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공동체가 전국에 2군데, 광주 광역시와 경기도 안산시 지원센터를 보니
고려인 공동체가 전국에 2군데, 광주 광역시와 경기도 안산시 지원센터를 보니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5.08.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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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에 자리잡은 고려인 마을(공동체). 수년 전부터는 이곳을 찾아온 고려인들로, 조선족, 동남아 등지의 외국인들이 경기도 안산에 터를 잡는다면, 많은 수의 고려인들은 바로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택한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외국인이다. 거주지를 정한 다음, 법무부 산하 광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거주 신고를 해야 한다. 그래야 공식 외국인 신분증이 나온다. 신고 전에 기초법 교육을 3시간 받아야 한다. 다행이 올해부터는 이 공동체 마을에서 교육 수료가 가능해졌다. 고려인마을협동조합(사단법인 광주고려인마을 운영)이 기초법 교육기관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매달 두 차례 총 60명씩(1회 30명 제한) 교육하고 있다. 

이 공동체 마을을 만드는데 앞장 선 사람은 고려인 신조야(58)씨와 광산구 하남공단 주변에서 목회활동을 해온 새날교회 이천영(56) 목사다. 신씨는 고려인마을 공동대표. 고려인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고려인들의 '대모'이다. 이미 유명인사다. 

신씨는 1991년 우즈베키스탄이 러시아로부터 독립하며 고려인을 배척하자, 짐을 싸서 시베리아로 가 힘겹게 살았다. 다행히 신씨는 2001년 한국인과 결혼한 딸을 따라 입국, 충남과 인천 등지를 거쳐 2002년 광주에 정착했다.

고려인들은 여기에 살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 고려인 20여명이 공동체 모임을 만들었고, 초기 정착한 신씨가 중심이 되어 2005년 상담소를 열었다. 초기 상담소가 이 목사가 참여하면서 확대돼 2009년 고려인지원센터로 변했다. 

잠시 머무를 쉼터, 고충을 주고받는 상담소, 어린이집도 필요했다. 하나하나 갖춰어갔지만, 모두 남의 집이었다. 이 목사는 “센터가 안정이 되어야 고려인들을 더 잘 보살필 수 있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세를 내지 않는 건물을 갖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꿈이었어요. 그렇게 이뤄진 것이 이 종합센터"라고 말한다. 

이 목사는 지난해 7월부터 모금을 시작해 2층짜리 상가를 어렵게 살 수 있었다. 지난 6월 시작된 공사는 공사 비용이 모자라 또 한달간 중단됐다. 주택가에 자리한 이 센터(2층)는 1층 어린이집, 2층 쉼터와 상담실이지만, 아직 마무리 공사 중이다. 고려인들이 합심해 이런 형태의 공동체를 만든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이들은 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스스로 자본을 만들어 식당과 상점을 낸 것. 모두 7군데에 ‘고려인가족카페’를 열어 빵을 판매한다. 

고려인들이 많이 사는 경기 안산시는 지난 7월 국비·도비·시비를 합해 10억원을 들여 고려인들을 위한 센터를 만들었다. 오는 12월 입주 예정이다. 이 센터는 안산시 공무원들이 담당한다. 광주 고려인센터와 어떤 차별성을 갖고 고려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할지 궁금하다. 안산시 담당 공무원들은 광주 고려인세터를 찾아와 노하우를 듣고 돌어갔다. 

국내에 체류하는 고려인들에게 가장 높은 벽은 역시 비자정책이다. 중앙아시아 국적 고려인은 3년마다 출국해서 다시 절차를 밟아 방문취업비자(H2)를 갱신해야 입국할 수 있다. 특히 19~24세 고려인의 경우는 3년체류 비자 기간이 경과한 이후에는 3개월에 한 번씩 본국으로 나가 절차를 다시 밟고 들어와야 한다. 2년 이상 취업 사실도 인증받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추방된다. 업체는 이것을 약점으로 잡고, 근로자 등록을 회피하고 임금도 체불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고려인들은 재미·재일동포들이 받는 재외동포비자(F4)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재미·재일동포들은 3년마다 한 번씩 기간연장으로 체류가 가능하다. 고려인 중에서도 러시아 국적은 F4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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