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새로운 문-이과 융합교육, 러시아선 10년전부터? 러시아 11, 12학년때
한국의 새로운 문-이과 융합교육, 러시아선 10년전부터? 러시아 11, 12학년때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06.03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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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시대 정신이 달라지면 그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부가 2014년 9월 학생들에게 인문·사회·과학기술에 대한 기초 소양을 함양시켜 창의·융합형 인재로 키우겠다는 취지로 새로운 교육과정 총론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방침에 따라 2018년부터는 고등학교 문·이과 구분이 사라진다. 

러시아는 어떨까?
김민엽 국회 러시아 주재관의 글(국회보)에 따르면 러시아는 오랫동안 문·이과 통합교육을 해왔다. 김 주재관은 "러시아의 교육제도는 ‘러시아 연방에서의 교육에 관한 연방법’을 따르고 있다"며 "연방 교육법은 ‘연방정부 교육 기준’과 ‘교육 과정안’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연방정부 교육 기준’에 의해 ‘연방기준 교과과정안’이 만들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일선 학교들은 바로 이 기준에 따라 교과과정을 구성하는 것이다. 2004년에 제정된 ‘연방기준 교과과정안’에 따르면 우리의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중등학교 10학년, 11학년(러시아는 초중등 과정이 11학년제다)의 교과 과정은 6개의 과목군으로 편성되어 있으며, 각 과목군은 다시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은 10학년(우리로 따지면 고교 1, 2학년)때 연방공통과목인 러시아어, 문학, 외국어, 수학, 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체육, 기초생활안전을 이수하고, 11학년(고교 3학년)때 과목군 별로 1개 또는 2개의 과목을 선택하여 공부하되 6개의 과목군을 모두 이수해야 한다.

김 주재관에 따르면 러시아 일반계 고등학교는 한국과 같은 문·이과의 구분이 없으며, 학교마다 자율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심화전공반을 운영한다. 심화전공반은 사회인문 심화반, 사회경제 심화반, 자연과학 심화반, 물리수학 심화반, 생화학 심화반, 언어 심화반 및 공학 심화반 등 다양하게 운영된다. 특히 엔지니어 기술 심화반을 선택할 경우, 취업에 필요한 기술지식 습득과 실습을 할 수 있다.

러시아의 현행 고등학교 교육제도를 보니, 바로 우리가 바꾸려는 새로운 교육과정(소위 개정안)과 흡사해 보인다. 다만 러시아는 연방으로 이뤄진 거대한 나라인 관계로 각 지역에 맞는 지역사와 지역환경 과목이 따로 있다. 

러시아 정부도 시대 변화에 따라 창의적 인재 양성이 중요함을 인식해 ‘교육개혁 2020’ 등 교육 개혁에 나서고 있다고 김 주재관은 지적했다. 대학교에서 융합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고등전문교육(대학 대학원) 연방정부교육기준’과 2009년 제정된 ‘고등전문교육 연방정부교육기준 시행과 승인에 대한 교육과학부령’에 따라 대학생들은 전공과 학과에 상관없이 철학, 역사, 외국어, 공통과학, 대학기초수학, 정보학, 체육 및 생활안전과목을 모두 수강해야 한다.

법학과나 정치학과에 다니는 대학생들이 철학, 역사는 물론 공통과학과 대학기초수학을 이수해야 하고, 반대로 공대나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역사, 철학 및 외국어 과목을 수강해야만 졸업을 할 수 있다. 특히 체육과 생활안전과목이 공통필수 과목이라는 것도 주목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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