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봄맞이 축제 '마슬레니차'는 시작됐지만, 아직 춘래불사춘이라..
러시아 봄맞이 축제 '마슬레니차'는 시작됐지만, 아직 춘래불사춘이라..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03.09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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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엔 아직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3월 초순이지만, 아직도 모스크바에는 눈이 아주 많이 쌓여 있다고 한다. 이 눈은 4월이 되어야 사라지고, 5월이 되기 전 모두 녹는다. 쌓인 눈이 녹으면 러시아 곳곳이 물바다가 된다. 러시아의 봄이 오는 모습이다.

하지만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엔 봄이 오고 있다고 한다. 교민들이 많이 사는 알마티에는 봄날같은 기온으로, 거리엔 두툼한 겨울 외투가 사라졌다. 

러시아의 봄은 마슬레니차(사육제)로 시작된다. 기나 긴 겨울을 보낸 어려움을 한방에 날려보내는 봄맞이 행사다. 고대 슬라브인들의 축제로, 러시아정교회의 사순절(금식일) 일주일 전에 시작한다. 모스크바시에서는 지난 1일 마슬레니차를 기념하는 축제를 총 133개 장소에서 진행했다. 주요 축제 장소는 크렘린 광장 바실리 사원이다.

마슬레니차라는 명칭은 '버터'를 의미하는 '마슬로'에서 유래한다. 사순절 기간 동안 버터가 금기 식품이 되기 때문에, 그 전 기간 동안 '마슬로'를 많이 먹는다 하여 '마슬레니차'가 되었다고 한다. 또 겨울내 하늘을 뒤덮었던 칙칙하고 무거운 그름을 몰아내고 따뜻한 태양을 맞이하는 것을 상징하듯, 노랗고 둥근 블린(блин 팬케이크)을 구워 먹는다. '블린'은 그 안에 '스메타나', '이끄라'(연어 알), '캐비아'(철갑상어 알) 등을 넣어 먹는다. 아주 얇게 굽는 게 기술이다. 

이 기간 동안 사람들은 블린을 구워 먹으며 흥겨운 전통놀이를 하거나, 눈썰매와 세 마리 말이 끄는 트로이카 타고, 길거리 축제 등 다양한 공연을 즐긴다. 남자들은 힘겨루기와 같은 경기를 하고, 또한 마슬레니차를 의인화한 허수아비 인형을 불태우며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고 용서받으며 그 막을 내린다. 

마슬레니차 전통 축제를 순서별로 보면 이렇다. 
우선 마슬레니차의 월요일은 '만남'의 날로, 시부모는 며느리를 아침 일찍 친정으로 보내 일을 돕게 하고, 저녁에는 사돈집에 손님으로 갔다.
둘째 날은 '놀이'의 날로, 거리 행렬을 시작했다.
수요일에는 장모가 블린을 구워 사위를 초대한다.
목요일에는 바퀴에 인형을 달고 다니며 노래를 불렀고, 힘겨루기, 권투 등의 경기를 열었다. 마슬레니차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은 '용서'의 날로, 겨울이 봄을 이기지 못하도록 마지막 인형을 태운다. 얼어 있는 산에서 불을 태워 얼음이 녹고 추위가 사라지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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