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더웠던 지난 여름철, 러시아 시베리아 타이가도 산불로 몸살 앓았다
무척 더웠던 지난 여름철, 러시아 시베리아 타이가도 산불로 몸살 앓았다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09.30 0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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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웠던 기억밖에 없는 지난 여름, 러시아 시베리아도 이상고온 현상에 따른 산불로 몸살을 앓았다. 더위가 시작된 지난 7월 중순부터 크고 작은 산불이 시베리아 타이가(전나무 소나무 들로 빽빽한 시베리아 지역의 침엽수림대) 지역에 발생했고, 일부 산불은 50여일간 계속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7월 시베리아를 촬영한 미국항공우주국 위성사진을 근거로 타이가의 3만5000㎢가 산불에 훼손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남한의 3분의 1에 달하는 면적이다.

러시아 정부 통계에 따르면 1992년 6915㎢였던 산불 피해 면적은 2014년 3만1907㎢로 4배 이상 커졌다. 산불 건수는 2만5800건에서 1만6900건으로 크게 줄었다. 
주목할 것은 산불건수가 줄었는데도 피해 면적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바로 기온 온난화에 따른 현상이다. 냉대 지역인 시베리아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수목이 바짝 말라 한번 불이 나면 불길이 빨리 번지고, 진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연평균 기온은 1991년 섭씨 0.76도에서 2015년 1.50도로 올랐다. 특히 우리가 가마솥 더위로 힘들어했던 지난 여름엔 시베리아 냉대지역 기온도 최고 35도까지 올라갔다. 겨울철 기온이 영하 30도 40도로 떨어지는 북단 사하공화국 주도 야쿠츠크는 지난 7월 최고 기온이 32.3도로 평년보다 6도 이상 높았다. 

전나무·소나무 등이 빽빽한 러시아의 타이가는 전 세계 숲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단일 숲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시베리아 지역 침엽수림은 탄소를 연간 5억t(화력발전소 500여개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량) 흡수해 '유럽의 허파'로 불린다. 

온난화에 따른 각종 세균, 산림 해충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산림 해충은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고, 아직도 기억에 새롭지만, 탄저병이 시베리아 지역에 돌면서 순록 2000여마리가 폐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모스크바 대기물리학연구소의 블라디미르 세메노브 박사는 "지구온난화로 이상 고온이 계속되면서 영구 동토층에 묻혀 있던 각종 동물 시체가 해동돼 그 안에 있던 탄저균이 외부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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