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권력 어차피 오펙크에서 러시아로 옮겨갈 것
석유권력 어차피 오펙크에서 러시아로 옮겨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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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8.1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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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러시아로 석유시장의 권력이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유코스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가 핵무기 대산 '석유'라는 신병기를 들고 다시 세계의 슈퍼파워로 부상했음이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산유국으로 떠오르며 지정학적 불안이 가중돼 온 OPEC의 대안적인 공급자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동안 국제유가는 OPEC이 결정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수요 감소를 예상하고 사전에 감산을 단행하는 이른바 '선제적 감산'이라는 전략을 구사, 유가를 좌우해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같은 OPEC의 가격 결정력은 없어지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OPEC내 제2의 산유국인 이란의 OPEC 대표인 후세인 카젬푸르 아르데빌리는 14일 이란 석유부 웹사이트를 통해 "수요와 공급과 같은 시장의 기본요소가 아니라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긴장 때문에 가격이 치솟고 있다"며 "OPEC은 현재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밝혔다.

앞서 푸르노모 유기안토로 OPEC 의장도 "수요가 충분함에도 유가가 치솟고 있다"며 "유가가 미쳤다"고 발언하는등 역부족을 시인했다.

이에 비해 최근 유가는 러시아에 의해 지배받고 있다. 유코스 사태에 따라 유가가 일희일비하고 있는 것. 이는 러시아가 1960년대 OPEC의 탄생에 자극받아 석유수출을 시작한 이래 세계석유시장의 수퍼파워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1973년도 석유위기 당시보다 수급상황이 빡빡한 지금 러시아가 갖는 슈퍼파워는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캠브리지 에너지리서치협회의 다니엘 예르긴 회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러시아와 카스피해안은 세계 석유시장에서의 역할이 증대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통해 위대한 시대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석유공급은 그렇게 안정적인 상황만은 아니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내 최대의 석유생산 및 수출회사인 유코스를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파산으로 내몰고 있으며 비정상적으로 빠듯한 수급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석유시장에서 러시아의 공급에 대한 트레이더들의 신뢰를 다소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유코스 사태는 표면적으로는 창업자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의 세금포탈과 사기 등이 문제가 됐지만 실제로는 야당에 대한 정치자금 제공 등으로 크레믈린의 괘씸죄에에 따른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코스가 현재의 형태로 살아남을 것인지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러시아의 석유수출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가 근년에 생산을 지속적으로 늘린데다 정부도 유코스로 인해 수출이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산유량은 올들어 7월까지 20억 배럴에 이르렀으며 올해말까지는 모두 33억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0억7300만 배럴의 생산량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런 추세이므로 유코스의 세금납부 시한인 이달 말일까지 불안감은 남겠지만 수출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유코스가 생산에 차질을 빚더라도 러시아가 어떤 식으로든 이를 보전하려 들 것이고 또 러시아가 석유판매로 얻는 이익을 포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코스의 석유수출 중단에 따른 국제석유시장에서의 입지약화라는 리스크를 떠안을 까닭도 없다.

알파뱅크의 최고전략가인 크리스토퍼 웰터는 "크레믈린이 유코스로 인한 세계 석유시장의 파급효과에 스스로 놀랐고 따라서 세계경제와 석유시장에서 자신의 위치를 위험에 빠뜨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코스에 대한 검찰조사 이전에 크레믈린은 유코스가 러시아나 세계 석유시장에서 얼마나 중요한 기업인지 알지 못했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러시아 석유생산의 20%를 차지하는 유코스의 힘을 실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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