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과 종교가 엉켜있는 러시아 대학들의 고민을 보여주는 기사가 떴다. 히잡과 미니스커트 착용을 금지한다는 제목의 기사다. 이 기사에 나온 대학은 러시아 피로고프 국립의과대학이다. 최근 이 대학 안드레이 캄킨 총장이 교내에서 종교 및 특정 민족을 나타내는 히잡이나, 미니 스커트 등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의상 착용을 금지하는 학칙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미니 스커트 외에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토플리스 연상의 상의(나시 탑), 화려한 색 의상 등도 포함됐다. 이번 금지령은 11월부터 시행된다.
이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화가 났다. 그러나 캄킨 총장의 뜻은 분명하다. 대학에서 히잡을 쓰고 다니는 이슬람 여성들은 민족및 종교적 편견을 불러일으킨다. 히잡만 금지하기엔 차별논란이 제기될 게 뻔해 서방의 퇴폐 문화로 여겨지는 미니스커트나 나시 탑, 이런 것들도 같이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보도에 따르면 캄킨 총장은 해당 금지령을 어길 경우 학생들은 퇴학을, 교수들은 해고를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학생들은 "말도 안되는 학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여학생은 "매년 겨울에 알록달록한 털모자를 자주 썼다"며 "올겨울에는 금지령 때문에 흰색 모자를 사야 한다"며 비판했다.
히잡을 쓴 한 무리의 여학생들은 "이번 금지령은 우리를 타깃으로 한 것"이라며 "화려한 색상의 의복과 미니스커트 금지는 이를 감추기 위한 부수적인 요소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 학생은 그러나 "캄킨 총장의 금지령에 찬성한다"며 "왜 학교 내에서 전통의상을 입은 채 기도를 올리는 학생들을 두고만 봐야 하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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