70 000 рублей).

이진희 (2013.07.30 06:55)

몇년 전 현직 변호사라며 러시아 변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러시아 유학을 하고 싶다는 분이 있었고, 그때 이런 저런 얘기를 e멜로 주고 받았는데, 이 분이었던가? 벌써 세월이 그렇게 됐나?

이진희 (2013.07.30 06:56)

여기서도 변호사면 괜찮은 직업인데, 더 커리어를 쌓지, 왜 러시아어 전공도 아니면서 굳이 갈려고 하느냐고 첫 질문을 던졌던 것 같던데.. 한국과 러시아 변호사 자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것, 이제 보니 정말 괜찮을 거 같아요. 그래도 고생많이 했을 터..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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