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조성진(21)이 올해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해 '최고의 스타'로 떠오르기 전까지는 임동혁(31)의 전성시대였다.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을 수학한 임동혁은 형 동민이와 함께 '피아니스트 신동 형제'로 이름을 날렸다. 쇼팽 콩쿠르에서도 지난 2005년 한국인 피아니스트 중 처음으로 3위를 차지하는 등 국제 유명 콩쿠르에서 늘 이름 석자를 알렸다.

임동혁이 이번에는 음반으로 큰 사고를 쳤다. 그의 새 앨범 '쇼팽 전주곡집'이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클래식 월간 '그라모폰'이 매달 선별하는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된 것이다. 

1923년 창간된 '그라모폰'은 클래식 음반의 리뷰를 전문으로 싣는 클래식 잡지다. 매월 세계에서 발매되는 음반을 대상으로 연주와 해석을 심사, 가장 우수한 레코딩 10개를 뽑아 '에디터스 초이스'로 뽑는다. 매달 선별된 앨범들은 자동으로 최고의 앨범을 가리는 '그라모폰상' 후보가 된다. 그리고 9월에 지난 1년간 발매된 '에디터스 초이스' 앨범을 바탕으로 최고의 레코딩에 수여하는 '그라모폰상' 수상작을 선정한다. 

그라모폰 상은 참가자들의 라이브 연주를 심사하는 콩쿠르와 달리, 철저하게 레코딩의 산물인 음반으로만 심사한다. 임동혁은 콩쿠르에 이어 음반에서도 세계적인 '스타급'임을 입증한 것이다. 

7년 만에 새 앨범 '쇼팽 전주곡'을 발매한 임동혁은 이번 '그라모폰' 리뷰에서, 2000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윤디(33)의 앨범과 비교됐다.
외신에 따르면 임동혁의 앨범을 유통한 워너 클래식은 "윤디의 앨범이 기존의 해석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이한 평을 받은 반면, 임동혁의 연주는 시적인 감성이 넘쳐난다는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고 자랑했다.

또 "가장 최근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러시아의 다닐 트리포노프가 발매한 앨범보다 우위에 있으며, 쇼팽 전주곡의 명연을 남긴 전설적인 연주자 마르타 아르헤리치(임동혁의 스승),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역사상 최고의 쇼팽 스페셜리스트), 그리고 쇼팽 24 전주곡을 역사상 처음으로 녹음하고, 이 곡의 최고 해석자로 이름 높은 알프레드 코르토의 레코딩과 견줘도 결코 손색이 없다는 최상의 극찬을 얻어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