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의 병합으로, 서방의 대 경제제재로 등을 돌린 금융시장 자금이 러시아로 밀려들고 있다. 한마디로 러시아의 고금리를 노리는 투기 세력이다. 유가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불안이 잦아들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러시아 금리를 보고 금융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러시아 주식에만 6억1천700만달러를 투자했다. 러시아 국채에 투자한 자금도 2억1천600만달러에 달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작년 한 해 해당 펀드를 통해 주식과 채권 부문에서 각각 6억7천500만달러, 5억1천600만달러어치를 매도한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금융시장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당연히 루블화 가치도 올해 들어 달러당 17.5% 상승했고, 작년 12월 저점 대비로는 46%나 크게 올랐다. 러시아 증시도 작년 7% 이상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 무려 20% 이상 반등했다. 루블화 표시 러시아 국채 가치도 올 들어 16.86% 상승했다. 작년 국채에 투자한 수익률이 마이너스(-) 16.61%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하지만 러시아 경제는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러시아를 찾는 것은 역시 금리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주요국의 기준 금리가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 14%인 러시아의 금리는 매력적이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제프리 파자네지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러시아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고금리 때문"이라며 "루블화는 심리적 패닉상태에 빠지면서 가치가 너무 저평가된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최근 몇 주간 외환선물계약을 통해 루블화를 사들였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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