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스미스와 같은, 러시아 번역의 달인자 없나?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스미스와 같은, 러시아 번역의 달인자 없나?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05.24 0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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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에는 데버러 스미스(29)라는 뛰어난 번역가가 있었다. 이제는 우리도 번역지원 인프라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뒤를 따른다. 한국문학의 외국어 번역은 대산문화재단과 번역문학원이 주로 지원하고 있다. 두 기관은 매년 작품 번역을 지원하거나, 전문적인 번역가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대산문화재단에서 한국문학 번역 지원사업을 총괄하는 곽효환 상무는 한 언론인터뷰에서 "이제는 한국문학이 좋아서 번역에 뛰어든 '3세대 번역가'의 시대"라고 말한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스미스처럼 한국문학에 관심을 보이는 외국 젊은이들이 속속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들은 1,2세대 번역가들과는 시작부터가 다르다. 

대산문화재단은 1992년부터 한국문학 번역을 지원한 경험을 바탕으로 번역가를 1세대와 2세대, 3세대로 구분한다.
1990년대 1세대 번역가들은 외국어에 능통한 한국인들이었다. 이들이 초벌로 번역하면 현지 원어민 번역가들이 한 번 더 손을 보는 식으로 이뤄졌다. 이문열과 이청준 등의 소설이 이렇게 번역돼 프랑스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외국어에 능통한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한국어에 능통한 외국인들, 한국학을 전공한 외국인 연구자들이 나타나 2세대 번역가로 활동했다. 프랑스에서 권위있는 문학상인 페미나상 외국소설 부문 후보에 오른 이승우 작가의 '생의 이면'은 고광단 홍익대 불문과 교수와 주한프랑스대사관 외교관을 지낸 장 노엘 쥐테가 함께 번역했다. 특히 쥐테는 최미경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수와 함께 공동 번역자로 일하며 이승우와 황석영의 여러 소설을 번역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한국문학에 빠진 제3세대 외국인 번역가가 등장했다. 좋아하는 작품을 선택해 번역에 매달리는 이들은 채식주의자의 스미스처럼, 최적의 어휘를 찾아내기 위해 고민하기 때문에 외국 독자들에게 전혀 불편하지 않게 읽힌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 러시아 등에서 한국문학 번역가를 지망하는 원어민 학생들을 초청해 2년 과정의 번역아카데미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2002년부터 배출된 졸업생 500여명 중 일부는 번역가로 벌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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