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거대한 야심-위클리 포커스 분석
푸틴의 거대한 야심-위클리 포커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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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7.2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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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두 가지 꿈을 갖고 있다. 강대국 러시아의 건설, 그리고 자신의 세계적인 리더십 확보.

이 두 가지는 러시아의 재생을 의미한다. 이는 그는 “부유한 새 러시아 건설”을 약속하면서 “더 높은 생활수준, 사회 안전망의 확충, 민주주의의 확립, 대외적인 지도성 회복”을 지속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전 국민적인 결속과 노력을 당부하기도 한다. 또한 연평균 7% 이상의 경제성장으로 2010년에는 지금의 2배로 발전된 러시아를 이룩하자고 역설한다. 지난 해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은 7.3%다.

그는 또한 중요 사회 정책도 내놓고 있다. 신혼부부에게 장기 임대 주택의 제공, 젊은이에게 고등 교육 기회의 확대, 의료 보건제도의 강화 등이 그것이다. 이들 약속은 “강대국 러시아”를 이루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실현하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있다.

러시아인은 대부분 “궁핍한” 삶 속에 놓여 있다. 약 3천만의 사람들이 극심한 빈곤 상태에 있다. 대도시는 물론이고 지방 중소 도시에도 실업자가 넘치고, 생계 위협을 받는 사람들의 절망도 짙게 드리워져 있다. 그들에게는 이전의 공산주의 체제가 그리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푸틴은 “공정한 과세”를 강조하면서 그 동안 이룩한 기적적인 경제 성장을 자랑한다. 그럴수록 사람들의 절망만 높아간다. 해마다 10% 대의 인플레가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인플레를 3%로 잡겠다는 푸틴의 약속에 사람들의 반응만 싸늘하다. 자연 자원의 개발과 교통망의 확충도 약속했지만 역시 마찬가지다. 전략 핵무기 등 군사력의 근대화와 이전 구소련 연방 국가들과의 평화로운 관계 유지 그리고 교역의 증대를 내걸었지만 역시 반응은 신통치 않다.

푸틴은 지금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한다. 그것은 “경제성장, 국제적 위상 확보, 그리고 민주주의”다. 하지만 이들 토끼가 한 곳에 다 모여 있는 것은 아니다. 그 토끼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내달린다. 한 마리를 잡으면 다른 두 마리는 놓치기 마련이다. 그 중에도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 제일 높다.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민주주의만 되면 경제도, 사회도 잘 될 것으로 믿고 있다. 결국 이러한 생각이 푸틴의 “유연한 권위주의”를 배격하게 된다.

“푸틴도 점점 차르(czar)로 군림하고 있다!”는 비난만 높아가고 있다. 사실 “차르식의 권위주의도 국내외의 거대한 변혁에 부응해서 변할 수 없다면 민주주의로의 발전은 불가능해지고 만다!”는 엄연한 전제가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푸틴은 “위로부터의 변혁(changes from above)”만을 꿈꾸고 있다. 기존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주주의를 이룩하자는 것이 그의 지향이다. 이점에서 그는 “관리된 다원주의(managed pluralism)”를 내 세울 수밖에 없다. 그것은 한때 제3세계에서 주장된 '교도 민주주의(guided democracy)'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푸틴은 글로벌 시대에도 “연성 권위주의(soft authoratarianism)'로 달려갈 수 밖에 없다. 경제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라면 민주주의도 유보시킬 수 있고, 세계적인 지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면 국가통제로 달려가야 한다는 인식이 전제되고 만다.

그러나 “자유의 공기를 한번 맛본 사람들”에게는 국가 통제도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 결국 푸틴의 선택은 그 만큼 좁아지고 만다. 우선 한 마리 토끼라도 잡자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것이 민주주의라는 토끼이길 바랄 뿐이다. 그 토끼만이 비록 느리기는 하지만, 다른 두 마리 토끼도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세계적인 지도성과 경제 성장만을 우선시 한다면 푸틴의 러시아는 또 다른 변혁의 혼돈으로 떨어져서는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한 고통은 비단 러시아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거듭 푸틴의 선택, 그것이 현명한 선택이기를 세계 사람들의 기대감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위클리 포커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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