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비즈 컨설팅 전문가 강남영 trc코리아 대표가 말하는 '러시아는 지금'
러시아 비즈 컨설팅 전문가 강남영 trc코리아 대표가 말하는 '러시아는 지금'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5.06.30 0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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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 비즈니스 지침서 ‘러시아, 지금부터 10년이 기회다’(라온북)를 펴낸 강남영(52) TRC코리아 대표가 말하는 '러시아의 지금은' 이렇다. 

“러시아의 현재 상황은 1998년 지불유예(모라토리엄) 선언 때와 비슷하다.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가 장기화되면서 서방 기업들의 러시아 탈출이 이어지고, 실생활서 느끼는 경기침체 수준도 모리토리엄 시절을 연상케한다."

하지만 이런 때가 러시아 진출에 늦은 한국기업에게는 기회다. 서방의 제재에 맞서 러시아가 서방산 식품 수산 축산품 금수조치를 1년 더 연장하면서 러시아의 바이어들이 한국, 중국 등에서 대체 수입선을 물색 중이기 때무이다. 또 자원의존형 경제구조를 제조업 위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기계및 설비 수출까지도 가능하다. 강 대표는 최근 모 언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에서 과거에는 만날 수조차 없었던 바이어들을 만나고 왔다”고 했다.

러시아에서 한국 기업들의 이미지는 나쁘지 않다. 삼성전자가 TV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LG전자는 에어컨과 세탁기 시장을 휘어잡고 있다. 현대차의 솔라리스(한국명 엑센트) 같은 차는 러시아에서 ‘국민차’ 대접을 받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1998년 모라토리엄 위기때 글로벌 브랜드는 모두 러시아를 떠나고, 삼성과 LG는 의리를 지켜 러시아에 남았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도 마찬가지였다. 1998년 사태로 교훈을 얻은 현대차는 일본 도요타, 미국 포드 같은 자동차 기업이 철수할 때, 딜러망을 대폭 늘리는 모험을 강행했다. 당연히 현대차의 러시아 시장점유율은 되레 높아졌다. 현대차는 이번에도 그런 리스크를 안고,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자본과 네트워크, 품질이 좋은 대기업 이야기다. 중견·중소기업들은 여전히 러시아 비즈니스에 소극적이다. 러시아 특유의 상거래 관행 탓이다. 영어도 잘 안 통할 뿐더러 사업 제안에 대한 반응도 굼뜨다. 현대차 처럼 느긋하게 기다릴 만큼 여유가 없다. 그러다 보니 한두 번 문을 두드리다가 지쳐 자포자기하고 튀어나오는 것이다. 

강 대표는 “러시아 비즈니스를 소위 ‘미국식 글로벌리즘’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철저하게 러시아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약속 시간을 잘 어기는 것도 러시아 스타일, 즉 '에타 러시아'라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다. 러시아는 워낙 땅이 크고 기후조건이 나빠, 실생활에서도 약속 시간을 제대로 지키기 어렵다.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지하철이 발달한 곳을 제외하면 약속장소로 가다가 폭설을 만나고, 시외버스가 중간에 서고.. 시간을 못지키게 만드는 쟁애물은 많다.

그러다보니, 러시아인들은 약속시간에 느긋하다. 하물며 정상회담 시간에 늦는 푸틴 대통령 아니던가? 

강 대표가 추천하는 유망 비즈니스는 서방의 금수조치로 막힌 식품, 화장품, 건강식품 등 한국산 소비재 수출이다. 러시아 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생산라인’ 구축도 유망하다. 러시아에서 이미 개발됐지만 상업화가 안 된 아이템을 들여와 한국의 제조기술로 개량한 뒤 다시 러시아에 내다파는 모델도 유망 사업아이템 중 하나다. 원천기술을 소화하기 힘든 중견·중소기업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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