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주제는 ‘러시아·중앙아시아 법률시장 진출’인데, 러시아 변호사가 아닌, 미국 뉴욕주 변호사를 초청한 것은 의아하다. 오 변호사는 1985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12기로 수료한 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해 밀뱅크 트위드 해들리&매클로이(MIilbank, Tweed, Hadley&McCloy) 법률사무소에서 일했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법률시장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강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에너지팀 박성호 호주변호사가 진행했다. 박 변호사의 등장도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박 변호사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지역은 가스 매장량이 세계 1위에 달할 정도로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를 채취하여 변형·가공하고 운반할 수 있는 기술력이 부족하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자본력을 함께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파트너가 될 수 있고, 이런 프로젝트의 법률적 설계 및 진행에 변호사들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쪽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새삼스럽게 들리는 것은 그만큼 우리 법률시장은 러시아 CIS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뜻이다. 러시아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딴 전문가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우리 법률시장은 아직도 그들의 가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박 변호사는 “우리나라 변호사들이 취급하는 국제적인 업무 중 러시아·중앙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다"면서 "하지만 이 지역에 대한 업무를 다루는 변호사 수는 더욱 적다"고 인정했다. 러시아 관련 업무가 복잡해지면 질수록, 러시아 전문 변호사가 필요할 것이고, 덩달아 관련업무도 늘어날고, 영역이 확장될 게 틀림없다. 아직은 시장 형성 초기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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