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국빈 방문은 어렵다?
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국빈 방문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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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8.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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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하순으로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의 첫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양국 외교당국이 방문 일정을 확정하기 위해 막바지 협의를 하고 있다.

정상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회담의 내용과 성과. 하지만 한국 대통령으로서 5년만의 러시아 방문인 만큼 어떤 의전과 대우를 받을지 ‘모양새’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빈방문이냐, 공식방문이냐=임기 중 상대국 정상을 한 번만 초청할 수 있는 국빈방문(State visit)은 가장 격이 높은 정상방문이다. 한국측은 당연히 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희망했다. 노 대통령이 임기 중 다시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일정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며 격이 다소 낮은 공식방문(Official visit)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빈방문에는 영접과 만찬 등 상응하는 의전이 따라야 한다.

정상외교에서는 미묘한 의전 차이도 양국관계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이번 방문의 격이 어떻게 결정될지가 관심사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방문 여부=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외교에서 ‘푸틴 대통령의 고향’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수도 이전설’까지 나올 정도로 이 도시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애정은 대단하다. 러시아를 방문한 주요 외국 정상이 반드시 들르는 것이 관례가 되다시피 했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집권 후 러시아를 방문한 첫 서방 정상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만났다. 2002년 러시아를 방문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오가며 정상회담을 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지난해 도시 건설 300주년을 맞아 45개국 정상이 모인 정상회의에 초청받지 못했다.

▽‘다차 외교’ 이뤄질까=모스크바 교외에 있는 대통령의 다차(별장)로 초대해 만찬을 함께하며 친분을 다지는 ‘다차 외교’는 러시아만의 독특한 정상외교 방식으로 유명하다.

지금까지 러시아를 방문한 주요 정상들은 빠짐없이 푸틴 대통령의 다차인 ‘노보오가레보’에 초대받아 푸틴 대통령과의 ‘우정’을 과시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부부는 푸틴 대통령 부부와 함께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기도 했다.

정상외교에서는 지도자들의 개인적 친밀감이 국가간의 관계만큼이나 중요하다. 노 대통령은 다차에 초대받지 못할 경우 모스크바 시내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찬을 가지게 된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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